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만...

몇몇 실책이 눈에 보였습니다. 다행히 손실은 없었습니다만 혹여 손실이 생기면 이 요인들이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장 먼저 하르페이아.

응?

최근에 줄었다고는 하나 단독 출격이 아직도 많은 상태인 건 알고 있습니다.

쉬실 때는 충분히 쉬어주십시오. 피로는 전투 효율을 낮추는 가장 치명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하하. 미안해. 푹 쉴게.

그리고 린트블룸.

린티가 너무 귀여운 게 문제지?

......

예. 그래서 적들의 최우선 목표가 되나 봅니다.

너무 앞장서지 말고 교전 직전까지는 편대를 유지해 주십시오. 

헤헤. 응, 알겠어.

다음은 그리폰.

응?

적이 여럿이더라도 최우선 목표를 우선시 해주십시오.

비록 동료의 후미를 노리는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쪽은 이미 다른 동료들이 우선시하고 있으니까요.

알겠어.

하지만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헤헤.

다음은 블랙 하운드.

응.

......

모범적인 전투였습니다.

출격부터 귀환까지 흠잡을 데가 없더군요.

모범적이면 재미가 없다지만,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적의 격멸과 생존이지 재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다음에도 이번과 같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응!

그리고...마지막으로...

나?

......

......

옷부터 똑바로 입어.

후우...

수고했어, 흐레스벨그

전투지휘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사령관님.

고생은 무슨. 스카이 나이츠 멤버들의 실력이 뛰어나니까 나는 시간에 맞춰서 공격명령만 내리면 됐는데, 뭐.

하지만 사령관님의 명령 유무에 따라 저희들의 전력은 유의미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령관님의 과도한 겸손은 때로는 사기에 영향을 끼칩니다. 자중해주시길.

하하. 알겠어. 고마워 흐레스벨그.

주제넘은 소리 죄송합니다.

아냐, 이런 충고가 나에게 얼마나 고마운데.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실수하고 나서야 깨닫는 것보다는 낫잖아.

배려 감사합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스카이 나이츠 모두에게 하나하나 지도하느라 고생이 많아.

제가 너무 고압적이고 깐깐해서 반감을 사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만.

반감을 사더라도 소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소대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미움받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습니다.

반감을 사고 있다고 생각해?

......사더라도 할 말이 없지요.

흐레스벨그.

방금 네가 나한테 말했지? 나의 지나친 겸손은 사기를 떨어트린다고.

그대로 돌려줄게.

지나친 걱정은 소대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려.

......

아까 전에 소대원들에게 이번 작전에서 고칠 점을 말해주는 거 다 봤어.

전부다 진지하게 들어주더라. 

화내고 짜증내는 것 하나 없이. 걱정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건 혹여 자신이 동료들에게 폐를 끼친 것은 아닌지, 혹은 완벽해지려는 마음가짐의 발현이지 너의 말에 주눅이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어.

스카이 나이츠 멤버들이 네 충고를 듣고 싫어하는 옹졸한 사람들이야?

아닙니다.

너도 즉답하는 것을 보면 너도 알고 있잖아.

스카이 나이츠 멤버들은 전부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너도 포함해서.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후에 시간 돼?

......

예.

중간에 고민한 거 보니 매지컬 모모 보려고 했구나?

아, 아닙니다. 사령관님의 명령이 최우선이지요.

하하. 명령까지는 아니야. 그냥 네가 여러모로 고생을 하는 것 같아서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거니까.

다른 건 아니고 내가 여기 구 인류의 자료를 하나 찾아왔는데. 뭔지 알아?

어떤 자료입니까?

작은 방송국에서 찍은 토론회.

주제는 '현대 아동용 만화영화의 선정성과 잔혹성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매지컬 모모도 나옵니까?

응. 주요 예시로 나와.

......

부탁드립니다사령관님제발같이보게해주세요그리고원본까지는안바랍니다복사본도주시면더욱감사하겠습니다

응. 그러려고 가져온 거야. 복사본도 가져왔고.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진심으로

그래? 그러면 다 보고 난 다음에 같이 이야기 나눈 후에.

섹스할까?

......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씻고 오겠습니다.

안 씻어도 되는데.

사령관님께는 언제나 제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하하. 흐레스벨그는 모모 이야기 할 때랑 안 그럴 때랑 온도 차이가 크네.

......

싫으...십니까?

아니.

네가 뭔가를 열중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예뻐보이는 것을 보면...

네가 모모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흐레스벨그를 좋아하나봐.

......

사령관님...

지..지금 당장 섹스해도 되겠습니까?

토론회는?

매지컬 모모에 관한 자료는 만전의 상태에서 보고 싶습니다.

이...이대로는 집중하지 못할 거 같아서...

좋아.

씻고 오겠습니다.

안 돼.

따...땀을 잔뜩 흘려서...

그게 좋은 건데?

......

좀 깨나?

......아뇨.

사령관님께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것을 보면 저도 사령관님을 좋아하나 봅니다.

모모 만큼이나.

최고로 좋아한다는 말이네?

예.

모모는?

모모는 저의 동경의 대상. 저의 우상.

사령관님은 여자인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

그러니...

지금은 저와 사랑을 나누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