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임무 보고가 필요하십니까?"
감정이 희미해 보이는 너의 눈, 그리고 다소 가라앉은 음성.
내게 발키리의 모습은 항상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였다.
"선물입니까?"
내가 건내는 간식을 긴 말 없이 받아가는 발키리의 모습.
그녀는 항상 차분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도 그녀의 눈을 마주 보며 웃어준다.
"가, 감사합니다.. 저에게 이런 호의를..."
내 미소에 얼굴을 붉히는 발키리의 모습. 잠깐이지만 그 수줍은 표정에 내 마음이 설레인다.
나는 그녀의 사소한 몸짓, 표정 하나하나에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것 말씀입니까?"
나는 그녀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다소 사무적인 태도, 그것보다는 더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
내 마음을 발키리가 알아주는 그 날 까지. 아마 계속 이러겠지.
"좋아하는 건.... 딱히 없습니다만..."
내 질문에 난처한 듯 대답하는 발키리. 하지만 그녀는 이런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에
모두 대답하며 나와 어울려 준다. 그녀는 보기보다 상냥한 마음을 갖고 있는 따뜻한 여자니까.
"하지만... 각하가 가끔 주시는 간식... 좋아합니다."
얼굴을 붉히며 내가 준 초콜릿을 바라보는 발키리. 그녀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드리운다.
"무, 물론 임무에 지장이 갈 정도로 빠지진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 시선을 눈치챈 것일까. 발키리는 서둘러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난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그런 그녀의 사소한 모습, 모두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가끔씩 이렇게 사소한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발키리가 내 미소를 조용히 지켜보다 나즈막히 말한다. 그녀의 얼굴에도 은은한 미소가
아름다운 얼굴에 걸려있었다. 그래, 나는 그녀의 저 미소를 보고 싶었다.
"사령관 각하께선 무엇을 좋아하는 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갑작스러운 그녀의 질문. 나는 그녀의 질문에 곰곰히 고민했다.
나는 발키리와 함께 대화하고 웃는 것.... 아니, 그냥 발키리 너와 함께 있는게 좋은 것 같아.
"가, 각하.."
내 대답에 그녀의 얼굴에 아까보다 짙은 홍조가 드리웠다. 새하얀 백옥같은 피부에 드리우는
그녀의 홍조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그럼 발키리 너는 무엇을 좋아하니?
"제가... 좋아하는 것... 말씀이십니까?"
내 질문에 발키리가 잠시 무언가 생각하다 이내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전... 좋아하는 건 딱히 없었지만... 방금 전 부터 좋아하는.... 생겼습니다..."
다시 한 번 무엇을 좋아 하냐는 내 질문에 발키리가 대답하다 창피한 듯 말을 끊었다.
그녀의 수줍은 표정, 붉어진 얼굴. 항상 총을 잡고 살아가는 군인의 그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청초하고 아름다운 모습.
"가, 각하.. 놀리는 건 그만둬 주십시오.."
발키리는 내 시선에 창피한 듯 말을 돌리려 했다. 더 이상 놀리는 건 그녀에게 가혹하겠지.
나는 대화의 화제를 바꿨다.
"제 눈 말씀이십니까?"
발키리의 양쪽 색이 다른 신비로운 오드아이. 대략적인 정보는 이미 알고 있다. 그녀의 개조된
눈은 멀리 떨어진 표적은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한 것. 하지만 그 대가로 예민해진 시력은
그녀의 삶에 큰 불편함을 초래했다.
"물론... 가끔씩 불편함을 느끼곤 합니다."
발키리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역시, 그녀의 눈은 그녀의 평범한 일상에서 많은 것들을
앗아갔다. 오직 전투를 위해 개조 된 눈. 그 눈은 적을 포착하기 위해 존재 하기에 그녀의
일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겠지.
"하지만, 전 이 눈이 그렇게 싫지 않습니다. 각하.."
발키리가 자신의 개조된 눈에 살며시 손을 가져간다. 희고 고운 손. '섬섬옥수' 라는 사자성어는
그녀의 손을 지칭하기 위한 것 이리라.
발키리의 가녀린 손은 총을 잡기 위해서 거칠어 져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녀의 손에는
그녀와 늘 함께하는 소총이 들려있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눈은 아니었지만.."
발키리의 손이 다시 내려가고 그녀의 하얀 눈동자가 내 눈과 시선을 맞춘다.
"지금은 이 눈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령관 각하를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볼 수 있으니까요..."
발키리의 얼굴에 다시 한번 미소가 지어진다. 항상 먼 거리에서 나를 지켜보며 호위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녀는 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들을 내던지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항상 힘쓰고 있는 것.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각하의 그 마음 씀씀이는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 입니다.
각하께서 너무 마음 쓰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발키리는 오히려 내 걱정을 하고 있다. 자신의 불편함 보다, 자신의 마음보다 오로지 내 걱정 뿐이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
"저, 저는..."
발키리에게 따로 바라는 것이 있느냐 물어보니 그녀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렸다.
"그... 아, 알비스가.. 제 방에 놓고 간 간식들이 있는데... 그, 너무 많아서... 오셔서 같이 드시겠습니까?"
잔뜩 붉어진 그녀의 얼굴, 가볍게 떨리는 호흡. 그녀가 무엇을 바라는 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아쉬운 어조로 다음 기회에
초대해 달라고 전했다.
"아... 그,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신경 써야 했는데..."
급격히 실망하는 발키리를 보자 나 역시 마음이 동했다.
그럼 다음에 휴가를 보낼 계획인데 같이 시간을 보내자.
"휴가... 말씀이십니까?"
나 역시 발키리에게 약한 모양이다. 그녀의 어두운 표정은 내 마음을 충분히 흔들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 미소를 지켜주고 싶었다.
"저, 저는... 전투 이외의 것은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발키리가 잔뜩 떨리는 모양인지 그녀의 총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가, 각하와 단 둘이서 보내는 휴가.... 네, 기대하겠습니다."
발키리의 얼굴에 다시 돌아온 아름다운 미소. 나는 그녀의 차가운 얼굴에 따뜻한 미소를
지켜주고 싶다. 그녀의 가슴에 따뜻한 봄이 되어서 함께 이 길을 걷고 싶다.
그럼, 조만간 기대할게 발키리.
"후훗, 감사합니다.. 각하."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자 그녀의 단아한 얼굴이 드러났다.
일평생 차가운 겨울의 전사로 살아갈 그녀의 따뜻하게 남아있는 마음을 지켜줄 것이다.
차가운 겨울, 그리고 따뜻한 너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