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앤젤과


 

탈론페더의


 

                   연애중계


 

안녕하세요, 전 세계에 계신 바이오로이드 여러분.


 

탈론허브의 운영자이자 연애중계의 PD, 앵거 오브 호드의 부관이자 참모 탈론페더에요.


 

오늘은 오늘의 연애중계를 위한 특별한 해설자 분을 모셨는데요.


 

둠 브링어의 부관이자 제2회 미스 오르카 3등.


 

천하제일 마음선거 1위 에라모르겠당의 당대표


 

나이트 앤젤 대령을 모셨어요. 큰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방금 소개 받은 나이트 앤젤이에요. 이렇게 환영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나이트 앤젤 대령은 오늘의 중계 대상의 전문가이신데요.


 

뭐...여기까지 왔으니 숨겨서 무얼할까요.


 

오늘의 연애중계 대상은!


"내가 함락시키지 못하는 바이오로이드는 없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자 세상에 남은 마지막 남자 사령관님!


 

그리고 그 상대는!


"전쟁은 전문가! 하지만 연애는 생초보"

둠 브링어의 지휘관이자 오르카호 대표 순진녀 멸망의 메이!


 

순진녀라...많이 순화시키셨네요.


 

모두가 볼 수 있는 방송을 지향하니까요.


 

모두가 볼 수 없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만약에 되면 추가로 탈론허브 프리미엄에 올릴 게요.


 

여기서 잠깐 광고. 앗! 싸다! 탈론허브의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탈론허브 프리미엄이 한 달에 참치캔 1개! 지금 바로 가입하세요.


 

싸네요?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수익만 내고 있으니까요.


 

수익을 내기보다는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탈론페더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 저는 단순히 관음증 환자로만 생각했는데...


 

관음증 환자이기도 해요. 흐헤헤헤헤헤.


 

......계속 진행하시죠.


                             

네. 나이트 앤젤 대령은    그냥 나앤으로 충분해요.


 

네! 나앤은 이번 중계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저희 대장이 얼마나 보는 이들에게 고구마를 먹이느냐가 관건이겠죠.


 

대쉬할 기회가 생겨도 안 들이대. 상대가 들이대면 피해. 천부적인 재능의 몸뚱이를 가지고 있는 주제에 머릿속은 연애소설이나 만화처럼 로맨틱한 전개를 원해. 꼴에 자존심만 높아서 상대가 굽히고 들어오기를 바래. 경험도 없는 주제에 경험 많은 척을 하면서 자기 스스로 궁지로 몰아넣어.


 

생각만 해도 젖같네.


 

하하...쌓인 게 많으신가 보네요.


 

뭐...이해는 해요...


 

이번 중계를 성사시키기 위해 저희도 고생 했으니까요.


 

......이번 기획은 100퍼센트 적자예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여러분께서 탈론허브 프리미엄을 가입해주셨으니까요! 탈론허브 월정액은 참치캔 1개! 그러나 1년 구독은 참치캔 10개! 하지만! 평생 회원은 참치캔 100개!


 

많이많이 가입해주세요!


 

저희 대장 때문에 지출 엄청 하셨나봐요?


 

......상상 이상이었어요.


 

만나게 하는 것 까지는 괜찮은데...기껏 무대를 마련해도 도망가버리고, 약간이라도 스킨쉽을 하려고 하면 도망가고, 간신히 무드를 조성해도 그 무드도 못 알아차리고...


 

뭐! 괜찮아요! 오늘 그 성과가 나왔으니까요!


 

나앤! 지금 중계대상들의 상황을 알려주시겠어요?


 

네. 앵거 오브 호드 여러분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저희 대장과 사령관님이 데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감개무량하네요...그 대장이 데이트라니...


 

그 데이트 한 번 성사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었는지...열 번 더 하면 리리스 씨 한 분을 모실 수 있는 금액이라고요.


 

하지만 괜찮아요! 메이 대장님께서 행복해지시면 모두 OK입니다!


 

......허들이 높으시네요.


 

......메이 대장님을 믿어보자구요.


 

앗! 말씀드리는 순간 현장에 메이 대장님이 나타나셨어요!


 

앞으로 스튜디오에서는 음성만 전달하겠어요.



와 메이대장님 오늘 예쁘게 잘 차려입으셨네요?

뭐...멋을 안 부리시는 것은 아니니까요. 패션에 둔감하신 것도 아니고


 

 

 


 


후후. 안절부절하지 못해서 머리를 만지작거리시는 것이 귀여우시네요. 완전 사랑에 빠진 소녀 그 자체네요.

소녀스러움이 너무 넘쳐서 문제죠...

앗! 바로 이 때 사령관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미안해, 메이. 늦었지? 오래 기다렸어?

전형적인 늦은 남자의 멘트네요.

공사다망하시니까요.


 

흥! 나를 기다리게 하다니 배짱 좋은데, 사령관?


 

뭐...됐어. 사령관이 기껏 데이트 하자고 했는데 화를 내는 것도 멋 없는 짓이겠지.


 

대신 그 만큼 보충시키겠어.

와? 기획 초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장족의 발전이네요? ...저기...나앤? 우세요?

그간의 역경의 세월이 잠시 떠올라서요.

 

하하. 미안해. 응. 


 

늦은 만큼 메이를 잘 모실게.


 

가실까요, 아가씨?

보통은 오그라들죠? 저 멘트.

보통은요...

 

헤헤...

소녀네요.

소녀죠.


 

첫 번째 데이트 코스는 어디죠?

영화관요.

영화관요?

오르카호 상륙 지점 근처에 아직 기능이 살아있던 영화관을 발견해서요.

와 정말 운이 좋았군요. 영화관이라면 초보 커플들도 소화시킬 수 있는 장소잖아요. 딱히 서로를 위해서 무얼 할 필요도 없고, 이후의 코스에서 화제로 삼을 수 있기도 하고요. 어떤 영화를 상영 중 인가요?

...매지컬 모모 극장판...

.......

.......그거 밖에 없었어요...구할 수 있는...영상이...

제공자는요?

흐레스벨그...

그럴 것 같았어요.


 

......매지컬 모모로 괜찮아?


 

모모와는 지난 번에 같이 작전을 뛰어봤으니까.


 

한 번 정도는 봐도 괜찮겠다 싶었어.

와! 남자를 배려하면서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저 멘트 괜찮은데요? 누가 저 모습을 보고 연애 초보라고 생각하겠어요?

......

.....여기 손수건요

감사해요.

 

팝콘은 어때?


 

팝콘이랑 나초칩 츄러스 치즈볼이랑 핫도그도!

아...여기서 실책이 나오나요..지금 그렇게 드시면 뒤에 있을 카페와 식사는 어쩌실 생각이신가요...

분위기를 살린다고 온전히 매점의 기능까지 살린 게 실수네요...


 

하하. 많이 배고팠나봐?

아! 사령관님도 실책을 범하시네요! 그거 물으시면 안 되죠!

뭐...사실 사령관님께 스킬이 뭐가 필요하겠어요. 그냥 불러서 (삐이!)하면 끝이니......(삐이!) 검열 단어인가요?

이 기획은 전연령을 지향하니까요.


 

사령관이랑 데이트 한다고 긴장해서 아침점심도 못 먹었...


 

아냐! 아무것도 아냐!

아! 이 위기를 이런 식으로 역전시키네요! 아무런 계산 속도 없는 순수한 호감을 이런 식으로 드러내다니! 이거 계산 한 게 아니면 선천적인 선수입니다!

...선수라고 해도 벤치에 앉아있던 기간이 너무 길었지만요.


 

하하하하! 응. 고마워. 나도 사실 긴장해서 점심을 걸렀어. 하지만 저녁을 소완한테 부탁했으니까 허기가 가시는 정도만 먹자.

메이 대장은 제대로 역전만루홈런을 때렸는데 사령관님은 그러지를 못하네요. 무슨 어린아이 달래는 것도 아니고.


 

뭐...사령관이 대접한다니까 어쩔 수 없지.

어린아이 맞아요 저희 대장...가슴은 아니지만.


(영화 상영중)



    


    


   


사령관님은 모모에 빠지신 것 같네요.

은근히 좋아하시니까요. 흐레스벨그랑 대화가 가능할 정도니까요.

그러면 은근히가 아닌데요.

그런데 메이 대장은 반대로 영화에 집중을 못하시는 것 같네요.



    


   


 


아! 조금씩 사령관이랑 가까워지고 있어요! 영화관에서 할 수 있는 은근슬쩍 스킨쉽이죠!

대장이 먼저 다가가다니...오랜 숙원이 오늘 드디어...


  


   


   


아...다시 거리를 벌리네요..

거리를 벌리지 말고 다리를 벌리라고!

자..잠깐 진정하세요, 나엔.


     


     


   


아...포기하나요...

아니 이 정도 스킨쉽도 못하면 어쩌자고! 매일 같이 (삐이!)파티가 열리는 짐승소굴 오르카 호에서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지, 진정하시라니까요, 나앤!


     


     


     


사령관님이 단숨에 거리를 좁혔어요!

가세요! 사령관님! 가세요! 저희 대장의 (삐이!)를 (삐이!)해서 (삐이!)하게 읍! 읍!

마이크 꺼버리는 수가 있어요!?


 


 


 


아...소녀 그 자체네요...손만 잡았는데도 저렇게 행복해하다니...나앤은 감회가 새로울 거라 생각되는데요.

......

나앤? 저기요?

......

아. 마이크를 꺼뒀죠.

(삐이!)

다시 끄겠습니다.



(영화 종료 후)

진정하셨나요, 나앤?

예.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오늘 기획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지라.

이해해요. 그런데 다음 데이트 코스는 어떻게 되죠?

무난하게 카페로 잡았어요.

정석이네요.

하지만 그 정석이 중요해요, 저희 대장.

그렇긴 하죠. 괜히 모험을 해서 망칠 필요가 없죠. 자. 두 사람이 열심히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어떤 대화를 하는지 들어볼까요?


 

이번 극장판의 주요 특징은 카메오 엑스트라를 많이 출현시킨 것에 있지. 이에 대해서 매니아들은 스토리와 전혀 상관없는, 있든 없든 상관없는 인물들의 등장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 있든없든 상관없다면 있어도 상관없다는 말이니까. 이런 식으로 팬이 아닌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도 있고,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회차 감상을 통해 카메오들을 찾는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지. 그리고 또 다른 특징으로는 지금까지 설정으로만 존재하던 모모의 타락버전이 등장한다는 거지. 지금까지는 모두의 마법소녀였던 모모가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여 타락하는 것을 검은 색 복장으로 나타내지만 이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천진난만하고 의협을 중시하던 모모가 요염해지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 이 복장과 태도만으로도 이 극장판을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존재할 정도로. 하지만 물론 이것만 가치 있는 극장판은 아니야. 예를 들어 중간에 타락한 모모가 매지컬 백토에게...

깬다..진짜.

흐레스벨그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남자 흐레스벨그인데요.

보통 남자가 이런 태도를 보이면 상대 여성들은 식겁하기 마련입니다.

저희 대장의 경우는...

 

후후...

사랑에 빠진 소녀에게는 저 오토크도 감미롭게 들리나 보네요.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간질간질하네요.

......

간질거릴 가슴은 있고? 라는 태클 거셔도 돼요. 오늘의 저는 관대하니까요.

그...그 생각 전혀 안 했는데요!?

 

아...미안. 너무 나 혼자 이야기 했지.


 

메이는 어땠어?


 

응? 나?


 

음...그러니까...


 

사령관이랑...


 

손 잡아서 좋았어. 헤헤.

하트 브레이커! 이거를 어떻게 버티나요! 솔직한 메이 대장은 최강이에요!

우리 대장입니다! 우리 대장이에요! 둠 브링어의 대장 멸망의 메이!


 

......


 

원한다면 얼마든지 손 잡아줄게.


 

자.

돌직구네요. 무드가 없어 보이긴 해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저희 사령관님. 상남자 그 자체.

그대로 단계를 밟아요. 그대로.


 

음...


 

뭐...사령관이 원한다면.


 

헤헤.

저도 메이 대장 손 잡아 주고 싶어요.

지금 끼어들면 제 손에 죽는 수가 있어요?

메...메이 대장이 그 만큼 사랑스럽다는 뜻이에요!


 

......저기 메이.


 

응?


 

오늘 시간 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사령관.


 

시간이 되니까 이렇게 같이 있는 거잖아.


 

아니...내 말은 그게 아니라.

이 분위기 심상치 않아요! 심상치 않아! 필살 멘트 나올 분위기인데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 온 세상이 당신을 받드는 나의 주이시여 메이 대장을 어여삐여기시오면 부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이 데이트 끝나고 내(철충 출현! 철충 출현! 각 전투원들은 전투 위치로! 이는 실제 상황이다!)

아! 아! 아! 이게 무슨 일인가요! 하늘도 무심하시지!

(삐이!) 내가 이래서 신을 안 믿어! 신은 죽었고! 철충 새끼들 오늘 전부 나한테 뒤졌다!

 

......


 

(삐이)

방금 사령관님께서 욕하셨죠? 들으셨죠, 나앤? 나앤?


 

철충 새끼들 오늘 씨를 말려버린다, 내가.

아아 벌써 작전 상공으로 날아가버렸네요.


 

......


 

아깝지만 오늘 데이트는 여기까지 해야겠네, 사령관.


 

사령관, 전투 지휘 맡기겠어.


 

......그래.


(스튜디오)


 

아아...하늘도 무심하시지...


 

정말 분위기 좋았는데...


 

이대로...


 

탈론허브 프리미엄을 갱신시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때 아닌 철충의 공세로 기획이 망쳐졌네요.


 

하지만...


 

연애중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메이 대장의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반드시 이번 연애를 성사시키고 말겠습니다.


 

이상 탈론페더였습니다.


 

아...마지막으로 광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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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사령관.


응? 무슨 일이야 메이?


 

내일 시간 돼?


 

내일?음...일은 있지만 충분히 시간은 낼 수 있어.


 

그래? 그러면...


 

지난 번에 하다만 데이트...이어서 하자고.


 

......메이...많이 변했네?


 

내 부관이...


 

날 위해 그렇게 뛰어다니는데, 대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내일은 데이트에 늦지 말고 제 시간에 오라고, 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