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군께서 오늘 드실 점심 식사입니다."

"...죽? 어디 아프대? 어째 오늘 하루종일 안보이더만"

"기색이 좋지 않다 하시어 오늘은 침소에서 나오지 않으실 예정이라 하시옵니다""

"어허...저항군 총사령관이란놈이 몸관리를 안해?"


  부사령관은 몸을 막 굴리는 사령관이 시건방지다 생각하여 소완에게 죽과 함께 먹을 반찬으로 쇠고기 장조림과 김치를 곁들일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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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님께선 오늘 몸이 좋지 않으시다 하시니 접견은 되도록이면 간단히 해주세요"

"ㅇㅇ"


  사령관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는지 서슬퍼렇게 눈을 부릅뜨고 사령실 앞을 지키고 있는 리리스는 함께온 소완에겐 왠일인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령관을 위해 소란은 자제하는것이리라, 저녁식사를 대령한 소완과는 살기 가득한 눈빛만을 주고받고는 아무말도 않고 길을 내어주었다.


  "ㅎㅇ"

"뭐하러 왔어..."

"많이 아프냐?"

"작은오빠, 어서와!"

"어서오세요 부사령관님"


  사령관의 침소엔 닥터와 다프네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사령관의 침대 옆자리엔 LRL이 곰인형을 안고 곤히 자고 있었다.


  "밥먹어 밥"

"어...그래...밥먹어야지..."

"얘는 여기서 뭐하는거야?"

"오빠의 병을 치료할수 있도록 주문을 외우고있대"

"그냥 자고있는거 아닌가"


  LRL의 볼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질을 하던 부사령관은 사령관이 엉기적 대며 도넛모양의 방석에 힘겹게 앉아 죽을 받아드는 모습을 보곤 폭소를 터뜨렸다.


  "어떻겤ㅋ컨디션 불량 사유갘ㅋㅋ"

"오후에 지휘관 회의 있으니까 나 대신 진행해"

"...아잇 씻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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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건들은 모두 정리된것 같습니다."

"사령관의 권한이 필요한 사항들은 차후에 별도의 승인 기다려"


  지휘관들의 경직된 표정은 회의실에 적막을 불러왔다. 사령관이 아프다는 이야기는 금새 오르카호로 퍼졌고 자신들의 반려를 걱정하는 여인들이 회의실에 둘러 앉아있었다.


  "헌데...각하의 몸 상태는..."

"일단 점심때 만나고 왔고, 오늘 회의는 자기 대신 진행해달라고 전달받았다."

"그런걸 묻는게 아니잖아 부사령관. 달링은 괜찮은거야?"

"...닥터의 말로는,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냐. 습관적인 버릇 때문에 걸린 몸살정도로 알고있어 달라고 하던데"

"최근의 격무가 원인인 것같소만..."

"일부 업무는 당분간 내가 수행한다. 닥터의 허가가 떨어지기 전가진 탈론허브에 신작이 업로드 될 일도 없겠지"


  부사령관의 대답에 회의실 분위기가 알수없는 쪽으로 더 무거워졌다.


"뭐, 사령관을 만나는건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인원수로 이루어지니 그부분은 서로 상의해서 문병 가보고"


  회의를 끝내고 빨리 사령관을 만나러 가고싶다는 분위기에 안건들은 속속들이 처리되었다. 지금쯤이면 이 모습을 보고있을 사령관도 안심하고있을 것이다. 안심하고 있을것이다, 그리고 부사령관은 그것이 좀 아니꼬웠다.


  "안건은 다 처리됬네, 이제 가봐도 되는거지?"

"늬들 안건은 끝났지만 내껀 안끝났어"


  메이가 성급하게 자리를 뜨려하자 어수선해지려는 분위기가 부사령관에 의해 다시 잠잠해졌다.


  "월슨양의 밤상대가 시원치 않아서 상담이 필요한가?, 그런거라면 내가 전문이지!. 월슨양에게 이후에 내 숙소로 찾아오도록 지시해라!. 노트와 필기도구는 반드시 지참하라 하도록!"

"사람말은 끝까지 들어라"


  아스널이 지레짐작하여 부사령관과 서약한 브라우니 '월슨'의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오르카호에 잠시 출장와있는 상태인 그녀는 부사령관의 침실에서 그의 정액범벅이 되어 세상모르고 잠자고 있었다.


  "....메이는 나가봐도 좋아"

"하! 나도 사령관과 ㄸ...쳐봤거든?"

"그러시거나 말거나, 그리고...앞으로 개인 위생 관리를 좀더 철저하게 할수 있도록"

"위생수칙은 철저하게 준수되고 있습니다. 부사령관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아니, 그런쪽을 이야기하는게 아냐"


  부사령관이 손가락을 튕기자 스크린에는 탈론허브의 영상 썸네일들이 출력되었다.


"...지금 대화내용과 저 영상들의 내용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인다만. 부사령관...무슨말을 하고싶은건가?"

"칸과 메이는 그럴만도 하겠지. 자극적인 체위나 애무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들었으니까"

"...성희롱은 그만두겠나?, 이건 사령관도 그냥 넘어갈 문제가..."


  그다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본 칸은 이내 아연질색해졌다. 마리와 용, 블러디 팬서는 팔짱을 끼곤 곤란하다는듯 괜시리 안절부절 못했고 홍련과 메이는 제 머릿결과 똑같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난 먼저 나가지"

"ㅇㅇ"


  칸이 비틀비틀거리며 회의실을 빠져나갔고 부사령관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멸망전의 기록에서 봤던 성행위를 모방하려면 그 의미나 이유도 잘 알고있어야한다. 그 뒷이야기도 잘 알아야 하지."

"...그 부분에 대해서 내가 모르는게 있다는 말인가?, 농담이 지나치군 부사령관"

"...사령관의 전립선을 자극할때는 필시적으로 녀석의...항문에 자극이 갈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다가 뭔가를 집어넣거나 삽입할때는 항상 위생에 청결해야한다. 특히 손이나 입같은 경우는 알게모르게 이물질과 오염에 취약한 곳이다. 그런상태로 사령관의 항문을 입이나 손으로 애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것같냐?"


  부사령관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생각한 아스널은 깊게 반성한다는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럼...각하가 지금 몸이 성치 않으신것은..."

"치질걸렸대 그새끼"


참았던 웃음이 터져나온 부사령관은 한참동안 배를 잡고 깔깔대며 지휘관들을 놀려댔다.


   "어떻겤ㅋㅋ저항군 총사령관잌ㅋㅋ치질ㅋㅋ엌ㅋㅋ"

"부사령관님, 웃으면서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튼 당분간 사령관 본인의 의사가 없다면 동침은 제한한다. 꼬우면 본인한테 가서 어필해보던가"

"다른 지시사항은..."

"각 부대 지휘관들한테 사령관과 동침할시 위생점검 철저히 하라고 해, 항문은 예민한 부위다. 손톱이나 혀로도 충문히 손상이 일어날수 있는 신체부위니까, 어우 시발....말하기도 이젠 역하다"


  뭔가가 회의실을 뛰쳐나갔다. 아스널이 자리에 없는것을 보아하니 아마 사령관에게 달려간것이겠지. 슬레이프니르만이 그녀가 움직인것을 캐치해낸것을 보면 아스널은 순간적으로 광속의 속도를 초월한것이리라. 이후에 아스널이 손가락에 사용하는 전용 콘돔 양산계획을 부사령관에게 제출했다가 보류당한것은 조금 뒷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