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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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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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쏘완아, 쏘완아!!!칼 가져온나!!!"

오르카호에 다다른 사령관은 급하게 소완을 불러 칼을 준비했고 저 커다란 녀석을 어떻게 하려는지 다들 숨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사령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소완이 치마를 펄럭이며 갑판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싸령관님, 내 곧 갑니데이~"

"퍼뜩 온나!! 임마 이거 숨이 껄떡껄떡한게 곧 갈라칸다"

"하이고~우리 싸령관님 딱 보이 탕탕이 해드실라꼬 그라내. 그랄줄 알고 내 아덜한티 꼬시름한 기름장으로 준비해라 안캤십까"

"알았응께 얼른 열로 온나. 퍼뜩!!'

"잘 잡아주이소,갑니데이~"

오르카호 근처에서 들려오는 사령관의 목소리에 의지해 소완은 식칼 두자루와 대형 태도 한자루를 등에 동여 멘 뒤 바다로 뛰어내렸고, 사령관은 위에서 떨어지는 소완의 허연 궁둥짝을 1초정도 감상한 뒤 그대로 뛰어올라 낚아채며 대형태도를 꺼내들었다.

"근디 싸령관님, 요리는 안해보셨는디 어띃게 손질할라꼬 그라십니까??"

"야이 가시나야, 탕탕이가 뭔 요리가.
그냥 죤네 작살을 내가꼬 주워묵으믄 그기 탕탕이지"

"근디 손질해가꼬 우예 담아갈라 그라시는깁니까??"

"그건 다 생각이 있으이 니는 보조나 좀 해조바"

대형태도를 고쳐잡은 뒤 사령관은 두 눈을 번쩍거렸고, 중력에 몸을 맡긴 채, 태도와 함께 회전하며 그대로 녀석의 몸과 머리통을 양단해버렸다.

"쏘완아!!"

"갑니데이!"


이어서 소완의 식도 두 자루가 양단된 다리쪽으로 날아갔고, 회전력이 실린 식칼들은 몸통쪽의 다리를 하나씩 분리시켰다.

분리작업이 끝난 것을 확인한 사령관은 뒤이어, 우렁찬 목소리로 갑판 위를 향해 외쳤다.


"야들아!! 얼른 튀어라!!다리 날라간다!!!'

소형 잠수정 위에서 자리를 잡은 사령관은 호흡을 가다듬은 뒤 태도를 옆면으로 눕혔고, 온힘을 다해 수면을 내리쳤다.

"흐랴앗, 허이차"

이 인간이 어떻게 이런 기술을 쓰는건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건 수면을 칠때마다 썰려나간 다리짝이 하나씩 갑판 위로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령관의 이런 미친 짓을 이미 예견이라도 한 듯 다행이도 선원들은 갑판 아래로 자리를 피한 상태였고, 쿵 쿵 거리는 소리가 멎을 즈음 사령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들아, 양념 갖고 온나"

양념장을 갖고 갑판으로 올라오자, 비린내가 사방에 진동을 하고 있었고, 소완은 언제 빼온건지 별의 아이의 머리통에 달린 눈알 하나를 꺼내 즙을 뽑을 준비를 했다.

"우리 싸령관님, 참치눈알주라도 들어보셨을랑가. 딱 보이 요거도 정력에 좋아뵈는디 오호호호"

왠만한 사람몸통보다 커다란 잔을 준비한 뒤 사령관이 짱박아뒀던 담금주용 소주 5L짜리 10병을 잔에 담은 후 쇠파이프로 눈의 중앙을 찔러 그대로 물을 소주와 섞기 시작했다.

"크으으, 냄새 바라. 마 벌써 거시기가 벌떡벌떡 하는기 으이. 크하하하하"

간만에 맡는 술냄새에 사령관은 만족스러운듯 소완을 옆구리에 낀 채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애정표현을 했고, 뭐가 그리도 좋은지 앙탈을 부리며 어쩔줄 몰라했다.

그리고, 이 광경을 본 선원들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다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뿐이었고, 보다못한 레오나가 입을 열었다.

"사령관, 이게 무슨 짓이지??그리고, 얼마전 갑판에 왁스칠까지 고생해서 해놨더니....거기에 비린내는 어떡하려고 이런거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레오나를 보며 사령관은 씨익 웃더니 촉수 하나를 칼로 스윽 썰어내더니 브라우니가 들고 온 기름장에 푹 찍은 후 어깨를 들썩거리며 레오나에게 다가갔다.

"우리 오나가 요즘 와이리 화가 나있능교.
이 싸령관님이 몰그리 섭하게 해가꼬 그라나 모르겄네~이거 묵고 쫌있다 좋은데 가까?"

연신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던 레오나의 얼굴이 잠시 풀렸지만, 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마지못해 먹는 척 조그마한 입을 벌리고 조각을 살짝 물어뜯었다.

"음.....뭐....그럭저럭......으음...."


한입, 한입, 야금야금 갉아먹더니 어느새 레오나는 사령관의 손까지 핥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선원들은 얼마나 맛있길래 저러는건지 마른 침을 삼키며 남은 다리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봤재??이래 맛있는걸 내가 잡아와따 이거 아이가!!! 퍼뜩 온나!!오늘 함 먹고죽자!!"

사령관의 말에 선원들은 홀린 듯 다리를 향해 달려갔고 제대로 토막내지 못한 촉수들에 들러붙어 각자의 방식으로 양념을 치덕치덕 바른 뒤 말그대로 촉수에 메달려 짐승처럼 먹기 시작했다.

"크으, 눈깔주 맛 직이네. 근디, 쏘완아.니 아까부터 내 술잔 안에서 모하고 있는기가??"

"우리 싸령관님 계곡주 좋아하신다길래, 이번에 이 쏘완이가 특별한거 한잔 대접할라꼬 준비중인거 아입니까. 자, 입 벌리소~"

"그래?? 아아~"

사령관이 입을 벌리자 소완은 기다렸다는 듯 음부에 머금고 있던 소주를 사령관의 입으로 발사했고 시큼털털하면서도 복숭아향이 나는 희안한 맛에 반한 듯 그대로 술잔에 기어들어가 소완을 핥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래 맛있는걸 내 이제야 알았네. 오늘은 쏘완이 먹고 죽을란다!!"

반쯤 취해 헤롱거리며 소완이를 핥던 그 순간, 해저 밑에서 거대한 울음소리와 함께 번쩍이는 생명체고 수면위로 가파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눈알이 뽑혀 머리만 남겨진 별의 아이를 촉수로 집어 올린 뒤 오르카호 위에 썰려진 다리들을 보며 녀석은 오르카호를 작살낼 생각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녀석이 간과한 것이 있었는데, 인간에게 있어서 한번 맛본 사냥감은 더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겁도 앖이 오르카호로 달려든 녀석은 별의 아이 호롱구이가 되어버렸고, 오르카호는 한동안 모든 임무를 잊어버리고 별의 아이 사냥에 열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