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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이, 일부 예비는 세뇌의 영향이 상당히 큰 듯, 자신을 인간이라 여기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스스로를 인간이라 생각하는 것들에게 가학적인 실험을 하면서, 그들이 외치는 '가족'이라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웃음을 참는 것은 고역이었다. 



 놈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아버지, 어머니, 언니, 동생. 심지어 키웠던 개새끼 하나하나 모두 다 만들어진 가짜라는 것도 모른 채 울부짖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자신이 심은 기억에 의지한 채, 인간을 닮은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살라달라 울부짖고, 자신을 쳐다보며 짖는 단말마 같은 비명. 그리고 성공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개체들에게 다가가, 진실을 알려주자, 비참하게 소리치는 그 모습은 언제나 최고였다. 어차피 기억을 지울텐데, 그정도 이야기한다고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가끔씩 그러한 개체들에 성욕을 느끼는 연구원도 있는 것 같았지만, 적어도 본인은 아니었다.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그 눈동자만으로도 아주 충분했으니까. 그 눈동자에 보이는 절망과 희망. 그리고 다양한 감정들을 보는 것. 이것이 지고의 쾌락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일부 개체들이 성공 가능성을 약간이나마 보이는 것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교차되는 실험에 대부분 통과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어느정도 유의미한 결과를 낸 개체들도 있긴했다. 그리고 그런 개체들의 마지막은 언제나 내가 맡았다.



 [너의 협조에 의해, 가족들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며, 수고를 치하하면, 그들은 그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누구를 위한 가족이고, 누구를 위한 감사란 말인가. 속에서 차오르는 비웃음과 역겨움을 참아내면서. 나는 끝까지 연기했다. 보여줄 것이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러면 그것은 그 순진한 눈동자를 들어올려 내가 보여주는 화면에 눈을 고정한다. 자신들에게 강제로 기억을 주입하는 장면. 그리고 절규하는 그것들을 녹화해둔 영상들. 영상을 보며 혼란스러워 하는 그것에게 다가가 속삭이며 스위치를 내렸다.



 즐거웠냐고, 지금까지 꾼 꿈이 즐거웠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다시 새로운 꿈을 꾸어 보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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