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의 일과

오늘도 햇살이 따스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니 허리와 다리가 살짝 찌뿌둥합니다. 침대에 더 누워 졸음을 즐기고 싶지만 그러면 도련님이 기다리실거에요.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단장했습니다. 하늘을 보니 약간 구름이 있네요. 아마도 오후즈음엔 비가 올것 같아요.

문을 나서면 거대한 저택의 복도가 나옵니다. 아, 마침 사모님이 지나가시네요. 사모님께 인사드려보지만 사모님의 눈빛은 그리 안녕하지 못한 모양이십니다.

저는 도련님을 깨우고 같이 학교를 가려합니다. 도련님, 도련님 학교갈 시간이에요. 신사는 지각하지 않는 법이에요.

집사들과 함께 도련님을 깨워 학교로 갑니다. 저택은 어찌나 넓은지 정원을 자가용으로 가로질러 갑니다. 자가용에 타기전 도련님과 함께 주인님께 인사드리고 갑니다. 오늘의 주인님은 기분이 아주 좋으신가봐요.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과 강사들을 위한 공간이 나뉘어져있습니다. 저는 바이오로이드이기에 강사취급을 받는 저는 도련님과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상급생과 하급생이 같이 있을 수 있기에 기다릴거에요.

학교에서 저는 학년이 어린 아이들에게 예절을 가르칩니다. 어설프게 따라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귀엽네요.

지뢰찾기는 잘되가? 시라유리씨입니다. 그녀는 바이오로이드이지만 상급생으로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럼요. 스마일만 누르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거 참 힘들겠네 하필이면 그런 취향이라니
그럼 저 대신 가주시겠어요?
후후, 공간이 좁아서 난 힘들거 같은걸?

다른사람이 들으면 어떤 의미인지 모를 말을 늘여놓습니다. 뭐, 이것도 제 임무니까요.

점심시간에는 시라유리씨와 도시락을 함께 먹습니다. 도련님은 이미 친구들과 함께 있을 것이기에 방해하지 말아야겠어요.

오후 일과가 끝나고 도련님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 집으로 갑니다. 오늘은 꽤나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귀여우니 괜찮습니다.

도련님은 별로 말이 없으십니다. 몇년전 까지는 말이 많았지만요. 사모님께 크게 혼나고 나서 부터 말이 없어지셨어요

집에 도착하면 저와 도련님은 간단한 인사를 하고 각자의 방으로 갑니다. 도련님의 표정이 밝지 않은걸 보니 오늘은 과제가 많나봅니다. 나중에 과외도 받으셔야하니 더더욱 이겠죠.

제 방에 도착하니 편지가 있습니다. 주인님으로부터의 편지입니다. 내용은 저에게 썩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네요.

편지를 뒤로하고 샤워를 하고 실내복으로 입은 뒤 도련님의 예절교육을 위해 방으로 갑니다.

도련님은 어릴 때부터 다른분들께 많은 교육을 받아온지라 완벽한 예절을 지니고 계십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서로의 교육을 집어주고 있죠. 이렇게 하는 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저의 일과가 끝납니다.

하지만 아직 한가지가 남아있습니다. 저는 잠옷을 입은 뒤 주인님의 방으로 갑니다.

사모님과 주인님은 서로 각방을 쓰고 계시기에 제가 주인님 방에 간다는 것을 생각하시진 못할 거에요.

주인님 방에 도착한 저는 주인님이 편지에 명시한대로 속옷을 드러내 보입니다. 주인님은 기괴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흡족해 하시네요.

편지에는 제 우산에 갇힌채 너와 함께 하고 싶다고 적혀 있었습니다.그래서 제 한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었습니다.

주인님은 어떻게 그런 부자가 되었는지 모를만큼 급하게, 그리고 거칠게 제 몸을 탐닉하셨습니다. 서두를수록 가난해진다는 말은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었을까요?

주인님은 연한 꽃잎을 들추고 저는 푸른 꽃잎을 펼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원하는 척, 몸을 뒤섞습니다.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은 저렇게 역겹지 않다고, 오히려 아이들이 사랑을 더 잘 알것입니다.

그렇게 아래로 내리 핀 푸른 꽃의 수분이 끝나고 저는 제 방으로 물러납니다. 얼마나 거칠었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허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저는 나갈때도 예절을 잊지 않고, 아픔을 참고 물러납니다.

문을 닫고 옆을 보니 사모님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 뺨을 때렸습니다. 충격으로 돌아간 고개는 다른손의 식칼을 보았습니다.

저를 뒤로 밀쳐버린뒤 방문을 열고 들어간 사모님은 주인님을 피안 꽃으로 물들여 버리셨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바로 방으로 돌아왔기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주인님은 예쁜 꽃이 되셨을 겁니다.

저는 가방을 열고 귀퉁이에 숨겨진 수신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여기는 엘리, 폭탄을 성공적으로 제거하였습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