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오르카호.


어딘가의 공방에는 아주 무시무시하고 사악한 척척박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사악한 닥터...!

닥터는 오늘도 비밀스런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이히히, 완성했군. 이름하야 '응애 쭈쭈줘'!"




저런! 사악한 닥터맨이 아주 무시무시한 물건을 만들어내버렸다.

그것은 마신 사람을 어린 꼬맹이로 만들어버리는 약...!



기어코 사악한 물건을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닥터...!

하지만, 이 모든 일에는 더더욱 무서운 배후가 있었으니...




"약은 완성되었나, 닥터?"




"아, 마침 잘왔어. 마리 언니."




그렇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스틸라인의 지휘관, 불굴의 마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건 그녀의 계획, '사령관 쥬지 쇼타 쥬지' 작전을 의한 것!



그 작전은 이 무시무시한 약을 사령관에게 먹여서 꼬맹이로 만든 뒤 마리가 보쌈해버린다는 실로 공포스러운 작전!



닥터가 컵에 담긴 주황빛의 액체를 보여주자 마리는 평소의 근엄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음흉한 악당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후후훗, 언니의 부탁대로 약은 완성했어. 이미 브라우니들로 임상실험도 끝났지."




"훌륭하다, 닥터. 약속대로 개폐급 브라우니 10명을 피실험체로 주도록 하지."




"쿠후훗, 이제 브라우니들을 똑똑하게 만드는 실험도 할 수 있겠군... 그럼 마리 언니, 잘 해내보라고."




그렇게 약을 챙긴 채 공방에서 나오는 불굴의 마리...!


바로 지금, 사악하고 거대한 그림자가 함장실로 향하고 있다...!!!




***




오르카의 함장실.

책상 앞에 앉아서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업무를 보는 남자.



신장 190cm에 체중 약 130kg을 자랑하는 근육질의 거한. 바로 이 남자가 최후의 인간 남성이자, 동시에 이 오르카의 사령관 되시겠다.




그는 평소처럼 자판을 두드리며 업무를 보고 있었고, 그를 보좌하는 콘스탄챠와 레모네이드가 그를 도와주었다.




그러던 중,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거대한 그림자.

신장 181cm에 달하는 거구의 여성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들어온 것이다.




"아, 마리. 무슨 일이야?"




"각하께서 오늘도 고생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 음료수를 가져왔습니다. 입맛에 맞으실지는 모르겠지만, 목이라도 축이면서 하시는게 어떠신지요."




그렇게 말하고는 컵에 든 주황빛 액체를 건네주는 마리. 



"아, 고마워. 잘 마실게."




그렇게 말하고는 컵을 받아서 책상 위에 올려두는 사령관. 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마리의 사악한 손아귀에 잡혔다는 것을...




그런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손님이 찾아온 것이다.

단정한 흰 제복에 백옥같은 피부, 찰랑이는 금발을 지닌 도도한 표정의 여성. 철혈의 레오나가 들어온 것이다.




"달링, 이번 작전에 대해서 말인데..."




사령관에게 보고를 올리는 레오나. 마리는 왠지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응? 왠 음료수? 달링, 평소에 이런거 안마시잖아. 나 한 입만."




저, 저 버터돼지가...!


마리는 크게 놀라며 얼른 그녀를 제지하여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레오나는 그대로 한 모금을 벌컥 들이켜버렸다.




"으음, 뭔가 맛이..."




"레오나 소장, 그건 사령관 각하께서 드실 음료수다. 그걸 감히...!"




"뭐야. 그 불굴의 마리가 겨우 이런걸로 화낼 만큼 속이 좁으셨나?"




마리가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자 이에 맞대응하는 레오나. 둘의 시선이 스파크를 튀기고, 사령관은 난데없는 신경전에 어리둥절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둘을 말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어? 어어? 몸이... 왜 이러지?"




레오나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마치 몸이 작아지는 듯한 느낌...

그리고 이내 그녀는 경악하며 마리를 올려다보았다. 181cm의 마리가 거인처럼 보였기 때문...!




"뭐야...? 왜 다들, 커지는거야?"




레오나는 당황하며 주변을 들러보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이전의 가녀린 섬섬옥수가 아닌, 고사리같은 오밀조밀한 작은 손이었다.




그리고, 입고있던 제복 역시 갑자기 거대해져 훌러덩 내려가고, 부츠도 벗겨져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제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작아졌음을...!




"어, 어어...!? 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





그렇게 레오나도 놀라고,

사령관도 놀라고,

마리도 놀란다.




셋의 비명소리가 오르카를 뒤흔들면서 소동이 시작된 것이다.





***





그렇게 마리가 시티가드에게 연행되고, 사령관은 오드리에게 레오나를 위한 제복을 새로 만들어달라 부탁했다.



옷이 완성될 때까지 레오나는 안드바리의 제복을 빌려와 입고있었는데, 현재의 그녀는 부대의 막내인 안드바리보다 더 작아진 상태인지라 사이즈가 맞지않았다.




소매가 길게 늘어져 레오나의 오밀조밀한 손을 가려버리고, 신발도 맞지않아 바닥에 질질 끌고있었다.




"으윽... 이게 무슨 일이야..."




지금 가장 심란한 상태인 레오나. 그녀는 헐렁이는 제복을 어루만지며 질색을 표했다.




"어머어머, 어쩜 좋아~! 너무 귀엽다~!"




오드리는 그녀를 위한 옷을 만들기 치수를 재면서 방긋 미소를 지었다.





"오드리, 총알 필요해? 난 발할라의 지휘관이야. 그러니 내 앞에서 그런 짓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는걸?"




팔짱을 끼며 으름장을 놓는 레오나. 오드리는 그런 그녀가 마냥 귀여운 듯 방실방실 웃으며 그녀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




"으윽... 으그느..."




"우후훗,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옷을 만들어드릴테니."





그렇게 오드리가 옷을 만들러 떠나고, 레오나는 심기가 불편한 듯 콧김을 흥 하고 내뿜었다.



사령관 역시 꽤나 심란한 듯 한숨을 내쉬다가도, 레오나의 뒤통수를 물끄러미 보더니 무언가에 홀린 듯 손을 뻗어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뭐야, 달링. 날 어린애 취급하는거야?"




"아니, 그런건 아니고..."




"나 지금 기분 안좋으니까 손 때시지!"




그렇게 말하며 심기블편하다는 듯 볼을 부풀리는 레오나. 이에 사령관은 제도 모르게 실실 웃으면서 레오나를 번쩍 들어올린다.


그러자 휘적휘적 발버둥치는 레오나. 그러거나말거나 사령관은 그녀를 무릎 위에 앉혀두고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레오나, 당분간은 내 무릎 위에서 지내지 않을래? 아담한게 딱 좋네."




"이익, 달링도 미워!"




그렇게 무릎에서 폴짝 뛰어내려 도도도도 달려가는 레오나. 그러나 사이즈가 맞지않은 신발 탓인지 문까지 가지도 못한 채 벌러덩 넘어지고, 콘스탄챠가 황급히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주었다.




"레오나 대장님, 괜찮으신가요?"




"우으윽.... 으으윽..."




아뿔싸,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레오나. 하지만 그녀는 자존심 세운답시고 아픈 것을 꾹꾹 참아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콘스탄챠는 그녀를 부둥켜 안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며 달래주었고, 이에 겨우 진정된 레오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콧대를 높였다.




"흥, 아파서 운거 아니야! 그, 눈에 먼지가 들어간거라고!"




"네, 네~. 그렇군요~."





능숙하게 레오나를 달래준 콘스탄챠는 이제 어떡하냐는 듯 사령관에게 시선을 보냈고,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난감함을 표했다.




***





"아무튼 그렇게해서... 너희 대장님이 작아졌다 이 말이야."




발할라의 숙소.

사령관은 작아진 레오나를 품에 안은 채 발키리와 마주보고 있었고, 발키리는 놀랍다 못해 경악하며 작아진 레오나에게서 눈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세상에... 너무 귀여워...!"




"...발키리?"




"아, 아닙니다. 각하."




"아무튼, 당분간 발할라는 활동을 중단해야할 것 같아. 아마 닥터라면 원래대로 돌려줄테니 너무 걱정하진 말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품에 안긴 레오나를 발키리에게 건네주려는 사령관. 그러자 레오나는 발버둥을 치며 아래로 내려왔고, 발키리를 향해 소리쳤다.




"발키리, 난 네 상관이야! 그러니까 어린애 취급하지 말라구,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사령관이 떠나간 뒤, 발키리는 의자에 앉은 뒤 레오나에게 말했다.




"대장님... 혹시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뭐지?"




"혹시... 제 무릎 위에 앉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너, 어린애 취급하지 말랬지!"




노발대발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레오나. 발키리는 순간 표정이 풀어질 뻔하다 다시 차가운 인상을 유지했다.




"어린애 취급하려는게 아닙니다. 단지 부관으로서 대장님과 교감하려는 것 뿐입니다."




"거짓말! 내가 속을 줄 알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발키리의 무릎에 앉아버린 레오나. 발키리는 곧바로 표정이 풀리며 레오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으윽, 발키리... 이거 놓지 못해!?"




"대장님... 조금만 이렇게 있고싶습니다."




결국 레오나는 체념한 듯 가만히 있었고, 발키리는 품에 안긴 자그마한 상관을 부둥부둥하며 여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




레오나는 아가야. 애껴줘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