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맥주 감상이 될 것 같다 한동안 간을 쉴 생각이다.

사실 방금 먹은 파타고니아 바이세가 내 기분을 좆같이 망쳐놨다 시발 당분간 맥주 싫어짐




일단 구스 아일랜드 IPA. 꽤 짙은 호박색에 놀람. 

IPA 좋아하는 사람들은 구스 시리즈 중엔 이걸 제일 추천함.

덕덕구스 세션 IPA도 나쁘지 않지만 홉의 쓴맛이 좀 약한 편이라 그거 즐기는 사람한테는 아쉬울거 같고,

과일향이 강한 편이라 그런 거 싫어하는 맥덕들에게는 안 맞을수 있음. 

구스312는....음.....위트에일인데....난 그거 별로더라고. 이도저도 아니라서....

구스 아일랜드 IPA는 확실히 '나 IPA예요'하고 주장하는 일반 맥주보다 도드라지는 쌉싸름함,

그만큼 튀는 향기와 맛도 이 정도 가격대에선 충분히 납득할 만큼 괜찮다고 생각함. 

편의점에서 주울 수 있는 IPA로서는 나무랄 데 없이 좋은 편임. 추천할 만함.



다음 타자인 바르슈타이너로 가자. 사실 본론은 얘다.



바슈타이너 프리미엄 필스너

독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라거-필스 중 하나라고 함. '맥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야 때깔 곱다 고와. 멋진 황금색과 흰 거품의 조화 보소.


빛을 비춰봄. 진짜 투명하면서 깊이있는 황금색이네.



마신다!




씨발.


왜 이걸 이때까지 안마셨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누가 '라거 뭐가 제일 맛있어요?' 물으면 '니 꼴리는 대로 마셔보고 정해'라고 했는데 그게 솔직히 칭따오나 하이네켄이나 칼스버그나 그냥 취향따라 갈린다고 생각했거든. 굳이 내 1순위를 꼽으라면 필스너 우르켈이었는데 우르켈은 존나 써서 우르켈 매니아 아니면 그거 남한테는 추천하기 힘들었고. 


근데 와...바슈타이너 님께서 오늘 제 마음 속의 라거-필스너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일단 거품에서부터 충분히 느껴지는 맥주의 좋은 향기. 시원하게 한 모금 들이키자 느껴지는 풍부한 필스너 특유의 풍미가 우아할 정도로 입 전체에 잘 퍼져나가며 느껴지고, 탄산의 자극과 홉의 쌉쌀함도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아주 적절한 느낌으로 배합되어서 목구멍을 넘어가면 잡스런 맛은 남지 않고 아주 깔끔하게 흩어짐과 동시에 약간의 구수한 뒷맛이 만족스런 여운을 남긴다. 너무 좋아서 바로 음미가 끝나자 다음 한 모금 들이키고 싶어짐.


마치 옆에서 뭘 해도 노련해 보이던 어릴 적의 믿음직스런 친척 아저씨가 등을 딱 두드리면서 

"마 이게 맥주 아이것노! 뭔 가향이니 밀이니 허브니 그런 잔수작을 왜 부리나 보리맥아랑 홉으로만도 이래 잘 되는데 안 그르나? 으이!"

이런 느낌임.


퍼펙트임. 다음에 누가 라거 뭐가 제일 맛있음 추천좀 하고 물으면 주저 없이 '바르슈타이너 프리미엄 사. 4캔 사'라고 대답할거임. 

별점 5점 만점에 5점. 땅땅. 맥주의 여왕이란 별칭이 허세가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좋은 맥주였다.


에일파인 저를 이 정도로 필스너에 굴복한 암컷으로 만들다니 응기잇 바슈타이너의 극태보리쥬지 너무대단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