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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활주로 및 캐터펄트가 준비되었습니다. 슬레이프니르 대령님은 출격준비해주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하는 비행이지만, 언제나 심장이 뜨겁게 타오르는거 같고 두 손과 다리는 떨리기 시작한다. 격납고 문이 열린다.

햇살이 어두운 격납고에 얼굴을 들이민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나를 반긴다. 마침 더웠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가볍게 잡생각을 잊고서 힘차게 달려나가면 되는거다. 나는 늘 날아오를 때 이 생각만한다.


"스카이나이츠, 슬레이프니르 대령! 갑니다!"


힘찬 구호를 외치고 캐터펄트에 발을 올리고 준비를 한다. 캐터펄트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나를 밀어준다.

그 사이에 난 빠르게 엔진을 점화시키고 캐터펄트에서 발을 뗀다. 발은 점점 지상에서 떨어진다. 이럴 필요는 없지만 난 언제나 이 방식이 좋았다. 내 등에 있는 엔진에서 굉음이 나오고 나는 오르카호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난 함교 쪽을 보았다.


'헤헤...오늘도 보고 있네?"


함교에는 티셔츠 하나와 반바지 하나만 입은 그이가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오늘도 역시 나를 봐주고있어..기뻤다.

다른 애들이 비행을 하거나 출격을 할 때도 쳐다보았지만, 내가 출격할 때는 유독 신경을 써주는 것 같았다.


"슬레이프니르 대령, 현재 상태는 어떤가?"


무전으로 그이가 내게 묻는다.


"엄청 좋아! 이대로 세상 끝까지 날 수 있을거 같아!"


난 오르카호 주변을 활공하면서 두팔을 벌려 바람을 느끼고있다. 바람소리가 기분 좋았다. 시원한 감각을 느끼며, 활공한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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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프니르가 날아다니는 모습은 다른 비행 바이오로이드와는 다르게 뭐랄까...아름다웠다.

그녀의 유선형 몸매에, 쫙 달라붙는 바디슈트에, 펭귄같이 생긴 제트펙에....누가보면 변태같았겠지만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가 몇십분을 오르카호 주변을 비행하고 있는 그녀를 가까이 보기 위해 갑판으로 나와 그녀를 보았다.

난 하늘을 나는 것을 동경하고 있었다. 저 푸른하늘을 높게 날아 아래를 내려다보고싶었다. 하지만 일개 인간인 나는 도구가 없으면 날지를 못했다. 그래서 난 비행을 하는 바이오로이드가 부러웠다. 그녀들에게 안겨 잠시라도 날아보고싶었지만, 콘스탄챠가 안됀다고 했다.


"사령관? 갑판에서 뭐해? 내가 태워줄까?"


갑판에서 멍을 때리고있자, 그녀가 내 옆으로 와서 두팔을 벌렸다. 나는 침을 삼키며, 고민했다.


"왜 그래? 콘스탄챠가 보기 전에 빨리 타!"


바이저를 벗고 미소를 보이며, 나에게 점점 더 다가왔다. 


"나, 팔 아파~"


나는 오르카호의 난간을 올라타고는 그녀의 품에 안겼다. 날아가기 전에 주머니 안에 있는 고글을 끼고 그녀에게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녀가 나를 백허그 한채로 제트엔진에 출력을 올리기 시작했고 난 오르카호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사령관! 내가 높은데로 데려다 줄께!"


날 안고 평소대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녀랑 언제나 하는 비행...? 이었지만 난 이걸로 만족했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난 두팔을 벌리고 저번에 LRL, 안드바리와 함께 봤던 영화의 대사를 말했다.

장난감 두개가 비행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녀석들은 폼나게 추락하는 거였지만, 난 지금 비행을 하고있다.


"사령관! 또 살 쪘어? 무거워지기 시작하는데?"


"죽는다. 뗑컨."


"이익! 내가 그 별명 말하지 말랬지!"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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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해...엄청 두근두근거려...심장이 아파.... 오늘도 내 품에 안겨 비행을 하고 있어...


"사령관말야! 왜 하늘을 나는 걸 좋아해?!"


바람을 가르는 소리 때문에 큰 소리로 말했다. 그이는 내 질문을 못 들었는지 '뭐?!'라고 크게 말하는 바람에 내 바이저에 침이 다 튀었다.

정말이지...조심성이라고는 없는거 같다..다시 물었다. 왜 비행을 좋아하냐고


"난 말야! 하늘을 동경했어!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라고 말야! 그래서 난 하늘을 나는걸 좋아해! 근데! 콘스탄챠랑 다른 애들은 싫은가봐!"


그이는 바다를 내려보며, 큰소리로 답했다. 고글 때문에 안 보였지만 그이의 표정은...뭐라 말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난! 나중에말야! 모든게 끝나면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닐꺼야! 세계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낙원 같은 곳을 하늘에서 보고싶거든!"


미소를 보이며, 내게 말했다. 다른 애들이나 지휘관한테는 언제나 살갑게 대했지만 선은 확실하게 그은 그가 내게 자신의 비밀을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기뻤다...


"좋아! 그 여행엔 나도 같이 동행해줄께!"


"푸하하! 뗑컨 니가?! 펭귄은 남극에 살게 해줄께!"


"뭐?! 말 다했어?!"


그이랑 투닥투닥 거리고 있을 때 무전으로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인님...? 슬레이프니르씨...? 지금 뭐하는거죠..?"


이크, 블랙 리리스한테 걸렸다. 이거 큰일이다.


"사령관! 이제 어쩔거야?!"


"살려줘! 리리스! 슬레이프니르가 날 납치했어!"


"뭐?!"


정말.....그이는 개구쟁이였지만....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블랙 리리스한테 더 혼나기 싫어서 오르카호로 돌아갔다.


"그리고말야!"


"응?!"


"그 약속 지켜라! 같이 동행한다는 그 약속말야!"


난 그이의 말에 그를 떨어뜨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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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새로운 철충이 나타났다고...?"


지휘관들의 회의로 인해 난 아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그 철충 때문에 많은 대원들이 다쳤다.

새로운 철충이라니...지금도 벅찬데..


"그 녀석말야! 하늘도 나는 주제에 엄청 빠르기까지하다고! 뭐하는 녀석인지..!"


땅딸막한 꼬마 '멸망의 메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투덜거렸다.


"그래서말입니다. 사령관님...그 녀석을 토벌하는데 필요한 대원 한명이 필요합니다."


눈 밑에 워페인트가 특징인 '신속의 칸'이 내게 서류를 넘겼다. 난 그 서류를 받고 눈이 커졌다.

그 대원은 오르카호에서 제일 빠른 대원이었다. '슬레이프니르'였다. 그녀는 안된다..허락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싶었다.


"허락하지..."


그녀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다...아무 일 없을거다...라고 생각을 하며, 그녀의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그녀는 거울을 보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있었다.


"두팔을 벌려봐~ 하늘로 날아가~ 이대로..."


그녀가 거울로 내 모습을 보자 부랴부랴 노래를 끄고 앉았다.


"무..무무무무...무슌 일이냑..?"


또 혀를 깨물었다. 귀여웠다. 그녀는 당황할 때면 혀를 깨무는 습관이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이번 회의 때 나온 서류를 무심하게 주었다.


"그렇구만...역시 제일 빠른 내가 나서야지! 내가 아니면 누가 나서겠어?!"


그녀는 서류를 빠르게 읽고는 이 작전을 받아들였다. 나는 그녀에게 웃음을 보였지만, 뒤로는 주먹은 꽉 쥐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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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당일, 하늘은 쾌청하고 기분좋게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런 날 비행을 하면 좋았겠지만 난 지금 한가하게 비행이나 하러 온게 아니다.


"슬레이프니르 대령입니다. 작전 구역에 도착했습니다."


사적인 자리가 아니면 반말을 쓰면 안된다는 그이의 방침으로 인해 나는 사령관에게 깍듯이 대했다.


"알았다, 지금부터 전파를 쏘겠다."


그이 또한 사적인 자리가 아니였기에 친구가 아닌 사령관으로 행동했다.

내 뒤로 드론이 한대가 날아오더니 삐삐거리는 이상한 소리는 냈다. 닥터가 최근에 개발한 철충의 신경을 건들이는 전파...? 라고 한다.

이를 이용해 매복을 해서 철충들을 잡는 용도라고한다. 지금은 그 빠른 철충을 잡기 위해 쓰이고 있다.


그 철충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섬에 집중적으로 전파를 쏘아대자 나무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온다...그 녀석이 깨어났다.


"사령관님...옵니..."


사령관에게 보고를 올리려던 찰나 어느 틈에 내 뒤로 온 철충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어느틈에?!"


난 재빠르게 피했다. 철충이 아무리 빨라봤자, 내 마하 101의 속도를 따라올 수는 없다. 

나와 철충은 엄청난 굉음을 내며, 서로에게 공격을 하고 서로의 공격을 피했다. 


그렇게 얼마나 서로의 공격을 피했을까....슬슬 지쳐갔다..


"슬레이프니르! 복귀해라! 지원부대를 보내겠다!"


"아...알았어..!"


그이의 무전이 들려왔다. 나는 바이저를 올리고 엄청난 굉음을 내며 오르카호 쪽으로 날았다. 


"가...갔나보네..."


뒤를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 철충도 도망쳤나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갑자기 내 위로 무언가가 올라타는 느낌이 들었고 난 중심을 잃었다. 수면에 몇번을 부딫혔다. 정신을 차리고 내 위로 무엇이 올라탔는지 확인했다. 아까까지 나와 싸웠던 철충이었다. 


"날 따라올 녀석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입을 들이대며 날 물어뜯을려고했다. 이대로 오르카호로 돌아가면 큰일이었다. 이 녀석의 속도를 따라올 수 있는건 오르카호에서 나 뿐이었다. 내가 이 녀석을 여기에 데리고 오면 모두가 위험하다. 그이도 위험하다..


'생각해! 슬레이프니르..생각..'


이 녀석을 어떻게 떼어내야할지 생각하던 때, 예전에 스카이나이츠 대원들과 함께 봤던 빨간강철갑옷아저씨가 나오는 영화가 생각났다.


"역시...이 방법 말고는..!"


난 빠르게 위로 날았다. 엄청난 굉음을 내며 하늘 위를 계속 날았다. 마지막이 될지도 몰랐지만, 난 계속 날았다.


"슬레이프니르?! 뭐하는거야?! 오르카호로 돌아와!"


그이의 목소리였다. 기뻤다. 


"사...사령관! 이 녀석이 거기로 가면 모두가 위험해..! 그래서말야..! 내가 없앨려고! 미안한데! 그 약속은 못 지킬거 같아!"


"뭐?! 안돼! 돌아와! 위ㅎ..."


무전은 잡음이 들려왔다. 더 이상 그이의 목소리가 안들렸다. 그치만 마지막으로 듣는 목소리가 그이의 목소리라서 기뻤다..

제트엔진은 점점 얼어붙기 시작했다. 나 또한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멈출 수 없었다.

철충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내품에서 벗어날려고했다. 놓쳐서는 안됐다..난 그것을 꼬옥 안았다. 그이를 안고 하늘을 날았듯이 그것을 꼬옥 안고계속해서 날아올랐다. 


"헤헤...너무..높게 날았나..."


하늘은 어느새 푸른색이 아닌 어두운 검정색이 되었다. 제트엔진의 불이 꺼졌다. 나도 점점 눈꺼풀이 감기기 시작했다. 철충은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하지만 내가 더 빨랐다....


우리 둘은 이제부터 계속해서 이 넓은 하늘을 날거야..........


저 멀리서...꿈만 같던 환호성이 들려와.....이대로 숨이 멎어도 후회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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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기간 잠항을 마치고 수면 위로 나온 오르카호 갑판에서 담배를 피우고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아름답게 날고 있는 슬레이프니르 대령이 있었다. 언제나봐도 아름다웠다.

그 슬레이프니르는 그녀가 죽고나서 복원된 개체였다.


"사령관~ 왜 그래? 하늘을 나는 내 모습이 아름다워서 넋놓고 봤어?"


슬레이프니르는 자신의 유연한 바디를 자랑하며 내게 보여줬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왜 그리 우울해보여? 아! 그래! 나랑 같이 날아볼래? 기분 좋을거야!"


슬레이프니르가 팔을 뻗고 나를 향해 미소를 보였다.


"사양하지."


나는 담배를 비벼끄고 오르카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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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래에 꽂혀서 대충 휘갈겨 봤는데. 뭔가 이도저도 아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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