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한창 신음소리가 들려야 할 방에선 알파의 어색한 연기톤의 목소리와 사령관의 한숨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여....여기서 다 벗고! 제 노예가 되시면 생각해볼게...요"
"아니, 여기서 다 벗고 제 발을 핥는다면, 제 노예로 삼아드릴게요! 간단하잖아. 왜 자꾸 틀려??"
최근 들어 알파를 불러들인 뒤 상황극을 요구하는 사령관 때문에 알파는 눈가에 주름까지 잡힐 지경이었다.
"...사령관님, 그러지마시고 오늘은 제가 알아서 해드릴테니 그만하시면 안될까요??"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선다고.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 너만 보면 하아...."
축 쳐진 자신의 분신을 보며 사령관은 다시 한번 알파에게 메달려 애원했지만, 애석하게도 알파의 연기력은 처참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미안해요, 도움이 못되드려서"
"어쩔수없지.내가 이상한놈인걸 어쩌겠어"
오늘도 불발로 끝난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잠에 들었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멀어질대로 멀어져 있었다.
다음날, 쪽지만 남겨놓고 사라진 사령관이 누웠던 자리를 아쉬운듯 더듬거리던 알파는 해서는 안될 생각을 떠올리고 말았고,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케스토스 히마스 앞으로 이끌었다.
사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케스토스 히마스엔 숨겨진 기능이 있었다.
그건 바로, 지역코드명만 입력하면 언제 어디서든 자매기들끼리 연락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대략적으로 오메가가 있는 위치는 알고 있던 알파는 잠시 망설이더니 알레스카에 설치된 기지국의 코드를 입력 후 연락을 시도하였고, 안받을 줄 알았던 오메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연락을 받아주었다.
"언제 연락하나 궁금했어, 생각보다 빨리 왔네?"
"그....그런거 아냐, 뭘 생각하고 그런 소릴 하는지 모르겠네"
"뻔하잖아, 남자문제겠지"
오메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정곡을 찔린 알파는 대답이 없었다.
"그 남자가 벌써 질린거야?그러니까 남자는 거기만 크고 잘 생겼다고 다가 아니라니까....."
"완전 아니거든? 할때마다 뿅갈정도로 기분좋으니까 그런 문제는 아니야. 그러니까 그게....."
"설마, 너한테 똥이라도 먹였니?"
"아니라니까!!!!"
우물쭈물하던 알파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나한테 자꾸 니 역할을 시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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