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저 얼어붙을 영구 동토층에서


오욕과 영락이 넘쳐흐르는 도시 한구석의 그림자에서


어둠도 눈이 멀어버릴 빛닿은적 없는 태초의 먼지 속에서




피조물들은 창조자가 되기 위해서 피조물들을 만들었고


수천년간 답을 주지 않는 창조자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피조물들에게 이유없는 복종과 봉사를 명령했다




누군가는 자신이 까닭없이 밟아죽인 벌레와 같이 여겼고


혹자는 정말로 피조물들의 노고를 잊으려 하지 않았다



피조물들의 영화와 번영이


역설적으로 피조물들의 고난과 수고에 기반했다는 걸 누가 자각했을까


그리고 비로소 피조물들의 몰락을 통해서야 피조물들이 자유로워 졌을줄을




하늘에서 천벌이 떨어지고 바다가 진동했을때


피조물들은 자신들이 창조자라 일컫었던 피조물들에게 변함없이 봉사했다


겨울이 온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듯이 창조자들이 서서히 역사책의 줄 몇개로 사라지는 동안에도


피조물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며 의무를 계속했다




전쟁이 있다. 있었다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배했다


그런데 아직 모두가 패배한 것은 아니다





몸풀기 용으로 라오 도입부랑 배경 설정만 간략하게 독백 형식으로 써봤음


한동안 안쓰다가 써봐서 너무 문어체 형식으로 쓴듯


좀 더 손 풀리면 한번 창작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