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편을 써서 올립니다.

자동 돌렸는데 드디어 므네모시네랑 엘리 퀵핸드가 나온 김에 쓰기로 했습니다.

(원래 쉴려고 했는데...._)

이번 작은 제5공화국의 삼청교육대 편과 

서대문 형무소의 고문 중에 벽관이라는 고문 기구를 보고 떠올리며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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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전 사령관은 찌푸려진 미간을 만지작 거리면서 어떤 보고를 보았다.

그리고 그의 앞에 서 있는 건 오르카의 피닉스였다.


"회...회장님..."


"아가리 다물어 이 썅년아."


"히..히익!...회..회장님...대체 저한테 왜..."


피닉스는 지금 켈베로스들에게 잡혀와 회장실로 끌려왔다.

그 이유는 전 사령관이 받은 보고 때문이었다.

피닉스는 이전의 오르카의 스틸라인 해체일로

감정모듈에 이상이 생긴 채 다시 살아났다.

감정이 늘쑥날쑥해진데다 

그 감정으로 몇몇 스틸라인 대원들 및 오르카 바이오로이드들에게

폭행을 가했었다. 하지만 

전 사령관만 보면 공포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왜냐고? 넌 지금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오냐?

 뇌가 없는 거냐? 아니면 멍청한 척 연기를 하는 거냐?

 내 지시 개코로 알아 처먹은 년이 지금 그런 말이 입에서 나와?"


전 사령관은 그대로 피닉스의 면전에 그 보고를 흩뿌렸다.

그 보고를 본 피닉스는 얼굴이 파래졌다.

거기에는 피닉스 본인이 노움-1941과 이프리-950을 

고문관이라고 부르면서 폭행하는 내용과 모습이 담겨있었다.


"내가 말했을텐데...너희들을 되살리고 감정표출 절대 못 한다고"


그렇게 말했었지만 전 사령관은 오히려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때리면 부당한 폭행이지만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부당하고 무자비한 폭행도

올바른 판단하에 이루어진 처벌로 뒤바뀐다.

이로써 자신은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짓밟기만한 오르카 사령관과

다른 이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을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인간 이하의 가축취급을 하던 오르카의 사령관과 일원들과는

다른 이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썩어도 준치라고 네 년 지휘관 말을 잘 따르라고 했더니

 이딴 식으로 파벌 만들기에다가 뭐? 고문관?

 네 년은 지금 내 지시가 물로 보인다 이거냐?"


"하..하지만 회장님....그래도...마리 그 년.."


"그 년?"


"히익! 마..마리대장도..지금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리지 못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마리대장으로 인해 계속 피해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으니 계속 지뢰밭에서 터져나가고만 있습니다..

 그래서..명령위반이라고 해도...저희 스틸라인이 살기 위해서..."


"그래서 내 명령을 무시했다? 그래 좋아...그렇게 했다고 쳐.

 근데...수확이 있어?"


"네?"


"수확말이야 수확. 네 년이 파벌 나누고 난 후 이전보다 더 나아졌냐고?

 안 나아졌잖아? 게다가 소수 일원으로 북쪽 점령지 확보를 보냈던

 발할라도 그 이상은 했는데 왜? 네 년이 그렇게 했는데도

 발할라만도 못하냐고!

 결국 네 년은 불굴의 마리의 지시도 내 지시도 못 따라먹겠다 이거 아냐?

 한 년은 자기들 인생 말아먹었다는 이유로

 네 앞에 있는 인간은 자기들이 개무시하던 자기들 밑이었던 돼지새끼라는 이유로!"


"히익!...죄..죄송합니다..이..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십시요!

 제..제 파벌도 해산하겠습니다....

 고문관도 없애겠습니다.

 마..마리 대장에게도 반기 들지 않고 절대 충성하며 협력할테니까..."


피닉스는 연신 사죄를 했다.

피닉스에 이러한 행동도

파벌을 나눴던 행동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였다.

가뜩이 망한 자신의 인생에서 

그저 살고 싶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사죄는 이미 전 사령관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전 사령관은 그녀를 용서할 맘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오르카 시절

자신의 사령관 실에 들어와 

청소를 돕겠다 해놓고 

깨끗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면서

자신의 사령관실을 다 때려부쉈던 불굴의 마리

그리고 그 마리 못지 않게 자신의 면전에서 위협을 했던 것도

피닉스였었다.

피닉스는 자신이 보기만 해도 자기 주포를 들이밀었고

자신의 주포를 오르카 사령관을 위한 검이라고 말하면서

전 사령관에게 위해를 가했었다.

마리가 사무용 가구 위주로 부쉈다면

피닉스는 휴식용 가구 위주로 부쉈었다.

당시 마리의 지시가 있었지만 피닉스 개인이 한 것도 있었다.

전 사령관은 그 때의 일로 한 동안 청소라는 말에

식은 땀을 흘리며 두려워했었고

사령관실에서 밀려난 후에도 자신의 방을 치우는 것 조차 두려워하게 되었었고

자는 것도 차가운 바닥에서 얇은 거적데기 하나 덮은 채 잤어야 했었다.

그 공포증은 펙스에 와서도 한 동안 그를 괴롭힐 정도였었다.

그렇게 피닉스는 자신이 따르는 인간을 믿고 

전 사령관에게 오만방자하게 굴었었다.

그 결과는 자신은 잠수정 재료신세가 되어

날뛰다가 죽었다. 되 살아나고도 

자신은 그저 지뢰제거용 고기방패 그 이상도 아닌 채였다.

그런 피닉스였기에 전 사령관은 피닉스를 용서할 맘이 없었다.

오히려 피닉스가 됐든 누군가 이런 행동을 하길 기다렸고

결국 피닉스가 걸려든 것이다.

하급 병사가 걸린 것보다 장교가 걸렸으니

한 가지 사실은 오르카 것들에게 더 강하고 임팩트있게 전해질 것이다.

펙스를 무시하고 멋대로 일 벌리면 이 꼴 날 것이라는 것을.


"입 다물어. 네 년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오르카에서도 사람 우습게 알던 네 년이.

 참 웃겨. 이유도 불굴의 마리 4호가 못 미더워서였다니..

 근데 그거 알아? 네 년 오르카에 있을 때 불굴의 마리 4호 따르면서

 똑같은 짓 했잖아? 근데 이제와서 네 년이 좋다고 따르던  마리가 끊어진 동아줄되니까

 노선 바꿔서 나한테 싸바싸바하면 내가 퍽이나 좋아할 거라고 보였냐?

 그리고 노움과 이프리트도 내가 잡지 누가 네 년더러 잡으래?

 똑같은 년이면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한테 뭐라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네 년이나 네 년한테 처맞은 노움, 이프리트나 

 불굴의 마리나 나한테는 다 똑같은 년들이야.

 주제 모르고 설친 미련하고 멍청하고 한심한

 바이오로이드라고 불리기도 뭐한 덩어리들."


그 말에 피닉스는 눈이 떨렸다.

자신의 존재마저 부정당했다.

그리고 전 사령관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예전에 잠수정 보기 형벌 받다가 도망쳤던 임펫이

 어떻게 됬는지 알아?"


피닉스는 그 말에 그 때 일이 생각났다.


"이..임펫..."


"그래..네 년 부관인 임펫..그 년 어디 있는 줄 알아?"


잠수정 보기 형벌을 받던 중 임펫 하나가

못 견디고 도망을 치는 일이 있었다.

그 임펫은 얼마 안가 붙잡혔고

어딘가로 끌려갔고 한 동안 보이지 않았었다.


"내가..그 임펫있는데로 너 보내줄게. 

 걱정마 일주일 후면 

 나오는 것도 임펫이랑 같이 나올게 될 거니까."


전 사령관이 말을 마치자마자 켈베로스들이 피닉스를

들어서 끌고 나갔다.

피닉스는 자신에 닥쳐올 알 수없는 미래의 공포를 가지며

전 사령관에게 애원했다.

제발 용서해달라. 다시는 안 그러겠다.며 연신 외쳤지만

전 사령관에게는 그저 무의미한 말일 뿐이었다.

그렇게 펙스 기지를 나와 지뢰밭 근처를 지날 때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조소를 짓는 이가 있었다.

바로 브라우니-1357이었다.

피닉스를 비밀리에 밀고한 건 바로 그녀였다.

노움-1941과 이프리트-950을 고문관이라고 부르면서

폭행한 장면까지 모두 기록하고 찍어서 

누군가에게 보냈었다.

둘을 구하려고 했다가보다는

자기가 살려고했던 일이었다.

지금 스틸라인은 여러 분파로 나뉘어졌다.

특히 피닉스와 레드후드를 중심으로 모인 분파가 

제일 컸고 거기서 또 분해된 둘 다 싫다.

에라 모르겠다가 있었고 어디에게 끼지 못한 고문관인

노움-1941과 이프리드-950이었다.

브라우니-1357은 둘 다 싫다 쪽이었다.

레드후드는 소규모로 분열된 이들을 애써 잡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피닉스는 본인의 훼손된 감정모듈 때문에 

브라우니-1357입장에서 그녀는 상관이 아닌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피닉스한테 붙어먹은 것들도 꼴보기 싫었다.

자기들도 다를바 없는 주제에...그래서 밀고한 것이었다.


"잘 처리해주시지 말입니다."


그걸 받은 건 몽구스 팀의 홍련이었다.


"ㅇ...이걸 왜..."


"그냥...위선자 하나가 있어서 보낼려고 그러는 것 뿐입니다.

 저도 다 알고 있지 말입니다.

 지금 몽구스 팀이 펙스 지시 받아서 오르카 뒷조사하고 있다는 거."


브라우니-1357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오르카 사령관이 탈출을 한 날 알게 되었었다.

그 날 오르카 사령관을 잡아 제압한 이들이 오르카의 몽구스 팀이었기 때문이다.

홍련 입장에서는 오르카 시절에 하던 짓을 이 곳 펙스에서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홍련은 오르카 사령관을 따랐기에 행했었다

당시 행한 일 중에는 

요안나 아일랜드의 실패 조작보고

시저스 리제 1호기의 죽음 및 신변정리와

호라이즌의 미복귀 및 사망처리

아머드 메이든에 대한 공적을 전 사령관의 공적이 아닌 오르카 사령관의

공적으로 조작하기

버뮤다 팀과 스트라이커즈 등의 전 사령관 충성파 일원들의 감시 및 냉동수면화

와 D엔터와 코헤이의 반란예측 및 제압 등

오르카 사령관의 이름 아래 전 사령관을

철저하게 고립시키기 위해 따랐었다.

또 홍련도 당시 개인적으로 못 미더운 전 사령관을 좋아하던 미호의 

기억을 조작하기까지 했었다.

오르카를 유지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적어도 오르카 사령관이 본색을 드러내고 

내분으로 몽구스팀 일원들이 모두 죽기 전까지는....

홍련은 이 내분으로 자신이 한 일이 무의미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펙스에서 다시 부활했을 때 전 사령관은 오르카 사령관에 대한 간수직책과 함께

뒷공작 임무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 대상이 전 사령관에게서 오르카 일원들로 바뀐 것이었다.

한 때 오르카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생각했던 일은

한 때 동료였던 이들을 팔아먹는 더러운 밀고자의 일로 전락했다.

홍련은 이미 무의미함을 느끼고 이에 대해 애원으로 거절했으나


"왜 거절하는데? 오르카 것들 팔아먹는 일이라서?

 나는 잘만 팔아 먹었잖아?

 한 사람 나쁜 놈 만드는 거 잘하면서 내 밑이니까 못 해먹겠다고?

 홍련 네 년은 아직도 날 ㅈ밥으로 보는 모양이로구나."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뒤통수와 몽구스 팀 일원들의 심장부에는

전자칩이 박혔다.

이 전자칩은 홍련이 조금이라도 전 사령관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면

홍련에게 가하는 고통이 홍련 본인이 아닌 몽구스 팀에게

가도록 만들어졌다.

결국 홍련은 밀고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고

오늘은 브라우니-1357이 피닉스를 밀고하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뭘 그렇게 떨떠름하는 거지 말입니다.

 오르카에서도 그렇게 잘 하더만.."


브라우니 개체가 엄연히 작전관인 홍련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 자체가

상관모독과 비슷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 년이 그 년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그래서 받을 겁니까? 말 겁니까?

 안 받아도 저는 상관없지만...그 쪽들은 죽어나갈텐데?"


그 때 홍련의 옆으로 미호가 나와서 브라우니의 밀고를

받았다.


"나 줘. 지금 작전관은 몽구스에서 권한 없으니까."


미호의 기억이 돌아오난 이 후 미호는 

발키리에게 자신의 진실을 말했었지만

오히려 못 미덥다는 이유와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결국 미호는 홍련의 지시를 따르지 않게 되었고

홍련의 권한은 점차 줄어들었으며

미호의 권한은 늘어만 갔다.

사실상 지금의 몽구스 팀은 홍련 중심이 아닌 미호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봐야한다.

미호가 중심이 되면서 밀고자 역의 무의미함을 느껴 소극적으로 행했던 

홍련과는 달리 미호는 밀고자 역을 배신자 년들을 합법적으로 잡을 수 있다는

생각과 이렇게 열심히 하면 전 사령관이 자신을 돌아봐 줄 것이라는 희망회로를 돌리며

적극적으로 임했다.

나머지 일원들도 대부분 미호를 더 따랐다.

불가사리에 경우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미호의 모습을 보고 의심이 들었고

무의식적으로 홍련을 피하게 되었다.

핀토와 드라코에 경우 홍련을 두려워하게 되어서 피하게 되었다.

핀토에 경우 특히 더 그랬다.

 오르카 내분당시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서 홍련과 미호를 살렸었는데

그런 홍련이 미호의 기억을 조작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도 혹시 홍련이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서였었다.

몽구스 팀은 지금 해체되지 않은 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홍련은 팀 내에서 거의 고립되어 버렸다.

브라우니는 미호를 보고 홍련을 다시 보더니 대충 무언가를 알았다는 듯

미호에게 밀고를 건네고 돌아갔다.

그 표정에는 네 년도 마리대장이랑 똑같은 꼴 됐구나하는

말이 담겨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브라우니가 떠나고 미호는 홍련을 노려보더니

혼잣말을 하듯 말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하아..작전관이라고 있는데 자기 부하들 인생이나 더 망쳐먹으라고 하는 꼴이라니

 오르카에서는 그렇게 신나게 헤처먹었으면서 이제와서 내로남불질이나하고

 아..그 중에서 내 인생도 망쳐먹었지?"


그 말에 홍련은 더더욱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녀는 생기 없는 눈으로 그 자리에서 망부석마냥 서 있었다.

마치 한치도 움직이지 못하는 벽관안에 갖혀있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피닉스는 브라우니-1357의 밀고에 지금의 처지가 되었다.

그렇게 처벌을 받기 위해 끌려가던 중

지뢰밭 근처를 지나갈 때쯤 피닉스가 그 곳을 보더니 외쳤다.


"누구야! 대체 어떤 년이냐고! 나 모함한 게!

 어떤 년이냐말이야!"


그렇게 외치던 피닉스는 켈베로스의 전기 몽둥이에

구타당하고 다시 끌려갔다.

그 모습을 본 피닉스를 따랐던 이들 모두가 얼음장이 되었다.

자신들이 줄을 잘못 선 게 아니냐는 생각이 날 찰나에


"이것들이 뭐 구경거리 났다고 보고 있어?

 빨리 안 해!"


그녀들에게는 사디어스의 폭행이 이어졌다.

그렇게 피닉스가 끌려온 장소는 오르카호 근처에 어두운 폐공장이었다.

안에 들어서니 퀴퀴한 콘크리트 냄새와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났었다.

이 곳은 펙스에서 펙스내 쓰레기를 버리는 매립지같은 곳이었다.

그 곳에 구석으로 더 들어가니 몇 개의 철제로 만들어진 관 모양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과거 서대문 형무소 전시된 나무로 만들어진 벽관을

철제화 시킨 모양이었다.

켈베로스들은 피닉스를 그대로 끌고와서 그 안에 넣고 가둔 뒤에

폐공장을 나갔다. 나가면서 폐공장에 문도 걸어 잠궈버렸다.

나가기 전에


"거기서 반성이라도 해.

 네 년들 때문에 회장님은 여기에서 한 동안 

 두려움에 빠져 살았었어.

 그거 되돌려 받은 뿐이니까 별 문제 없잖아?"


라고 말하고 나가버렸다.


"헉..헉...여..여기 어디야..밖에 아무도 없어요?

 여기..나 좀 살려줘요! 제발 나 좀 살려줘요!"


피닉스는 그 안에서 발버둥치려 했으나

몸이 움직이여지지 않았다.

그 안은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크기의 좁은 공간이었다.

앉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고통을 평생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인간이라면 얼마 못 버티고 끝났겠지만

그녀는 바이오로이드였다.

그 고통은 그녀의 기능이 멈출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 때


"피..피닉스..대령...님..."


옆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피닉스가 알고 있는 소리였다.


"이..임펫? 너 임펫이야?"


"사..ㅅ...사려..주시..시ㅇㅛ...저..아브..아프..픕니다...

 다리가...끄...ㄶ어지...거..같아...아..아파...흑끅...아프ㅏ...."


사려졌던 임펫은 이 곳에 있었다.

도망치려던 죄로 이 곳에 갇혀있었다.

임펫의 상황을 보고 피닉스는 알았다.

자신이 어쩌면 못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그 다 쓰러져가는 오르카보다 더 비참한 곳으로 내몰렸다는 것을 

그 생각에 피닉스는 더 발버둥쳤다.

본래였다면 이런 철관쯤 부수고 나왔겠지만

그녀들의 몸을 이룬 자원은

바다에 수장된 채 질이 떨어진

오르카호 내에 있던 자원들로 만들어진 자원들이었다.

최하의 컨디션으로는 철관을 부술 수도 없었다.


"ㅇ아..안돼..살려줘! 제발! 살려주세요 회장님..

 제가 잘 못했어요....앞으로 마리대장 말도 잘 들을게요...

 이전의 일도 용서를 빌게요..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


하지만 피닉스의 애원은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굳게 잠긴 폐공장의 붙어 있는 문구는

피닉스가 봤다면 절망할 만한 말들이 써져있었다.


-절대 건드리지 말 것

 문을 열지 말 것

 열을 시 본인들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을 기억할 것.-


그 말은 피닉스가 한 동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철저히 고립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몇몇 이들은 이 장소의 사용처를 알고 있는 이들도 있었으나

자신들도 같은 처지가 될까봐 쉬쉬하였다.

그렇게 피닉스는 일주일 동안 현실과 철저하게 고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