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매운맛

*같은 시리즈

먼저 떠나간 이를 그리우며 무적의 용

한 겨울, 사랑했던 그를 그리우며 철혈의 레오나

말하지 못한 사랑을 품고 당신을 그리우며 그리폰

넓은 초원에서 그를 그리우며 신속의 칸

언제나 곁에 있었던 그를 그리우며 블랙 리리스

주군의 빈자리를 그리우며 아르망


----------------------------------------------------------


"바람보다, 빛보다 빠르게 저 하늘을 가르면 행복했는데."


슬레이프니르의 독백, 그녀는 작은 비석에 등을 맞대고 기대며 어둑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그녀의 기분을 대변하듯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며 습도를 높이고 있었다.


하늘을 가르며 적들과 싸우던 시절, 천공의 기사들은 막힘없이 전진하고 적들을 무찔렀다.

지금은 먼 옛날이 된 과거의 전쟁. 철충들을 상대로 한 최후의 전투를 끝으로 전쟁은

승리로 끝이났다.


"이것 봐 사령관... 정말 멋지게 복구가 진행되고 있어."


세상은 언제 전쟁이 있었냐는 듯, 복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드높게 자리 잡은 빌딩들의 스카이라인.

저 멀리 보이는 주거지에서 작게 들려오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이 모든 것들을 만든

과거의 주역들은 모두 이 사회를 위해 크고 작은 곳들에서 일하고 있다.


"나한테도 그런 제의가 왔어."


하지만 슬레이프니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가 하고 싶었다. 언젠가 사령관이

다시 그녀의 가슴에 그 꿈을 심어 주었으니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요즘 내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알아? 하핫. 사령관이 봤다면 정말 놀랄걸?"


아주 유명한 가수가 된 슬레이프니르. 공연을 할 때면 객석이 매진되고 사인회를 할 때면

그 줄이 수천 명을 넘어서는 대기 줄을 만들었다.


"그럼 행복할 줄 알았는데... 역시 사령관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나 봐."


과거의 그 전쟁을 끝낸 마지막 전투, 사령관은 미리 자신의 유전 샘플을 남겨 놓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대가로 더 많은 병력들을 살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모든 영광을 차지해도 모자를 그가 지금은 그녀의 등 뒤에서 그녀를 받아주는 

작은 비석 하나로 남았다. 공식적인 추모비는 다른 곳에 있지만 사령관의 유해가 정말 묻힌 이곳은 

그녀를 비롯해 대부분이 잘 알지 못하는 곳이다.


"미안해... 나는 살아있는데... 사령관은 결국...."


슬레이프니르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녀는 편대장으로써 다른 이들을 이끌어야 했기에

눈물을 최대한 가슴 속에 묻어두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가슴엔 더욱 큰 상처로 남아

그녀의 마음을 옭아매는 듯 조여왔다.


"미안... 미안해... 분명 이럴 때 사령관은 꿈도 이루었을 거니까 내게 울지 말라고 하겠지..?"


그녀는 눈물을 손으로 훔쳐내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꿈은 처음부터 사령관을 위해서

갖게 된 꿈이었다. 홀로 남은 인간이라는 외로운 길을 걷는 그의 곁에서, 


그가 힘들 때 기댈 어깨를 빌려주고 싶었다. 그가 무너질 때 가슴으로 품어주고 

다시 일으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노래를 시작했고 그래서 지금도 노래를 하고 있다.


"요즘 이것저것 많은 노래를 불러. 그래도... 역시 가장 좋아하는 건 사령관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우리들이 직접 만들었던 그 노래가 가장 좋은 것 같아."


슬레이프니르가 하늘을 바라본다. 먹구름이 듬성듬성 낀 어두운 밤 하늘에서 작은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작은 물방울이 그녀의 얼굴에 내려앉으며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숨겨주었다.


"그대에게~~~ 전하는 사랑의 노래~~~"


노래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이 더욱 많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그녀의 얼굴에 내려앉으며 그 눈물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마치 사령관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 같아 슬레이프니르의 눈물은 더욱 굵어졌다.


"하늘 높이~ 날아~ 너에게 안기고 싶어~~~"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대에게. 슬레이프니르의 목소리가 더욱 흔들렸다. 저 하늘 너머에 있을

그대에게 내 마음이 닿기를.. 이 그리움이 잊혀질 수 있도록.. 그녀는 더욱 염원을 담아 노래했다.


"별이 빛나는 밤~ 나 만을 비추는~ 외로운 나를 안아준 그대에게~"


하루하루 커지는 그리움이 잊혀지도록

자꾸자꾸 커지는 그대를 향한 사랑을 담아.


"사랑해!! 너무 보고 싶어!!"


하늘을 향해 그녀가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 잔잔하게 내리는 이슬비, 그리고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지나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마치 먼저 떠나가서 미안하다는 듯. 사령관의 손길이 직접 느껴지는 이 감촉.

슬레이프니르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떠올랐다.


"항상 바라봐줘. 영원처럼 빛나는 수호성이 되어서 내 곁에 있어줘."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것일까. 다시 한번 잔잔한 바람이 그녀를 품어주는 듯

한참을 그녀의 곁에서 머물렀다.


"그리워, 보고 싶어. 그리고... 사랑해."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당신을 그리우며 end


----------------------------------------------------------




좀 늦었지만...

써왔읍니다...


혹시 이 시리즈로 보고 싶은 섹돌을 적어 주시면 언젠가는 써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