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그냥 이쁜 다프네 보고 힐링하셈.


철룡이 서약대사처럼 컨셉부터 망한 특이 케이스 말고는 보통 캐릭터가 자기 입으로 주절주절 설명하는 것 보다는 설명에 해당하는 내용을 직접 보여주는게 핵심 내용 전달도 잘 돼고 더 귀엽고 반응이 좋은 것 같음.


난 다프네 빠는 사람으로서 다프네 서약대사가 어디가 아쉬운 건지 나름대로 분석해보려고 시간을 꽤 써봤는데, 표현 방식에 의한 문제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일단 내가 추정할 때 다프네 서약대사의 컨셉은 '사랑이 커져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커져가는 집착'이라고 보거든. 근데 이게 묘사가 아닌 설명을 통해 전해지면서 원래 의도에 딱 맞지는 않는 형태로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함.


다프네 서약대사에서 혹평받는 부분이 대부분은 터치 대사거든? 장비 줄 때 대사도 좀 애매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터치대사가 문제인데 그 중에서도 아래 두 짤이 메인임. 그리고 이 두 짤에 나오는 대사는 공통적으로 다프네의 대사지만 자신의 입을 통해서 상태를 설명하는 타입이지, 행동을 묘사해서 실제로 보여주는 타입의 대사가 아님.



어쨌든 위의 두 대사를 요약하면 '점점 당신에게 집착하게 되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리제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지는 않겠다.' 인데, 일단 리제랑 다른 방식이 뭔지 보여주지 않아서 마음에 와닿는 차별화도 못했고, 서약대사에 쓸데없이 딴 사람 얘기를 끼워넣어서 깬다는 평가까지 들었던 걸로 기억함.


그래서 혼자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 내 부족한 실력으로도 설명 대신에 묘사를 하기만 하면 저거보다는 나아보이는 표현 방식이 여러 개 있겠다 싶더라고. 여기서 간단하게 예시로 풀어보려고.


커져버린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리제와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싶을 경우


- 주인님. 정말 사랑해요. 제 모든 것 보다도...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도......앗...저...죄...죄송해요. 제가 좀 귀찮게 굴었죠...? 네...? 귀여웠다고요? 하읏...이런 건 반칙이에요. 하지만...그런 면도 정말 사랑해요. 주인님.


- 저...주인님...오늘 밤을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해뒀는데...아...다른 분과 약속이요...? 그러면 어쩔 수 없죠...잘 다녀오...아이 참, 이런 걸로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정말...오늘 밤은...안 재워드릴 거에요...?



주인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강해지는 걸 보여주고 싶을 경우


- 주인님. 잠시 쉬었다가 하시지 않으실래요? 괜찮으시면...제가 무릎베개라도 해 드릴게요. 네? 어떻게 알았냐고요? 후후훗. 늘 이 시간이 되면 약간 지쳐 보이시는걸요. 


- 커피 드시겠어요? 주인님은 설탕 2개 넣으시죠? 후후훗. 주인님이 좋아하시는 건 뭐든지 알고 있는걸요. 앞으로도 잔뜩 의지해주세요.



일단 2가지 컨셉으로 나눠서 간단하게 예시를 들었지만 마찬가지로 '사랑&집착' 이라는 키워드랑 기존 캐릭터의 스탠스는 충분히 조화 가능하고, 이건 설명으로 둘러서 하는 것보다는 직접 행동을 보여주는 편이 더 잘 어울렸지 않을까 싶음. 특히 서로 행동이 다른 걸 묘사로 입증하면 굳이 길게 설명할 것 없이 한 번에 와 닿으니까.


어쨌든 다프네 서약대사는 얀밈이 붙게 만드는 시발점 역할을 하기는 했는데, 그 후로 소원 이벤트에서도 그냥 착하고 이타적인 캐릭으로 나와서 앞으로도 계속 무난한 캐릭터성을 유지하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임. 내가 짜본 대사는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깔고 만든거라고 생각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