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lastorigin/33370432(1편)


자격증 시험과 추석, 주말 근무의 삼중고를 넘어 드디어 써왔어 형들...


살 많이 붙여서 쓰는 타입이라서 완성이 많이 늦어버렸지만, 그래도 얼추 완성해서 이렇게 올령.


다시 말하지만 난 캐릭터 분석이 완전하지도 않고, 전술기록을 봐도 모르는 게 태반이라 어색한 부분도 많을 거고, 이게 왜 있나 싶은 서술도 있을거야.


설정이나 캐릭터 이해도 딸리는 것 좀 봐주면서 읽어주면 많이 고마워 할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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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로 침대 정리는 얼추 끝났고, 다음은..."


과로가 안겨주는 육체적 피로. 미움받는 연극의 심리적 피로. 이들을 배로 가중시켜 주는 불충분한 숙면.

이 괴로움의 쓰리 쿠션이 작은 체구를 짓누르는, 의식의 각성으로 소멸해 가는 잠기운이 마지막으로 발악하는 이른 아침. 오전 5시 36분경.

복수극을 밤 늦게까지 구상한 것도 모자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잠이 부족한 현황에도, 침구를 정리하는 사령관의 움직임은 빠릿빠릿 하기 그지 없다.


"어디... 다음은 먼지인데. 먼지떨이가 어딨더라..."


오늘은 근 4일간 오르카 호의 모두들로부터 겪었던 '미움받는 약'의 연극, 그 주인공으로서 받은 미움을 '다른 형태'로 되돌려 주는 날. 

간밤에 구상한 복수극을 실행에 옮기는 d - day였기에, 사령관은 그 성공을 위해서라도 아침 기상부터 뒤의 행동까지. 전부 제 혼자서 빠르게 해결해야만 했다.

앞서 언급했던 '다른 형태'. 이것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메이드들을 비롯하여, 바이오로이드 전원에게 치명적으로 효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좋았어. 일단 내 팔이 닿는 데까지는 다 털었으니까... 이제 이것만 버리고 씻어야겠다."


짧은 팔과 다리로 힘겹게 모은 먼지들과 머리카락 등까지 쓸어서 버리고 나니, 단정하게 정돈이 됀 침실이 눈에 훤했지만.

그 여운 아래서 숨을 돌릴 틈 따위는 없었고, 최대한 빨리 씻고 나와서 스스로를 정돈해야 하는 일이 다음 차례에 있었으니.

청소도구를 한 곳에 가지런히 정리한 사령관의 발이 향하는 곳은 화장실. 당연히 세안과 머리 감기가 목적이었지만, 이에 쓸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현황이라.

씻는 과정도 최대한 간결하게 해치우고자. 그는 사용하는 용품도 샴푸와 비누로 줄였고, 그 뒤는 수건으로만 대충 해결하느라 머리카락의 물기가 여전히 선명했다.


"어디... 옷은 여기 편한 것들로 입고, 제복은... 모자랑 외투 외에는 사이즈별로 다 꺼내놔야지."


평소와 다른 흐름으로 흘러가는 하루인 만큼, 입는 옷 또한 업무를 위해 늘 입던 제복이 아닌 간편한 사복류. 반바지와 반팔 셔츠 만이 사령관의 몸에 걸쳐졌다.

반면, 본 흐름이었다면 입었을 모자. 상, 하의. 외투로 이루어진 제복은 사이즈 별로 전부 꺼내지는 이내, 제 주인으로부터 침대 위로 고이 모셔지기만 할 뿐.

그 이상은 조금도 건들지 않고, 거들떠 보도 않으며 침실과 화장실의 청결 상태를 재확인 하는 그의 행동을 보아하니.

사령관 직책의 증명이 되는 그 제복들은, 제 주인으로부터 그 가치와 용도가 더 이상 의미 없게 되버린 것만 같았다. 마치, 자리를 내려오는 등의 이유로 말이다.


"침실 상태... 문제 없음. 화장실 상태... 아까 빠진 머리카락 다 흘려보냈고, 또 물기만 마르면 되니까... 문제 없음. 챙길 것도 챙겨 놓았고... 좋았어, 준비 끝."


물기가 여전한 청결 상태. 의무를 수행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복장. 눈 밑 다크 써클이 선명한 피로 상태 등등.

여러가지가 평소 흐름과 동떨어져 완전치 않음에도, 사령관에게는 만연하는 만족스러움은 결코 당사자가 아닌 한. 이상하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당장 이 꼴을 바닐라나 콘스탄챠 같은 전속 메이드들이 아니더라도, 불특정 바이오로이드에게 들켰다간 그럼 못쓴다며 교정하려 들 것이 안봐도 비디오지 않겠는가.


"그럼, 슬슬 나가볼까."


하지만, 이건 복수극의 실체를 모르는 이들 - 그를 싫어하는 연기 중인 함내 바이오로이드, 사건의 전말을 아예 모르는 AGS에게만 국한된 이야기.

그가 근 4일간 받은 미움과 괴롭힘을 어떤 방식으로 돌려줄 것이고, 앞서 언급했던 '다른 형태'가 무엇인지 또한 알게 된다면.

완전치 못한 만큼 충족되어야 할 그 부족함들이, 오히려 지금의 그에게 있어 얼마나 필수불가결적인 것들인 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페더는 교대하러 갔는가 보네. 오히려 좋지, 방해할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없는 게 더 나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하는 얼굴로 방을 나서는 직후. 이번 야간 경호역을 맡았다고 들은 스노우 페더 대신, 그를 맞이하는 적막함.

의아함에 사령관의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곧, 그녀가 맏언니와의 교대를 하려 자리를 떠났다는 사실이 뇌리를 스쳐오자.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그의 발걸음은, 이 기쁜 감정을 최소한이라도 표현해보겠다는 마냥. 어딘가로 나아가는 그 속도에 가속을 붙인다.



"저런 어린이 몸뚱이로 아침 일찍 걸어다닐 거라면, 차라리 늦잠 자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말이지."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 건 좋지만, 저런 작고 나약해빠진 몸으로 뭐가 가능할련지 몰라. 뭐, 청년 몸뚱이래도 다를 건 없겠지만은."



물론, 걷는 도중에 사령관 만큼 일찍 기상한 바이오로이드 몇몇과 만나며, 그를 기피하는 행동이나 작은 신체를 조롱하는 등. 진심 아닌 악의를 내비치긴 했지만.


그 때의 그녀들은 알았을까.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오르카의 위기를, 자신들이 막아낼 수 있었다는 것을...








"우리 공주님? 아침이 밝아왔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착한 아이죠?"





"끄우우... 벌써 아침이야...? 더 자고 싶은데에..."


늘 찾아오기에 익숙하지만, 막상 맞이하면 새롭기 그지 없는 아침. 알람이 귀를 때리면서 시작되는 하루 아래.

오늘도 오르카의 식구들은 스스로, 혹은 다른 이의 도움으로 잠에서 깨어나고, 저마다의 할 일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안드바리, 벌써 창고 정리하러 가? 아직 일과 시간도 아니고, 밥도 안먹었는데?"




"아침부터 보급품 받아가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리고, 보급관인 제가 창고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어요? 아침 식사할 때 다시 봐요!"




"조심히 다녀와, 안드바리."




"도움이 필요하면 바로 연락하고."


보다 중요하지 않고, 덜 중요하지도 않은 저마다의 일과가 시작되기 전까지, 기상 직후부터 달라붙고 있는 잠기운을 떨쳐내고자.

각자의 침구에 쌓인 먼지를 털거나,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씻는 등. 직위에 따라서 바쁘게, 혹은 여유롭게 개인 정비를 하고 있는 이 시간.





"어디... 방송실 키가... 여깄다!"


철충 소탕과 더불어, 함내 방송을 업으로 삼는 스프리건이 속한 아이언 메이든 부대는, 호드 만큼은 아닌 자유로움과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떠들썩 하다.




"칼리~! 나 면도날 좀 가져다 주라~!"



"아? 화장실 수납장에 예비 날이 아직 남아있을 텐데? 아니, 그것보다도 면도날 간 지가 언젠대. 벌써 또 가는 거야?!"


이 부대의 아침을 장식하는 분위기의 정체라 하면, 당연히 하루 단위로 수북해지는 대장 - 블러디 팬서의 은밀한 그곳과 겨.

괜히 '수북'이란 수식이 붙는 게 아닌 만큼, 깎아내는 양 또한 많다 보니. 면도날을 많이 사용하는 그녀의 신체에 부대원들이 깔깔, 혹은 쓰게 웃거나.

금세 도구의 명이 달리 했다는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등. 세 명이 보여주는 제각각의 반응으로, 시끌시끌 하게 형성되는 것이었다.




"꺄하하! 대장! 갈아 끼운지 이제 1주인데, 벌써 날이 나가버린 거야? 털이 나날이 굵어지는 게 아닌 이상, 그럴 리 없을 텐데~?"



"겍, 스프리건 요 녀석이?! 굵어지긴 뭐가 굵어져 임마!"



"끼, 끼야아악?!! 뭔 그딴 꼴로 뛰쳐 나오고 있는 거야 대장?!! 당장 돌아가서 제모나 마저 하지 못해?!!"



"대, 대장님...! 일단 진정하시고, 아래부터 가려주세요...! 그러다가 칼리한테 얻어맞아요...!"


못하는 소리가 없는 말버릇이 향하는 대상은 화장실에서 고립 상태. 자신 또한 슬슬 제 업을 수행하기 위해, 숙소를 나가야 하는 참.

여러 요인들을 약삭 빠르게 이용해서, 한 방 먹이고 빠지는 스프리건의 특성이 오늘은 대장부터 화려하게 작렬하니.

치명적으로 정곡을 찔린 나머지, 하반신이 태어날 적 그대로 나오려는 팬서를 진정시키려 나선 이오나, 그 과정에서 못볼 꼴 보고 소리치는 칼리만 불쌍할 뿐이로다.



"히히! 나는 아침 방송을 위해서 이만~!



"?! 야! 기름 붓은 주제에 어딜 빠져나ㄱ... 아아악!! 아침부터 속에 든 것도 없는 사람이 힘은 또 왜이리 쎄?!!"



"끄... 끄아아아...!"



"이오! 칼리! 이거 놔! 내가 오늘 스프리건한테 내 털 굵기를 제대로 보여줘서, 다시는 이런 이야기 못꺼내게 만들어줄 테다!!"


방송실 카드키의 고리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면서, 유유히 빠져나가는 저 발걸음이 참으로 야속하기 그지 없었지만.

지금은 반라의 대장을 막는 게 한계인 칼리와 이오로, 정당한 명분을 들먹인 스프리건의 발까지 막을 수단이 있을 리가.

뭔가를 더 할 수 있다고 한들. 팬서가 이대로 나갔을 때 겪을 부대의 치욕에 두려움을 가지는 것 밖에, 그 둘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치직, 치지긱... ~]


하지만, 함내 스피커에서 갑작스럽게 흘러 나오는 노이즈란 우연, 혹은 필연이 작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리라.

그것도 이 노이즈의 근원 되는 방송실 담당자. 스프리건이 아직 숙소에 남아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 엥? 뭐야, 왜 방송 시작 노래가 나오는 거지? 나 아직 안나갔는데에엣?!!"



"잡았다... 요 녀석!!"


방송실 권위자의 부재에도 무리 없이 시작되는 방송. 이 무슨 모순적인 일인가 싶어, 순간 벙쪄있던 스프리건의 어깨 위로 무게가 실려오니.

이내 고개를 돌아 본 그곳에는, 이오와 칼리스타의 수비를 뚫고 온 블러디 팬서가 살인적인 미소로 면도기를 들고 있었더라.

그녀가 좀 전에 뱉었던 말마따나, 굵직한 털 몇몇이 면도기에 꽂힌 채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는데...

이 다음부터는 팬서가 뱉었던 말마따나가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로다.





"자, 어디 한 번 제대~로 확인해 봐라, 스프리건... 내 털이 최근에 굵어졌는 지, 여전한 지를!!!"



"히, 히이익?!!"


멀리서 보고 비극이면, 가까이서 보면 또 얼마나 심각하리. 감히 칼리스타가 겪었던 것도, 이 만큼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라.

허나, 이제와서 후회한들 뭘 어쩌리. 엎질러진 물 아니라던가. 대장의 정곡을 찔러서 발목을 붙잡혔으니, 이젠 그 대가를 치를 시간... 이었다만.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방송을 시작하는 노래를 뒤이어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이번에는 블러디 팬서의 비교적 여유로운 손을 멈춰 세운 지라.

대장의 엄벌로 호되게 당할 참이었던 스프리건은, 간신히 소중한 시야를 지켜낼 수 있게 되었... 지만.

그녀 또한 경직된 그대로, 스프리건의 어깨를 잡고 면도기를 들이미기 직전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시선을 스피커에 고정하고 있었다.




[어디, 마이크나 다른 장비등에 이상 같은 건 없고... 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르카 호의 사령관입니다.]



"... 아침부터 왠 사령관 목소리지?"


허기진 상태로 기력을 다한 이오와 칼리스타의 이야기도, 앞의 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달까.

방금 함내 스피커에서 흘러내려, 팬서와 스프리건을 경직시킨 이 귀에 익은 목소리.

마치 변성기를 지나는 듯, 굵은 듯 가벼운 소년의 음성에 고개를 들어올린 두 사람은,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제 의문을 과시하고 있었다.

다른 부대의 인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 뻔한 상황 아래. 이 넷의 뇌리를 지나치고 나오는 결론은 각자의 말투에 따라 달랐지만, 그 본질은 똑같았다.



[모두 각자의 일과를 시작할 참에 갑자기 방송하게 돼서 송구스럽습니다만, 그래도 전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는 지라. 이렇게 아닌 때에 방송을 켜게 되었습니다.]



"자기만 미워하고 있는 이 시국에 왠 방송이지? 아니, 전해야만 하는 이야기는 또 뭐고?"


멸망 전 생존 개체부터 지휘관 개체까지의 인정을 한 몸에 받는 놀라운 지휘력과, 썩어 문드러진 상처 조차 따스하게 안아주는 자애로움으로 나아가.

오르카라 이름 붙은 텅 빈 잠수함을, 인류 최후의 방주란 명칭에 걸맞는 항공모함으로서 성장시킨 마지막 인간 - 사령관.

그러나, 지금은 가고시마 지부 건 이후로 쌓인 스트레스 풀이를 위한 서프라이즈로, 잠시 바이오로이드 전원으로부터 미움받는 주인공이 되었을 터인데...





"사령관 님 목소리를 방송에서 들어보는 건 간만이지 말임다. 그런데 뭔가 영 꺼림칙한 느낌이 감도는 게, 조금 불안하지 않슴까?"



"그러게요. 평소였다면 그냥 오늘은 사령관 님이 기상 방송을 하시는구나 했겠는데,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하시니..."



"주인님이 평소 깨어나시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 방송은 상당히 이례적인데..."



"... 상황도 상황이라, 여간 불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네요. 특히 저 전해야 할 이야기라는 게..."


어쩐 이유로 이 돌발 행동이 가져올 후폭풍에 두려움을 가지지 아니 하고.

연기된 냉대에 위축된 모습을 보이던 과거를 떠올리면, 분명히 튀는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을 가할 것이 틀림 없음에 불구하고.

모두가 깨어나 자기 할 일을 위해 준비하는 이 아침 댓바람부터, 스프리건이 하던 방송을 주도하고 무엇을 전하려는 것인가.

여기 아이언 메이든부터,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갈 준비를 하던 스틸라인, 맏언니가 경호를 교대하기 직전의 컴패니언...



"... 사령관 각하께서는 대체 어떠한 비보를 전하려고, 이런 여명이 다하는 시각에 직접 연설을 하시는 건지..."



"RF87 로크. 지금 귀관이 들고 있는 리튬 배터리, 당장 먹지 않겠다면 내게 양도하도록."



"지휘관이란 직급이, 남이 먹던 배터리를 뺏는 걸 정당화 하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닐 텐데요. 알바트로스 지휘관."



"배터리 싸움은 그만두거라, 모두들. 지금은 맹우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느냐."


AGS 격납고에서 각종 배터리들의 향연이 펼쳐진 뷔페를 즐기거나, 내가 먹겠다고 다투면서 이 서프라이즈와 아예 무관계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AGS들 등등.

함내의 모든 인원들의 의문과 이목은 그와 스피커로 향했고, 사령관이 전하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저마다의 불안을 표하며 수군거렸지만.

이내 뒤따르는 그의 이야기가 다시 스피커에 흐르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마냥. 잠시 입이 굳게 닫혔다.



[여러분들 스스로도 알고 계실 것이고, 혹은 자각하지 못하고 계시던 이야기일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나흘째인가요. 여러분들의 저를 대하는 태도가 갑자기 싸늘해진 건.]



"... 하?"



"서, 설마..."


AGS들의 경우에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을 넘어, 비현실적이라고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야기라서.

바이오로이드들의 경우에는 불안이 심리와 현실의 경계를 넘어,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고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야기라서.


[그 네흘. 여러분들에게 냉대와 냉소를, 심하게 말하면 조롱과 멸시를 받던 4일간. 저는 줄곧 생각해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갑작스런 태도 변화를 보이는 건 어째서일까. 하고.]



"... 상관을 향한 하극상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고 있었다는 건가...?!"



"아... 아무렇지도 않은 줄 알았는데... 사실 아니었던 거야...?"


이성적이고도 감정적인 칼바람이 차별 없이 휘몰아 치니. 폭풍으로 변질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래도 모자랄 것 없으리라.

겉으로는 멀쩡한 척. 괜찮은 모습이 늘 일관된 사령관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에, 다시 일어난 수군거림은 이전과 세기를 달리 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사령관의 고백이 거듭될 때마다. 그 수군거림이 후에 어떻게 변화할 지는, 감히 아르망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안에 든 내용이, 그가 '미움받는 주인공'으로 있는 동안 감추고 있었던 심정이 어떠했는지 몰랐기에.


[사령관 직책으로서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서? 결국은 구인류와 다를 바 없는 주제에, 위선적으로 행동해서? 최고 군수통자로서 갖춰야 할 능력이 없어서? 아니면... 그냥 꼴보기가 싫어서?

이외에도 여러가지 가설이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그 가설... 아니, 사실들 전부에 의해 이 상황이 벌어졌다고 밖에 저는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 아냐... 뭐가 꼴보기가 싫다는 거야... 잠시라도 안보이면, 바로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왓슨인데...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안심되는 그런 사람이... 우리 왓슨인데에..."

[그리고, 앞에서 말한 위선적인 사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결국은 구인류와 다를 것 없는 녀석이라 할 지언정, 전 적어도 그것들과 동류로 있고는 싶지 않았습니다.

또한,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고운 태도로 다가오면, 고운 태도로 받아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 자신인지라.

전 여러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라도, 호의를 베풀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제 개인 시간을 사용해서 말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는 등... 염치 없지만, 전 제 스스로도 대견하다 할 만큼...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그, 그래. 사령관도 알고 있잖아...! 사령관이 우리를 위해서 얼마나 힘을 썼는지...!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하지만... 너무 부족했던 걸까요. 아니면, 여러분들이 처음부터 거부했기에 의미 없는 일이었을까요... 

이런 제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던, 모두와의 신뢰로서 만들어낸 평화로운 나날이... 약 네흘 전부터 갑작스럽게 끊겨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3일째가 되는 어젯밤. 전 깨달아버렸습니다. 여러분들이 그동안 제 앞에서 보여주셨던 온화한 미소와 따스한 태도들은... 서로의 깊은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무안함에서 나오는 반사행위였다는 것을요...]


울적한 분위기의 흐름 따라, 애절하기 그지 없어 눈물이 곧 터질 것만 같은 목소리로 고백하는 사령관의 심경. 

내용이 강렬하다. 목소리에 실린 감정이 강렬하다. 둘 중 어느 하나로 편가를 것 없이, 치명적인 그의 고백은 모두가 어떤 상황인지를 자각하게끔 만들었다.

앞에서 언급했던 비유의 말마따나. 불안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어,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었다.



"... 허어. 허어... 스프리건, 스프리건 양 계시는지요...! 허... 이른 시각에 송구합니다만, 당장... 동행을...!"


그 불안이 앞날에 어떻게 변화할 지,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이를 꼽는다면 결코 빠지지 않을 아르망.

미래 예지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는 그녀가 아이언 메이든 부대에 다급히 달려와, 이 방송을 막을 수 있는 이를 찾고 있으니. 

이 이상으로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건, 그다지 의미 없는 일에 지나지 않으리라.





"... 대장. 나 방송... 방송실 좀 다녀올게. 당장... 당장 가야만 해... 빨리 가지 않으면... 사, 사령관님이...!"



"어... 어...! 어! 얼른 가! 거, 오해. 오해도 가능한 풀고 오고!!"


말 한 마디보다 실천이 더 중요한 현황.

방송실의 출입 권한을 쥔 스프리건이 해야 할 일은, 저 스피커에서 흐르는 목소리의 근원지로 달려가는 것이기에.

아르망은 그녀가 열어젖힌 문 너머, 폐하가 방송으로 전하는 고백 끝에 터져나올 최악의 결과를 막아내는 것이기에.

두 사람은 빈 속의 허기는 따위로 여기는 반면, 계속 귓가에 흐르는 방송에 괴로움을 감추지 못하는 안색으로, 근원지를 향해 있는 힘껏 달려나갔다.









[그리고, 제가 21스쿼드로부터 구해진 뒤로부터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저 사이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이유라면, 역시... 제 능력 부족. 사령관이란 직책에 비해, 터무니 없이 부족한 능력의 탓이겠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흑... 사령관 님은... 능력 부족도, 구인류도 아니라고요... 흐우으... 그리고, 믿고 있단 말이에요오...! 흐아아앙...!"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주모자이고, 방관자이기에 그 업보를 피할 수 없을 [미움받는 주인공 서프라이즈]. 

선의를 악의로 돌려받은 무고한 피해자, 사령관의 마음 깊이 뿌리를 내린 오해를 풀고자. 해결책을 쥔 몇몇이 그가 있을 방송실로 달려갔지만.

지금도 들려오는 이 심경 고백을 멈추는 건, 그녀들이 목소리의 근원지에 다다른 뒤에나 가능성을 따질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제와서 꺼내는 이야기지만, 이런 이상한 구조로도 오르카 호는 순조롭게 돌아갔네요... 크흠... 이렇게 능력도 없고,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 녀석인데...

오히려 자기보다 더 뛰어나고 능력있는 분들을 부리는 자리에 앉아서, 최후의 인간이느니 어쩌니 떠받들어지다니... 하하... 흐... 참... 요상해서, 웃음이 다 나오네요... 흐후... 흑...]



"사령관... 내가 잘못했어... 내가 괴롭혀서... 미안해... 거짓말 해서... 좋아하는데에... 싫다고 해서... 으으... 흑..."



"싫어하는 척 해서 미안해... 미워하는 척 해서 미안해... 사령관한테... 으... 사령관한테, 기운을 북돋아주려... 고 했는데... 오히려 더 괴롭게 만들어서... 미안해...!"



"에, 에밀리!! 네오딤도 같이 있다니... 모두!! 여기야, 여기!! 에밀리랑 네오딤이랑 둘 다 여기 있어!! 빨리 와!!"



"네, 네오딤... 끄으윽!! 끅... 커흐으윽...!! 안돼... 진정해애...! 끅...! 네오딤...!!"


그 말인 즉슨, 이 편안한 음색으로 읊어지는 잔혹 동화에 대해 그녀들이 얼마나 귀를 틀어 막아도, 악을 지르거나 발광하는 등으로 거부할 지언정.

오르카를 채우고 있는 이 잔인한 이야기는 절대 모두의 귓가를 떠나가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에 외부로부터의 제지와 오해 풀이가 이뤄지지 않는 한.

지속적인 괴로움에 이성을 놓는 이들의 속출은 결코 멈추지 않음은 물론, 그로 인한 지옥도의 번성에 차질 따위는 없으리란 뜻이었다.


[끅... 후우...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젠 저와 여러분들... 아니, 오르카의 어긋난 부분을 고칠 때가 드디어 왔다는 겁니다. 크흠...! 각 방면에서 뛰어난 여러분들의 능력이, 더 이상 제 무능함에 가려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싫어... 싫어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제 어디가 뛰어나다는 거에요...! 뭐가 유능하다는 거에요...! 전부 사령관 님이 제게 주신 칭찬이잖아요...! 사령관 님이 없어지시면 전부 의미 없는 거 아시잖아요!!!"



"부함장... 님...! 그만, 그만 정신 좀 차리세요...! 끄흑...! 지금 부함장님만 마음 아픈 거 아니라고요...! 저나 네리나 테티스나 용 함장 님이나, 전부 괴로워 미칠 것 같은데도 꾹 참고 있는데에...!!"


오해가 낳은 지옥의 번성을 멈추는 것... 아니, 그 속도를 늦추는 것부터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자기 비하를 섞어서 흐르는 내용이나, 슬픔을 감추려 토해내는 헛기침, 그 둘로서 자연스레 조성되는 분위기 등.

그것들이 한창 최고조에 다다르는 것도 있고, 말투에서 묻어나는 사령관의 눈물기가 짙어지는 것도 있지만...



"... 에. 왜, 안열리지...?"



"... 네?"


그것을 함내의 방방곡곡에 울리고 있는 방송실. 그 장비와 운용하는 이가 있는 내부에, 처음부터 진입하는 게 불가능했다면.

사령관 전용의 마스터 키. 그것 만이 잠금과 해제에 관여할 수 있도록, 그가 따로 조치를 해놨다면... 그 결과에 대해 따로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왜. 왜 이래...! 이거 분명 방송실 키 맞는데, 왜 안열려...?! 왜 안열리는 거야...?! 열리지 않으면 안되는데...?! 열려, 열리라고...! 당장 열리란... 아. 설마...?"



"... 마스터 키의, 특수 잠금 기능... 아뿔싸...!"


사태의 심각성을 다른 누구보다도 빨리 깨닫고, 최단의 루트를 통해 방송실로 달려온 아르망과 스프리건이지만.

그 방의 카드키를 얼마나 읽혀줘도, 이미 마스터 키의 특수한 조치를 당한 리더기의 앞에서는 무력하기 그지 없었다.

언젠가 [이 기능만 있으면, '☆☆하지 않으면 못나가는 방'의 열화판 따위. 무리도 아니란 말씀!!] 하고, 닥터가 자신스럽게 발표하던 것 아니던가.

제 흑심을 이루기 위한 초석으로서 만들었던 제 기술이, 머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음을 깨닫는다면, 그녀의 반응이 참 재밌을 것이다.


[그러니, 시기 적절한 지금 이 순간을 빌어 여러분들께 전합니다.]



"... 안돼. 안돼, 사령관님!! 그만해!!!"


아, 더 재밌는 광경이 막 펼쳐지려는 순간인가. 고백을 마치는 대로 불변의 약속이 완성되는 때가, 기어이 당도하려는 모양이었다.

시기 적절이란 수식의 등장부로 모두의 신경이, 특히 문 하나를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의 것은 보다 싸늘하게 곤두서니.

이에 자극 받은 기자의 직감과 미래 예지 능력은, 제 주인들에게 끝까지 발악하라고 이성을 짓누르며 외쳐선...





"안됩니다!!! 폐하!!! 그 이상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만 하십시오!!! 모든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원하시는 방식으로 제 죗값을 치르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더 이상 말하지 마-"

[저는... 오늘부로 오르카의 사령관 직을 내려 놓고, 인수인계와 바깥 생활의 준비를 위한 4일 뒤... 오르카에서 하선하겠습니다.]


쥔 무장 하나 없는 맨손으로 문을 거세게 두들기며, 닿을 리 없는 외침을 수도 없이 내뱉도록 만들었지만.

그 악을 다해 만들어낸 아르망과 스프리건의 결과는, 고운 섬섬옥수에 멍을 들이면서까지 발악한 결과는... 실로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니, 각 부대의 지휘관들과 진영의 대표들은...]



"... 아... 아아아..."


사령관 직의 사퇴와 하선.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어조에 깃든 단 두 가지. 그것이 스피커에 흐른 뒤로부터, 오르카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문을 두들길 때까지만 해도, 복도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음도 있었건만. 이젠 그 마저 들려오지 않는다.

뒤통수를 맞은 듯, 먹먹한 느낌. 그 선언을 들은 뒤로 육체를 지배하는 이 기운에, 함내의 모두가 굳어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 충격의 근원 다음으로 흐르는 연설에 대해 이처럼 묵묵한 반응이 이어질 수가 없었으니까.




"... 아."


그렇게, 최악의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주저앉은 그대로, 방송의 끝을 알리는 음악을 그저 흘려 들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눈동자의 총기를 잃은 아르망과 스프리건을 마주하는, 철옹성과도 같았던 방송실의 문 너머.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사과하고 싶었던 이가 걸어나왔고, 의외의 상황을 맞이한 그의 얼굴은 당황을 잠깐 내비쳤다.




"... 아... 아아... 폐, 폐하..."


그녀들 또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 스프리건은 입도 뻥끗 못할 만큼의 아노미 상태로 그 반응이 희미했지만.

무너져선 안된다는 일념 아래, 의식을 강하게 부여잡던 아르망의 것은 상당히 선명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걱정을 안길 정도였다.

그의 무엇을 목격했길래 이런 것이냐고 묻는다면, 평상시와 비견되는 부족함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아라.

물기가 흐릿하게 남은 머리, 수면 부족이 만들어낸 다크 써클. 그리고, 그것에 의해 일부 가려졌지만 뺨 위로 존재가 드러난 눈물 자국.

굳이 예지 능력이 사용되지 않아도,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그로부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도야. 그녀는 짐작할 수 있었다.





"... 폐하... 그, 덜 정리된, 모습... 은..."

"..."


걱정스런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방송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아닌 묵묵부답. 시선을 피하는 얼굴로 어색한 듯 이어가는 침묵이니.

이에 폭주하는 죄악감을 견뎌내지 못해, 통제를 잃은 눈물샘과 콧물이 제 주인의 얼굴에 그치지 않고, 바닥 마저 더럽힌다.

후회를 실은 파도가 뇌내를 수도 없이 휩쓸고, 그 과정이 반복될 때마다 뱉으려던 사죄의 말이 새하얗게 지워지고.

뭘 어떻게 하고 싶어도, 감정을 분출하는 것 외엔 힘을 쓸 수 없는, 진퇴양난이라 수식하기 무리 없을 상태에서 아르망은 그저 훌쩍였다. 그것 만이 할 수 있는 전부였기에...





"... 하... 폐하... 어디, 가시는 건가요... 폐하...! 폐하...!!"


이런 추기경의 나약한 몰골이나, 상대적으로 덜이라고는 결코 못할 기자의 상태를 뒤로 하는 그의 걸음은, 과연 어떠한 심정으로 옮겨지는 걸까.

그녀들을 보고부터 상기되는 괴로운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당장 자리를 뜨고 싶어서?

아니면, 사령관직을 내려 놓은 지금으로선 더 이상 보듬어줄 자격도 없으니. 얼른 사라져 줘야겠다 싶어서?





"머... 멈춰주십시오...! 폐하... 폐... 흐... 아아아...! 흐아아...! 커헉...! 끄으...! 폐하아아아...!! 끄아아아아!!!!!"


그것이 어떠한 의지로 행해지든, 그것은 온전히 사령관의 자유이고, 뒷탈 또한 온전히 그의 몫인 법이다.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이 과거의 제 선택들로 벌어진 현재의 결과에, 목 놓아 울거나, 하나 둘씩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처럼 말이다.





"... 각하께서, 옷을 벗는 것도 모자라... 하선까지... 이 무슨...! 어, 어어... 사고모듈이... 이런...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파랗군ㅇ..."



"로크 공 모듈에 블루스크린이 떠버렸다!! 스트롱홀드 공!! 기간테스 공!! 로크 공 몸체 좀 받쳐주시게!! 저거 무너지면 바닥 거하게 패일 걸세!!"



"어, 엄마... 방금 사령관이 뭐라고 말한거야...? 인수를 인계한다는 게 무슨 뜻이야...? 하선은 또 뭐고...? 뭔지 모를 말들 뿐인데... 나, 갑자기... 뭔가 많이 불안해졌어... 나, 사령관한테 미움받은 거야...? 그런 거야...?"



"아아... 드라코...!"



"안돼... 이럴 순 없어... 저번 아이돌 프로젝트로 좀 더 가까워졌는데... 겨우 솔직해질 수 있었는데...! 이렇게 또 멀어질 순 없다고...!"




"흐아아아...! 흐아아아앙...! 오빠 미안해애...! 괜히 기운 좀 북돋아주겠다고... 끅...! 서프라이즈 같은 걸 해서...! 괜한 일 벌려서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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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일일이 콘 넣으려니까 고역이네... 오래 쓰니까 서술도 엉망이고...


다음 편은 언제 나올지 모르고, 만들 수 있을 지도 몰랑. 딴 소재도 올릴 수 있으니, 굳이 기대하지는 말아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