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파도가 넘실대는 하얀 외톨이 섬,

고요한 그 섬을 찾아온 그는, 나의 모험이었다.


볕이 잘 든 남해 바다에 앉아 그의 배가 오기를 하염없이...

하염없이 기다리곤 했다. 수평선이 까맣게 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할 일이 없었다.


그가 오지 않는 밤에는 나만의 일들을 시작했다.

거대한 동굴과 위험한 철충들.

차가운 바다 위 시설과 뜨거운 김이 새어 나오는 공장 설비들...

잠들 때까지, 나는 멋진 일을 해낸 듯 한 기분이었다.


아마도 그 사람은 나를 잊었나 보다.


내게 주군이라 불리며 함께 싸웠던 시간은

그의 정신없는 삶 속에서는 아주 찰나였을 것이다.

나에겐 전부였던 시간이지만...


괜찮아, 더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처음 만난 날처럼 실수인 척, 다시 인사해야지.


안녕, 오랜만이오.

잘 지내셨소?


로아 퀘대사 갑자기 생각나서 싸제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