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야스 시리즈

1편-https://arca.live/b/lastorigin/33222328

2편-https://arca.live/b/lastorigin/33235747

3편-https://arca.live/b/lastorigin/33264397

4편-https://arca.live/b/lastorigin/33293720


힐링야스 시리즈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

13편 14편 15편 16편 17편 18편 完



꿈같은 시간을 보낸 후 오르카호에는 적지 않은 전환점이 바뀌었다. 우선 사령관이 작전에 함께 참전한 이후 스틸라인이 더 독하게 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브라우니들은 평소에는 여전히 어리버리하고 바보같지만 전투만 시작되면 그야말로 광견이 따로 없을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본디 아군의 사기를 불태워야할 레드후드가 브라우니들의 무분별한 돌격을 막으려고 진땀을 빼고 있다고 한다.


-사령관 각하께서 그날 보여주신 용맹 때문에 브라우니들이 전부 각하를 모티브로 삼아버렸습니다. 무기도 내팽개치고 맨손으로 싸우겠다는 인원들도 있습니다.


레드후드의 하소연에 결국 사령관이 직접 브라우니들에게 무분별한 돌격은 전투에 지장이 가며, 훌륭한 병사는 용맹해야 하지만 그만큼 지혜로운 상관의 판단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두번째로는 오르카호 내에서 칸의 입지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무력과 사령관의 신뢰 덕에 지휘관 개체들 중에서도 한 입지를 다졌었는데 최근 더욱 영향력이 커졌다고 한다. 사령관이 중태에 빠진 직후 지휘관 개체들간의 언쟁을 칸이 격노하며 막아선 으름장 덕분이었다. 문제라면 단순히 입지가 커진 수준이 아니라 묘하게 칸에 대한 소문이 좀 과장되게 부풀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카 게시판에 떠도는 루머에 의하면 칸이 싸우려는 메이와 레오나를 직접 두들겨 팼다드니, 또 싸움질 벌이면 다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느니. 심지어는 사령관 앞에서 자기가 소란을 피우면 사령관이 일어나지 않겠냐면서 무기를 들고 난장판을 벌이려던 것을 다른 지휘관들이 온 힘을 다해 막았다는 말도 있었다.


-왜..왜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이야..나.나는 그저 싸움을 막으려고 크게 호통친 것 밖에는....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에 칸이 당황하며 사령관을 찾아왔을 때 사령관은 너무 귀여운 칸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칸을 달래주고 자기가 책임지고 이 유언비어를 뿌리 뽑아주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유언비어의 발생지는 늘 그랫듯이 오르카호의 기레기자 스프리건이었다.


그리고 세번째 변화는 한 소녀의 태도였다. 사령관은 이제 그 소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마침 노크소리와 함께 두 자매가 들어왔다.


"임무 복귀했습니다, 사령관님."


"다녀왔어, 사령관!"


신체의 차이가 있지만 자매답게 비슷한 외모를 지닌 두 바이오로이드, 홍련과 장화였다. 홍련은 여전히 꼿꼿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장화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마 전이었다면 도저히 상상도 못할 너무나 밝은 표정이었다.


"어서 와, 둘 다. 큰 일은 없었고?"


"네, 장화가 워낙 잘해줘서 수월하게 끝났습니다."


"그래? 대단하네, 장화."


사령관이 칭찬하자 장화가 사령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자기 머리를 내밀었다.


"히히, 말로만?"


그 날, 사령관과 장화의 소중하고 행복한 날 이후로 장화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에 모두에게 날을 세우며 폭언만 내뱉던 아이는 사라지고 이제 모두와 활발하고 사교성이 넘치는 성격이 됐다. 특히 사령관에게는 그야말로 완전히 애교쟁이가 되버렸는데, 가끔은 하치코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사령관과의 동침은 적극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들처럼(아스널이나 알렉산드라 같은) 목말라 할 정도는 하지 않았다. 하게 되면 좋고, 못 하면 미련없이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준이었다. 그날 사령관과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사랑을 향한 믿음이 굳건해진 덕에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럴 것이라. 그래서 사령관도 되려 장화의 태도가 더 편하고 좋았다.


너무 바뀌어 버린 성격이 궁금해 닥터와 홍련에게 물어보자 둘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밀었다. 닥터는 사령관이 보여준 사랑과 배려가 장화의 애정결핍을 해소시켜주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밝은 성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홍련은 저것이 원래 장화의 본래 성격이며 사랑받지 못한 과거 때문에 망가져 있다가 이제야 제 본 모습을 되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사령관은 여전히 몰랐다. 그리고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행복해보이는데 굳이 이유는 필요 없었다. 이 행복한 얼굴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할 뿐. 그렇게 생각하며 사령관은 장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어줬다. 장화도 헤실대며 사령관의 손길을 느꼈다. 그 모습을 보며 홍련은 몰래 눈물을 훔치며 이 행복한 순간을 가슴 속에 영원히 담았다.


그렇게 오르카호의 상처 받은 소녀는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그 곳에는 이제 자매와 가족과 동료,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는 법을 깨달아 마침내 구원 받은 장미처럼 몸과 마음 모두 아름다운 소녀만 남았다. 사령관은 맹세했다. 이 장미를 영원히 사랑해주고, 지켜주기를.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 모두를 말이다. 그것이 자신의 의무이여 자신이 받은 사랑의 보답이다.



------------------------------------------------------------------------------------


후기


처음 시작은 그냥 장화의 메스가키 스러운 면에 가학심이 자극 받아서 SM 야스로 시작됐는데


점점 파면 파멸수록 장화는 캐릭터성이 보이더라. 지속된 학대로 애정결핍에 시달리면서 누구도 믿지 않다가


결국 사랑을 깨닫게 되지만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는 상처 받은 영혼.


그 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제 한계까지 괴롭혔으니 다시 치유해주자 라는 마음으로 이번 힐링 야스를 쓰게 됐어


쓰다보니 그냥 무조건 야스 씬으로만 가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좀 본격적으로 


단순히 사령관이 준 상처 말고도 장화 본연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전부 치유해보는 힐링으로 노선을 바꿔서


이렇게 분량이 늘어나 버렸네.


지금 써낸 과정도 완전하지는 않고 반려된 기획이 한 세개 정도 있었어


1. 사령관 vs 네스트 전

중간에 네스트한테 별의 아이 떨궈놓고 튀는 건 같은데 사령관과 네스트가 직접 싸우는것도 원래 계획했었어

오크 신체의 진면목과 강함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미 트릭스터와 악수맨까지 쳐죽여놓고 또 네스트랑 싸우면

좀 늘어질 것 같아서 그냥 빨리 생략해버렸어


2. 술마시며 주정부리는 칸

사령관이 중태에 빠졌을 때 약한 모습을 보여준 칸의 모습도 한 번 묘사해보고 싶었어.

남들 앞에서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면모를 보이지만 밤마다 사령관이 죽는 악몽을 꾸면서 술로 슬픔을 달래고

우연히 그 모습을 본 워울프(혹은 탈론. 둘 중 누구로 할까 고민했었거든)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술기운에 워울프에게 매달리면서 하소연하는 장면.


멀쩡한 척하고 있었지만 사령관이 정말 죽으면 어떻게 하지. 매일 밤마다 사령관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깨어난다. 

너무 무서워, 워울프.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으냐?


칸의 새로운 면모를 써볼까 하다가 그랬다가는 이미 칸의 비중도 크고, 장화의 포커스가 깨질 것 같아서 이것도 나가리.


3.오메가의 기습

이건 저번에도 말했던 건데 사령관이 중태에 빠졌을 때 오메가 측 세력이 오르카호를 습격하려고 기획했었어

사령관의 부재를 파악하고 지난 번의 굴욕을 되갚아 주기 위해 습격한 오메가.

오르카호가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지만 공세가 너무 맹렬해 막지 못하고, 결국 적들이 중환자실 코앞까지 쳐들어오자

장화가 사력을 다해 적을 막아세움.


사령관은 내가 지킬거야!!! 절대 누구도 지나가게 두지 않아!!


장화의 각오를 듣기라도 한 듯 기적적으로 깨어난 사령관. 절체절명에 빠진 장화를 극적으로 구해내고, 지휘를 맡으며

오메가 측 세력을 격퇴하는데 성공.

이게 원래 기획이었고, 이 쪽이 더 개연성이 높았을텐데 이것까지 했다가는 안그래도 긴 분량이 더 길어졌을 것 같더라고

좀 아쉽긴 했지만 이것도 미련없이 나가리.


학창 시절에 글 싸다 몇년 손 놓고 오랜만에 다시 잡은거라서 어색한 곳도 많았을텐데


친절한 라붕이들이 재밌게 봐준 덕에 글 쓴 보람이 있었어. 


특히 야설은 내가 이게 처음 써보는 야설이어서 다들 꼴려할까 고민했는데


추천수는 높아지는데 댓글 수가 그대로인 거 보고 아 다들 꼴려서 잡으러 갔구나 하고 즐거웠어 ㅋㅋ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재밌게 봐준 라붕이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다음에 좋은 소재나 캐릭터가 나오면 또 문학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