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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 으으.. 머리아파.. "



아침부터 속이 메쓰꺼워 의자에 앉아서 몸을 늘여뜨려 푹 쉬고 있었어요.


어젯밤에 간만에 키르케 양이랑 술을 마셨는데...



간만에 마시는 술이여서 그랬는지 신나게 마셔댔지 뭐에요.


평일인데 자제 좀 할걸 그랬나봐요.


다음날 바로 출근인데.. 어휴..



다른건 다 기억이 안나지만,


키르케 양 앞에서 '저는 차가운 도오시에 커리어우먼! 내일도 끄떡없어요! '라고 큰소리 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내가 왜 그랬지.. 창피해..



' 에휴.. 모르겠고..


해장하는겸... 라면이라도 먹어야겠다... '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라면코너로 갔어요.


그리고 콩나물라면이라고 적힌 컵라면을 집어들고 봉지를 뜯으며 걸었어요.


물론 공짜로 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기 떄문에 카운터로 돌아온 저는 우선 라면 바코드를 찍어놓고,


주머니에서 모모스티커 하나를 꺼내 POS기에 넣고 계산을 끝냈어요.



그리고 카운터에서 나오면서 뚜껑을 딴 뒤,


온수 정수기 앞으로 가 면 위에 스프를 털어넣고 콩나물 블럭까지 올렸어요.


그 뒤 뜨거운 물을 라면 용기에 받기 시작했어요.



" 쪼르르르... "



라면 용기에 물이 반 쯤 채워졌을 때였을까요.



" 띠리링~ "



갑자기 종소리가 들려오며 편의점으로 누군가 들어왔어요.



" 어서오세요! "



저는 고개만 돌려 손님에게 인사했어요.


헌데 손님이 아니라, 편의점 물품박스를 들고온 익스프레스 양이었네요.



" 어, 익스프레스님! "


" 응~ 안녕? "



익스프레스 양은 빠른 걸음으로 제 쪽을 지나쳐가더니 카운터 앞에 편의점 물품박스를 내려놓았어요.


근데..



" 으앗!? "



정신이 팔린사이 제가 라면 물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았죠.


황급히 정수기를 끄긴 했지만..



" 이히이잉... 어떡해... "



라면물이 이미 절취선을 한참을 넘겨 한강라면이 되어버렸어요.


아침부터 되는 일이 없네요.. 에휴.


익스프레스 양이 다가오자 저는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라면을 내려놓았어요.




" 휴. 오늘은 좀 뭔가 많네. "


" ...그래요? 주문 많이 안했는데. "


" 오늘은 신제품이 좀 있어. 신제품이라서 강제발주됐다고 하니깐 참고해줘. "



...신제품? 강제발주?



" 신..신제품이요? "


" 응. 나도 뭔진 모르겠는데, 한번 확인해봐. 안녕~ "



" 네! 수고하세요! "



" 띠리링~ "


" 덜컹. "



익스프레스 양이 나가자 저는 한강라면을 내버려두고 편의점물품 박스로 다가갔어요.


맨 위 박스에는 평소에 주문을 많이 하는 상품들이 있었어요.


참치, 엘븐 밀크, 즉석밥, 초코바 등등..


거기다 이벤트 상품으로 보이는것도 있네요. 참치 햄 선물세트라..



' 이게 강제발주된거구나. 이제 맨 윗층은 다 확인했고.. '



저는 맨 위 박스를 들어올려 옆으로 치워보았어요.


그런데..



" ...? "



2층에는 웬 민트색 포장지로 된 상품이 가득했어요.



" 이게 뭐야..? "



표지를 읽어보니..



민트초콜릿, 민초초코파이, 민초아이스크림, 민초참치, 민초우유, 민초도넛, 민초초코바..



....


' 뭐..뭐야. 죄다 민트초코..? '



그야말로, 민트초코 상품만 잔뜩 들어있었어요..



' 아니, 민초 참치는 또 뭐야.. '



그와중에 별에 별거에 민트초코가 다 들어갔네요..


이정도면 괴식 아닌가.



그리고 표지들에 그려져있는 아우로라 양의 얼굴..






148.




이 수많은 민초상품들을 보자 저는 당황했어요.



도대체 이게 뭔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상품 포장지에 Limited Edition이라고 적혀있네요.



이 민초 상품들은 아무래도 이벤트 상품인가봐요. 사령관님..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거야..





잠시후.



" 끼리리릭... 덜그덕.. 끼리리릭.. 덜컹. 덜그덕... "



그것들이 이벤트 상품인걸 확인한 저는 백룸에 고이 모셔둔 이벤트용 매대를 끌고왔어요.


냉장,냉동기능도 되는 매대인데, 바퀴에서 쇳소리가 좀 심하게 나네요. 구석에다 너무 오래 박아뒀나봐요.


예전에 2+1상품들을 진열해놓았다가 미관상 너무 보기 안좋아서 도로 창고에다 박아뒀더니만..




뭐 아무튼..


저는 매대를 카운터 옆에다가 옮겨놓은 뒤 매대 위를 손걸레로 이리저리 닦았어요.


각각 냉장,냉동기능이 있는 아래 두칸도 깨끗하게 닦았죠.



그리고 손걸레를 카운터 업무용 테이블에다 던져놓고 민트초코 상품들을 종류별로 쌓기 시작했어요.


이후 냉장칸에다 민트초코 우유 같은 음료류와 민초 피자를 집어넣었죠.


냉동칸에는 아이스크림을 넣었어요.



이 수많은 민트색 포장지를 계속 넣으며 보다보니.. 뭔가 아찔해지네요.



사실 저는 민트와 초코는 먹어본적 있지만, 둘이 합쳐진 민트초코는 먹어본적이 없어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정도만 알고있죠.



민트의 그 입안을 가득메우는 상쾌함과 초콜릿의 달콤함의 조화라..


정말 예상이 안되는 맛이네요.




" 야. 유미. "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 으앗!? "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니, 미호 양, 핀토 양, 불가사리 양이 와있네요.



" 오우 야. 좀 살살좀 놀래.. "



불가사리 양이 덩달아 놀라며 말했어요.


이 손님 세분은 모두 흰 티셔츠를 입고있고 각각 분홍색, 검은색, 보라색 돌핀 팬츠를 입고 있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어요.


세분 다 방에 있다가 나온 모양이에요..



" 아.. 휴. 언제.. 오셨어요? "



" 아까. "



뒤에 있던 핀토 양이 말했어요.


그러고보니.. 세분 다 손에 상품들을 들고 있네요.


저는 고개를 돌려 입구를 쳐다보았어요.



문이 열린 채로 고정이 되어있었네요.


아까 익스프레스 양이 나가면서 문을 고정시키고 간 모양이에요.


이러니 손님이 온줄도 모르죠..



" 음? 이건 뭐야? "



그때 미호 양이 제 옆으로 와서 민초 상품들을 만져보았어요.



" 이번에 새로나온 상품들이에요. "



제가 그렇게 대답하자


불가사리 양과 핀토 양도 미호 양을 따라 민초상품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녀들이 마음껏 구경하도록 매대에서 멀리 떨어졌어요.



" 새로나온 상품? 어디보자.. 민트..초코? "



불가사리 양이 머리를 갸우뚱하며 말했어요.



" 민트초코가 뭐지? 민트랑 초코랑 섞은건가? "



핀토 양도 머리를 갸우뚱했어요.



" 뭐.. 그렇겠지. 우와! 민트초콜릿이란 것도 있네. "



미호 양이 신난표정으로 민트초콜릿을 집어들었어요..



" 근데.. 이거 맛있을까? 왠지 포장지만 봐선 별로같아. "



핀토 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 민트는 모르겠는데 초콜릿이 들어갔으니까 맛있지 않을까? "


" 민트초코 도넛도 있네.. 신기한데..? "



그사이 불가사리 양은 민트초코 도넛을 집어들었고 핀토 양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있었어요.



" 난 뭐사지? 딱히 끌리는게 없는데. "


" 여기 아랫칸에 민초 피자라는게 있는데..? 핀토 너 피자 좋아하잖아.. "



불가사리 양이 그렇게말하며 민초피자를 아래 매대에서 꺼내 핀토양에게 건네주었어요.



" 으.. 내가 그렇긴 한데 표지 비주얼이 좀 아니지 않아..? "



민초피자를 받아든 핀토 양의 표정이 영 좋지 않네요.


그들이 모두 상품들을 집어들자 저는 카운터로 재빨리 돌아왔어요.



미호양과 핀토양과 불가사리 양이 카운터에 민초상품과 아까 들고온 상품들을 올려두자 저는 재빨리 바코드를 찍었어요.



" 근데 드라코랑 엄.. 아니 작전관님 건 안사도 될까? "


" 그 두명은 지금 사령관이랑 면담중이잖아.. 오늘 셋이서 맛있는거 먹겠지 뭐.. "




" 20 스티커입니다. "



" 응~ 자, 핀토. 니가 내. 알지? "



미호 양이 웃으며 핀토 양에게 말했어요.



" 으으... 너희들.. 두고보자.. "



여기 오는 사이에 뭐 내기라도 한 모양이네요.


핀토 양이 투덜대며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졌어요.



" 이게 내 전재산이야.. "



핀토 양이 주머니에서 뽀끄루 스티커 두개를 꺼내 보여줬어요.



" 그래도 네거가 제일 비싸니까.. 네 돈으로 사먹는다고 생각하면 되지.. "



불가사리 양이 핀토 양을 애써 위로했어요.



계산이 끝나자 각자 모두 자기 물건을 챙겨갔어요.


제가 뒤늦게 봉투를 꺼내자 그녀들은 득달같이 제게 다가와 봉지에다 상품들을 담았죠.


그리고 불가사리 양이 봉투를 집어들었어요.



" 그럼 유미! 수고해~ "



" 안녕~ "



" 안녕!! "




" 네~ 안녕히 가세요!! "



그렇게 그들은 각각 슬리퍼 끄는 소리를 내며 편의점 입구로 향했어요.









정산




손님:


T-14 미호


T-60 불가사리


P-24 핀토




구매 상품:


튀기지않은도넛 2, 민트초코 도넛 1

초콜릿 1, 초코바2, 민트초콜릿 2

오렌지주스 1L, 민트피자




수익:


x2






149.




" 띠리링~ "



다음 손님은...




" 유미언니! 안녕하세요! 하찌코가 왔뎌요! "




하치코 양이네요.



" 네! 어서오세요! "



하치코 양은 평소처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편의점 안쪽으로 신나게 뛰어들어왔어요.


그러다, 하치코 양은 이벤트 매대에서 멈추었어요.



" 에엥? 유미 언니. 이게 모에요? "


" 이번에 새로나온 신제품들이에요~ "


" 아~ 그럭구나. "



... 오늘따라 하치코 양의 혀가 좀 짧네요.



" 우와! 민뜨도 있어요! "



하치코 양이 신나게 민트초콜릿을 집어들자



" 민트가 아니라 민트초코에요. "



저는 곧바로 정정해주었어요.



" 에엥? 민트쪼꼬가 뭐에요? "


" 그... 민트랑 초콜릿을 섞은거..요? "



저의 애매한 대답에 하치코 양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네요.



" 우-와! 하찌코 이거 살례요! 이걸로 쮸인님께 요리를 해드릴거에요! "



하치코 양은 해맑게 웃으며 카운터에다 민트초콜릿 3개를 올려두었어요.


그러자 저는 곧바로 민트초콜릿을 바코드 스캐너에 찍었죠.



" 3 스티커입니다. "



" 네! "



하치코 양은 힘차게 대답하며 저에게 모모스티커 3장을 내밀었어요.



" 근데. 하치코? "


" 네? 왜용? "


" 혹시.. 이걸로 무슨 요리를 하시는거에요? "



" 아아~ 오늘 금란 언니랑 송편을 만들기로 했거든요! "



...?



" 그래서 송편에다 넣을걸 찾고 있었는데! 마침 이걸 찾았어요. 헤헤.. "



... 그걸.. 송편에..?



" 아..하하.. 그러시군요.. 사령관님이 좋아하시겠어요. "


" 네! 쮸인님이 하찌코의 음식을 먹고 기뻐하실걸 생각하니깐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유미 언니. "



하치코 양이 민트초콜릿을 집어들더니 잠시 머뭇거렸어요.



" 하치코가 유미 언니한테 민트초꼬 하나 드릴게요! "



하치코 양이 제게 민트초콜릿을 내밀며 웃었어요.



" 네..? "



" 사실.. 이건 언니를 위해 하찌코가 산거에요! 꼭 받아주세요! "






정산





손님:


성벽의 하치코


구매 상품: 민트초콜릿 3



수익:


x3





150.




그 후로 저는 하치코 양이 준 민트초콜릿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민에 빠져있었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민트초코라는걸 먹어본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하지만



' 이건 도대체 무슨 맛일까? '



하는 호기심이 들었죠.



한번도 먹어본적 없는 미지의 음식.. 민트초코.


호기심이 안생길라야 안생길수가 없었죠.

 


하지만.. 저는 민트초코가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에



이걸 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고민에 빠져있었죠.



하지만 하치코 양이 선물로 준거니 안 먹을수도 없고...



' 하나만 먹어볼까..? '



그때,




" 띠리링~ "




" 민트초코쉐이크! 깜찍하게 등장☆! "



갑자기 입구에 린트블룸 양이 나타났어요.


린트블룸 양은 문을 다짜고짜 열더니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며 손으로는 마이크를 쥐는듯한 시늉을 하였어요.



" 꽁! "



" 아야!? "



그때 린트블룸 양이 머리를 감싸쥐며 앞으로 튀어나와 넘어졌어요.



" 편의점에선 좀 자제하자? 응? "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그리폰 양과 어색하게 웃는 블랙 하운드 양이 이어 들어왔어요.


세 분 다 전투복을 입고있네요.


방금 작전이라도 갔다왔나..



" 어서오세요! "



" 아하하.. 안녕. "



블랙 하운드 양이 어색하게 제게 인사했어요.


이 상황이 곤란한 모양이에요.



" 아야.. 뭐 어때~ 우리, 편의점에 우리 굿즈가 나왔다고 해서 온거잖아? "



....? 굿즈?


완전 금시초문인데.



" 그게 아니라 네가 편의점에 우리 굿즈 나왔다고 하도 우겨대서 확인하러 온거잖아..



그리폰 양이 눈을 감으며 말했어요.



" 맞아. 린티. 사령관님도 우리 굿즈는 배지 외에 따로 낸다는 말은 안했어.

지금이라도 민폐끼치지 않게 그냥 가는게 어떨까? "



" 아니~ 내 말이 틀리면 그냥 아무거나 사가면 되는거지 민폐랄게 어딨어?

우리 블랙이랑 그리폰은 너무 쫄보라니까? "



" 난 별말 안했거든? "




그렇게 세명은 티격태격 대화를 나누며 이쪽으로 걸어왔어요.


그나저나.. 린트블룸 양이 말하는걸 보아하니, 대원들 사이에 편의점에서 민트초코를 판다는 소문이 조금 퍼진 모양이에요.



" 그럼~ 이제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시간~ 인가? "


" 린티.. 조용히 좀 해봐.


유미. "



" 네. "



" 혹시, 민트초코쉐이크랑 관련된 굿즈같은거 들어왔어? "



블랙하운드 양이 제게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 그런건 안들어왔는데요.. "



제 대답에 블랙 하운드 양이 살짝 웃었어요.



" 그렇지? 거봐. 우리 굿즈같은건 안 들어왔다니까? "



블랙 하운드 양이 린트블룸 양을 향해 돌아보며 말했어요.



" 흐음~? 그럴리가 없는... 아! 여기 있잖아~ "



갑자기 린트블룸 양의 표정이 화색을 띄며 어딘가로 향했어요.



" ? "


" ? "


" ? 너 어디가? "



안쪽으로 가던 린트블룸 양은 이벤트 상품 매대 앞에 멈추었어요.



" 여기있잖아~ 역시 우리 굿즈가 맞다니까~? "



....


그 말에 그리폰 양과 블랙하운드 양이 린트블룸 양 쪽으로 가보았어요.



" 에이.. 야. 이거 죄다 민트초코잖아.. 민트초코쉐이크 굿즈가 아니라.. "



그리폰 양이 답답한 듯 눈을 감으며 말했어요.



" 응~ 아니거든~? 우리 민초쉨을 기념해서 나온 민트초코 상품이거든~? "



린트블룸 양이 우겨댔어요.



" 어휴.. 여기 표지에 아우로라 얼굴 안보여? 이게 어딜봐서 우리 굿즈.. "



" 헤헷! 여기 린티초코볼도 있네~! "



그리폰 양이 논리적으로 말하려고 했지만, 린트블룸 양이 그녀에게 민초우유를 내밀며 말을 끊었어요.


그러자 그리폰 양의 표정이 금방이라도 린트블룸 양에게 꿀밤을 먹이고 싶어하는 표정이 되었어요.



" 린티초코파이! "



...



이후 린트블룸 양은 신난듯이 바구니에다가 민초상품을 하나씩 담아냈어요.


그리폰 양과 블랙 하운드 양은 이 상황이 불편한 듯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죠.


그나저나 이쯤되면 굿즈라서 사는게 아니라 그냥 민초라서 사는거 같은데..




" 근데 저거, 무슨 맛일까? "


" 나도 몰라. 전에 전대장이 한번 린티한테 얻어먹더니


누구보다 빠르게 화장실로 달려간 것 정도는 알아. "



...?



" 하나 사볼래? "


" ...넌 살거야? "



블랙 하운드 양의 제안에 그리폰 양이 물었어요.



" 응! 맛이 어떤지 궁금해졌어. "


" ...난 이왕이면 민초우유로 살래. "



결국 매대에서 멀찍이 있던 두분도 매대로 다가가 민트초코 상품을 하나씩 집어들었고, 그걸 본 린트블룸 양의 입가에 웃음기가 돋아났어요.



" 에헤헤헷! 블랙이랑 그리폰도 민초쉨 굿즈가 사고 싶었구나~? 특별히~ 이 린티가 사줄게! "



린트블룸 양이 카운터에 바구니를 올려두며 말했어요.



" 됐으니까 우리 고르는 동안 빨리 계산부터 해.. 엄청 많구만.. "



" 그래그래~ 이 귀여운 린티가 선심좀 쓰려고 했는데~ 우리 그리폰은 매정하다니까. "



" 앞에다 우리 좀 붙이지마. 창피하게.. "



그리폰 양의 말대로, 린트블룸 양의 바구니엔 이번 민트초코 상품의 거의 30%정도되는 양이 들어있었어요.


거의 종류별로 1개씩 집어든 거같네요.


저는 바코드 스캐너로 상품들의 바코드를 찍기 시작했어요.




" 삑. "



" 흐음... 난 그냥 민트초콜릿으로 해야겠어. "



" 삑. "



" 블랙이랑 다르게 우리 그리폰은 너무 고민이 많다니까~? 사령관님을 위한~ 가사는 그렇게 막힘없이 쓰더니만~ "



" 제발 여기선 좀 닥쳐줄래..? "



" 아이쿠. 이 이상 말하면 금방이라도 내 머리에 불주먹이 꽂히겠는걸? "



" 삑. "




" 삑. 삑 .... "




잠시후.



길고 길었던 바코드 스캔이 끝나고..



" 휴우.. 많이 기다리셨죠? 총 19스티커입니다.. "


" 응~ 근데 설마 이 귀여운 린티가 이정도도 못기다리겠어~? 자! 여기! "



린트블룸 양이 뽀끄루 스티커 2장을 제게 내밀었어요.


그러자 저는 POS기를 열어 모모스티커 1장으로 거슬러 주었어요.


그리고 린트블룸 양이 상품을 정말 많이 샀으니 봉투도 큰걸로 드렸어요.


봉투에 상품들을 하나씩 담아준 뒤 린트블룸 양에게 가득찬 봉투를 내밀었어요.



린트블룸 양은 봉투를 받은 뒤 시식테이블로 갔어요.


블랙 하운드 양과 그리폰 양을 앉아서 기다릴 모양이에요.



그리고 곧바로 블랙하운드 양과 그리폰 양이 카운터 앞으로 왔어요.



" 삑. 삑. "



딱 두번의 스캔에 끝난 계산..



" 2 스티커입니다. "



" 응~ 여기. "



블랙하운드 양이 기다린 듯이 모모스티커 2장을 내밀었어요.


하긴.. 많이 기다렸지..





계산이 끝나고,


블랙하운드 양과 그리폰 양도 린트블룸 양에게 합류했어요.


시식테이블에서 먹고갈 생각인가봐요.



" 부스럭. 부스럭. "



" 린티는 기여운 아이스크림 부터 먹어야지~ "



다 들으라고 하는 듯한 혼잣말을 하는 린트블룸양과 달리


블랙 하운드 양과 그리폰 양은 조용히 손에든 상품들의 포장지를 뜯었어요.



그리고 린트블룸 양은 아무렇지 않게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물더니,



" 그나저나, 너네가 어쩐일로 민트초코를 먹겠다고 했대? 혹시..


이 귀여운 린티를 따라하려고 한거야? "


" 따라하긴 무슨.. 그냥 궁금해서 산거지.. "



그리폰 양이 민트초코우유의 입구를 뜯어내며 말했어요.



그리고 표정을 찡그리며 고민을 잠시 하는듯 하더니, 우유 곽의 입구에 입을 갖다대 한모금 마셨어요.


그와 동시에 블랙하운드 양도 민트초콜릿 한조각을 떼어내 입으로 넣었어요.



저는 카운터에서 그들을 지켜보았어요.



잠시후, 둘의 표정은 묘해지기 시작했어요.



" 으으... "



블랙 하운드 양이 먼저 단말마를 뱉어냈어요.



" 엄청 상쾌한데 엄청 달아... "



그와 달리 그리폰 양은 아무말 없이 입안 내용물을 꿀꺽 삼키더니,



" 으으... 이거 완전 내 취향 아니야... "



민트초코 우유의 입구를 닫아버렸어요.



" 이 이상 못먹겠어.. "



" 역시 이럴줄 알았어~ 블랙이랑 그리폰은 확실히 싫어할거 같았는데.


으음~ 역시! 이 린티린티초코는 귀여운 린티에게만 어울리는 음식이라니까~? "



린트블룸 양이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물며 말했어요.



" 냠..냠.. 근데 쪼끔 아이러니하네~ 우린 명색이 민트초코쉐이크인데 우리 굿즈를 먹을수 있는게 나뿐이라니! 에헤헤헷! "


" 이거 우리 굿즈 아니라고.. "




이를 본 저는..




'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저러지..? '





또... 그놈의 호기심이 발동해버렸어요.




저는 아까 업무테이블에 올려둔 민트초콜릿을 집어들었어요.


그리고 조용히 포장지를 뜯었죠.



" 야, 린티.. 이거 너 다 마셔.. "


" 으으.. 삼키니깐 느낌이 더 이상해.. "



저는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도 무시하고 포장지 뜯기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민트초콜릿..



포장지 바깥으로 드러난 민트색과 중간중간 보이는 초콜릿의 갈색의 조화가..


왠지 식욕을 좀 떨어뜨리네요.



' 이거.. 먹을수는 있는건가..? '



저는 눈앞에 민트초콜릿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드디어 민트초콜릿 한조각을 떼어내 입으로 넣었어요.




....



계속 민트초콜릿을 씹어보았어요.




" 오옷? "





...이 맛은!?




씹을수록 민트초콜릿이 녹으며


민트의 상쾌함이 입안을 싹 감싸면서 후속타로 들어오는 초콜릿의 단맛..










" 오오오오옷?! "








의외로 맛있







" 우에에에엑... "




저는 휴지를 휴지곽에서 뽑아 휴지에다 민트초콜릿을 뱉어냈어요..


이걸 어떻게 먹는거야...



마치 치약을 먹고 초콜릿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만약 삼켰다면 어제 마신 맥주와 함께 역류할 뻔했어요..




도대체 린트블룸 양은 이걸 어떻게 먹는걸까요..



" 으으... "



입안에 남은 민트초코가 기분을 묘하게 만드네요.



이로써 확실해졌네요.



저는 민트초코와 좀 안맞는 모양이에요..






정산



손님:


P/A-00 그리폰


P/A-8 블랙 하운드


T-29 린트블룸



구매 상품:


민트초콜릿 1, 민트초코도넛 1,민트초코파이 20EA 1,

민트초코볼 1,민트초코피자 1,민트초코 우유 1,

민트초코 아이스크림1,민트초코 참치 1,

민트초코 비스킷 1, 민트초코바 1


민트초콜릿 1

민트초코우유 1



수익: 


x2

x2



거스름돈:


x1








번외.





1주일 후.



저녁 7시.



C번 휴게실.





C번 휴게실 안에는 달콤한 향기가 났다.



그 휴게실 가운데 테이블의자에 앉아있는 아우로라.



왜인지 벌벌 떨고있다.



그리고.. 벌벌 떨고있는 그녀의 뒤에는,


오르카호의 주방장, 소완이 서있었다.





" 아우로라 양. "



소완이 천천히 걸음을 내딛으며 아우로라를 불렀다.




" ㄴ..네.. "


" 우리 주방팀이 FF상품을 만드는 이유, 아시옵니까? "



잠시 조용해진 휴게실에는 소완의 발소리만이 작게 울렸다.



" 네... 알죠... 사령관의 명령때문...이죠.. "



아우로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FF상품을 만드는 이유는 또 있사옵니다.



그건 바로,

FF상품으로 낸 수익으로 받는 주인께서 하사하시는 포상,


그리고 요리사로써의 자부심이 걸려있기 때문이옵니다. "



소완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아우로라 앞 테이블을 지나갔다.



잔뜩 겁먹은 듯한 아우로라의 눈이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 분명, 1주일전에 아우로라 양은 자신하셨잖습니까. "



" .... "



" 민트초코를 온갖 음식에 넣어서 편의점에 팔면 대박이 날거라고 말입니다.. "



" .....


대박이라곤 안했는데.. "



" 크흠. 그때.. 주인께서도 허가를 내렸사옵니다만.. 민트초코 상품들의 편의점 매상이 어떤지 아시옵니까? "



" .... "



소완의 질문에 아우로라는 대답하지 못했다.



" 첫날에 고작 30%밖에 팔지 못했고


그 이후로는 거의 못팔았사옵니다. 그와중에 민초참치는 하나밖에 못 팔았지요. "



소완의 째진 눈이 좀 더 가늘어졌다.


그 시선은 아우로라를 향했다.



" 그리고 소각장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민트초코 상품들의 내용물들... 후훗. "



소완이 비웃자 아우로라의 눈이 더욱 뱅글뱅글 돌았다.



" 아우로라 양, 요리사로써 가장 기분이 편치않을 때가 언젠지 아십니까?


누구든지 우리가 만든 음식을 남기는 것을 보았을 때이옵니다.


헌데 소각장에 돌아다니는 그 것들을 보니, 1주일동안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사옵니다.


아우로라 양이 이 기획을 내놓으셨으니, 제 상처받은 기분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겠군요.. "



" 하..하지만... ㅈ...전... 민초참치같은건 만들자고 한적도 없었고..


그렇게 많이 만들자고 한적은 없었는데..! "



그때,



" ! "



아우로라 눈앞에 있던 테이블에 식칼이 날아와 꽂혔다.



" 히익!? "



아우로라가 깜짝놀라 몸을 뒤로 뺐다.



" 각오는 되어있으시겠지요? "



소완이 테이블에 양팔을 포개고 몸을 숙이며 말했다.


소완의 얼굴과 아우로라의 얼굴이 똑바로 마주쳤다.



" .... "



아우로라의 뱅글뱅글 도는 눈과 소완의 째진 눈에 서로의 모습이 비친다.






" 지금 당장 취사장으로 가서 구석구석 쇼핑을 하십시오.


오늘 밤에 제가 직접 확인해볼 것이옵니다. "



※쇼핑(soaping. 해군의 청소 용어. 육군으로 치면 믹싱)






" .....


네에... "





그 날 밤, 주방에서는 수세미질 소리가 새벽이 될 때까지도 들려왔다고 한다.





end.






이번 편 모티브




여러분도 명절날에 큰 집이나 고향집으로 내려간다면

민초 상품을 친척분들이나 가족분들에게 선물해보세요


그럼 다음 명절 때부터 확실하게 안 내려갈수 있습니다


단 친척이 민초 좋아하면 계속 내려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