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복귀 후 날아온 충격적인 소식.



발할라의 대장인 레오나가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난데없는 청천벽력.

사령관은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발키리에게 물었다.




"...어쩌다 부상을 입은거지?"





이에 우물쭈물하며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눈 발키리.

뭔가 이상하다. 사령관은 그녀를 수상히 여겨 더욱 세게 밀어붙였다.




"발키리, 명령이야. 레오나가 왜 부상을 입은거지? 설마..."





순간, 사령관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생각.

설마, 프래깅...?

아니, 그럴리가... 그런 짓을 할 아이들이 아니다. 다군다나 발할라 부대는 타 군부대에 비해 자매애와 전우애가 특히 뛰어난 편이다.



물론, 레오나는 자뻑이 좀 심하고, 자존심이 센데다, 틱틱대고 까칠한 면을 보이긴 해도, 그녀가 부하들을 진심으로 아낀다는 것은 사령관은 물론 그 부하들까지 다 알고있다.





"...그, 넘어지셨습니다..."





"...음?"





"그... 복귀하던 중, 발목을 접질리시는 바람에..."





"어, 음... 그러니까... 넘어져서 뇌진탕..."





"...네. 그, 제가 말했다는건 비밀로 해주실 수 있습니까? 대장님이 아시면..."





다소 황당하기 짝이 없는 대답.

그녀답지 않게 넘어져서 뇌진탕이랜다. 아니, 바이오로이드인데 겨우 그런걸로 뇌진탕이 오나?

그런 의문도 잠시, 일단 다친 것은 다친 것이니 병문안을 가는게 우선이다.





***





그렇게 수복실로 들어가는 사령관.

문이 열리고, 침상에 환자복 차림의 레오나가 누워있고, 그 옆에서 닥터가 간호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닥터, 레오나는?"





"아, 오빠왔구나. 레오나 언니는..."





그 때, 누워있던 레오나는 사령관을 보자마자 낑낑대며 일어나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를 껴안고는 얼굴을 그의 품에 파묻었다.





"달링~! 나 걱정되서 찾아온거야? 후후, 역시 달링이 최고야~!"





뭔가 이상하다...

레오나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던가?

사령관이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씰룩이자, 닥터는 그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어, 음... 그래. 레오나, 잠깐 닥터와 얘기 좀 해도될까?"





"...흥, 날 두고 다른 여자랑 대화하다니... 자꾸 그러면 나 삐질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볼을 부풀리는 레오나.

평소의 레오나에게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에 충경을 받은 사령관. 그는 레오나가 놀라지 않게끔 애써 침착하게 대답한다.





"어, 그런거 아니야. 그리고 닥터는 어린애잖아? 나는 그런 쪽의 취향은 없어."





"치... 진짜지?"





그제서야 사령관을 놓아주는 레오나.

사령관은 닥터와 같이 수복실에서 나와 복도에서 대화를 나눈다.





"어... 닥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아, 하하하... 일단 너무 걱정해도 될 일은 아니야."





"그, 레오나의 성격이 뭔가..."





"응... 발키리 언니가 그러던데... 복귀 도중에 머리를 돌부리에 부딪혔다고 그러더라."





"어우씨... 엄청 아팠겠는데?"





"음, 그래도 우린 금속골격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큰 부상을 입진 않아. 그런데..."





"그런데...?"





"세뇌모듈이... 고장난 모양이더라고."





사령관은 문득 떠올렸다.

레오나는 전장에서의 냉철함을 유지하기 위해 뇌내에 세뇌모듈이 탑재되어있다고 했던가.

그래서 본심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고, 항상 도도하고 차가운 면을 보인다고 들었었다.

그렇다는건...





"...저게 레오나의 진짜 성격이란 뜻이야?"





"그렇다고... 봐야겠지? 오빠도 알다시피 레오나 언니는 세뇌모듈 때문에 진심을 잘 안드러내잖아. 그런데 그게 고장났으니 아마 평소보다 더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을까?"





"흐음... 어차피 이 근방의 철충들은 모조리 소탕해서 작전에 투입될 일은 없으니, 당분간은 지켜봐야겠네."





"우선, 언니 뇌내의 세뇌모듈은 이미 제거했어. 망가진걸 지니고 있어봤자 좋을건 없으니까."





"...일단, 세뇌모듈을 다시 만들어줘."





"호오... 오빠는 레오나 언니의 솔직한 모습이 싫은거야?"





그 말에 방금 전 레오나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령관.

소녀처럼 해맑게 웃으며 품에 안기고, 닥터와 얘기한다는 말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지 않았던가.


그 모습은 솔직히 말해서...

좀 귀여웠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령관. 하지만, 그녀가 전장에서 보여주는 냉철함도 어찌보면 그 세뇌모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던가.

지금 상태를 유지했다간 나중에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물론 당장 다시 심으라는 말은 안할거야. 그냥... 비상시에 쓸 수 있도록 만들어두기만 해."





"그래, 알았어. 그럼 얼른 들어가봐. 사실 오빠가 들어오기 전부터 오빠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라고."





"아, 알았어."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다시 들어가는 사령관.

레오나는 문에서 등을 돌린 채 침상 위에 앉아있었다.





"레오나, 상태는 어때? 아픈데는 없지?"





"어, 왔구나! 물론이지! 이 정도는 금방 낫는다고~. 이래 봬도 발할라의 대장이잖아?"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는 레오나. 그런 모습이 마냥 싫진 않았던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래, 다행이야."





"핫...! 후, 후훗... 달링의 손, 너무 좋아..."





볼이 발그레헤진 레오나는 그대로 눈을 감은 채 순종적인 강아지처럼 사령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양팔을 벌려 안아달라고 하더니, 그대로 사령관의 품에 안겨서 얼굴을 파묻었다.





"달링... 작전 중에도 달링이 너무 보고 싶었어~. 달링은 나 보고 싶었어?"





"당연하지. 얼마나 걱정했다고."





"우, 후후후... 역시 달링이야..."





그렇게 성격이 바뀌어버린 레오나.

사령관은 한동안 그녀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기로 하는데...






***




머리다친 레오나 프롤로그.



다음 내용은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