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추석기념 N행시 해보겟읍니다 






추억이라며 묻어버린 기억들 모두가 마냥 좋은것만은 아닐꺼다. 아니 오히려 추억이라고 포장하며 애써 잊어버리려고 했던 흔적일지도 모르겠다


석연치 않던 일들... 그 중에서 가장 충격이 생생하게 기억나지만 세세한 내용은 아주 흐릿하게 남아버린 모순같은 것은 나의 생존본능이 기억을 덮으려 하는 것일까?


"날 차라리 죽여다오!" 라는 소리를 내짖으며 누군가의 다리를 잡고 애원했던것 그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게 무엇이 시발점인지는 왜 그렇게 되어버렸는지는 뇌에서 완벽하게 봉인해버렸다


애먼 짓이라고 해야겠지... 설마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고 했었을까? 다만 그 사건 이후 병상에서 깨어낫을때 나는 내 몸속이 생존을 위한 절규를 하였다는것은 깨달았었다


도로 기억하면 무엇하나 어차피 누가 범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역시 바이오로이드들의 불안감을 지우고 한시라도빨리 정상화 시키기 위하여 죄는 묻지 않기로 말하였는데


난잡한 기억 그 끝자락을 쥐어잡고서는 추하게 지금와서 누가 나에게 무엇을 하였는가 흐린 기억속에서 몸을 비틀어봤자 답이 안나오는건 알고 있다


무턱대고 뇌속에서 조각난 기억들을 모아보려해도 잘 되지도 않는거 그냥 잊기로하고 오늘같은 명절엔 가족이 된 그녀들과 함께 즐기기로 마음먹기로 하였다


급작스럽지만 모두들 명절이라면서 나를 위하여... 아니 부대원들을 위하여 힘을 쓴 모양이다


무리하게 거대한 송편을 만든 포이 , 초코렛을 넣었다가 한대 맞은 알비스 , 이 상황에서도 음식 배급제를 주장하는 안드바리... 이 전쟁통에도 즐거운 명절을 보내주는 모두가 고맙다


휴일을 길게 가져본 적이 있던가? 그동안 모두들 쉬지않고 달려주었기에 이런 날을 맞이한다고 하니 참으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오늘!! 인간님들이 즐기셨다는 윷놀이라는걸 할거야!!"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친다 막대기 4개와 이상한 지도 그리고 말로 보이는 칩(Chip)모양의 무언가도 들고왔다



"지금 말한 윷놀이라는건 이걸 넣는건가?" 아스널은 자신의 아랫배에 윷을 대고 견적을 짜기 시작한다 모두들 아니라며 기겁하지만 참으로 그녀 다운 행동이다


알비스 역시 윷을 물어보다가 초코바가 아니라며 짜증을 내고 집어던지기 시작한다 그래 아마도 이게 평화로운 세계가 온다면 이것이 너희들의 모습이겠지 


을씨년스러운 냉기가 내 옆에 다가온다. 티타니아 그녀는 츄리닝이나 입고 아무것도 안하겠다면서 태연하게 내 옆에 바닥에 앉아 윷놀이라는것을 구경하였다 "직접하는건 귀찮아 여왕은 구경할꺼야" 



하하호호 거리면서 조용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하루를 지나가는 것. 그래 이게 우리들이 그간 고생한 대가라면 기분좋은 대가라고 말하겠다 그저 이 평화로운 일상이 오늘만이라도 유지되었다면 좋겠단 작은 소망을 가졌다


고열 앞에서도 남들 먹으라고 음식을 계속하여 만드는 이들, 반대로 음식을 탐하는 이들, 장난을 치며 친목을 도모하는 이들, 쓰잘대기 없는대화에 하하호호 웃는 이들 그토록 바라던 삶이란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잇달아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은 있고 오늘을 즐기자 그래 이 평화를 즐기자 그렇게 마음먹고 아무생각없이 그녀들을 보다가 누군가가 내 옆에 왔다


"습작이지만 듀인님을 위해 만들엇더용 한번 드셔보데용" 하치코녀석은 쑥송편을 가지고왔다 순간 원인모를 공포에 휩싸였지만 그래도 외관은 멀쩡하니 믿어도 상관없겠지?? 기분도 좋은 날이니 아무생각없이 하치코의 송편을 씹는 그 순간이였다


리액션?? 발작?? 아니... 지금 내가 몸을 비틀고 비명을 지르는것은 결단코 쑈나 리액션이 아니다... 그래 그 때 처럼 살기위해서 보여주던 몸부림!! 나는 하치코의 송편을 먹고 다시한번 온몸으로 살려달라고 빌기 시작하였다


"다시 도전한 민트송편 MKII인데 어때용? 너무 급하게 드뎌서 목이 매킨건가용?"  하치코는 그 순수한눈으로 파란색 물을 준다


시선은 오직 하치코가 주는 물 난 그것이 뭔지 그딴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목으로 바로 쑤셔 넣었다... 지옥에서 온 민트송편의 맛  작년에 내 뇌의 기억을 조각낸 그 맛을 지우기 위하여!!


발끝까지 느껴지는  이 맛... 이 느낌... 이건 필시 봄...!! 나는 또 하치코의 발목를 붙잡았지만 이미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하였다





모두들 즐거운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