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단 맛 짧은 단편

*그 외 그동안 쓴 문학 총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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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구원에 감사드려요. 그리고... 속죄의 기회를 주신 것도."


차분히 가라앉은 너의 눈, 죄책감을 느끼는 듯 너의 두 눈에 슬픔이 느껴진다.

다른 이들을 구원하고자 스스로의 구원을 포기한 너에게 안식을 주고 싶다.


"저의.. 구원인가요? 안식이라..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것 같네요."


아직도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겠지.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한 행동이 모두를 

상처 입히고 말았다는 현실은 너무 잔혹한 것이니까.


"하지만...."


너의 짙은 녹색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너의 두 눈동자에 희망이라는 이름의

빛이 서려 있었다. 마음의 구원은 머나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 그것이 너에게 전해진 것일까.


"당신의 바람을 이루어드림으로써 제가 지은 이 죄를 조금이라도 씻을 수 있기를..."


그녀의 속죄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고, 그저 내 곁에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다른 아이들을 돕는 것. 그것으로 그녀의 마음에 평온이 깃들기를 바래본다.


"후훗, 걱정 마세요.. 당신의 곁에 있으면.. 이제 슬픈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녀의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언제나 큰 슬픔을 짊어지고 홀로 고뇌 했을 너에게

내 어깨를 빌려주고 싶다. 


언제든 와서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마치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주는 나무와 같이 

너의 곁에서 머물고 싶다. 


다른 이들의 욕망을 위해 스스로의 욕망을 포기한 너에게

이제는 모두 내려놓고 스스로의 욕망을 쫓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제 욕망인가요... 그런 것들은 전부 잊었어요. 아주 예전에..."


너의 표정은 공허했다. 마음에 큰 구멍이 난 것처럼. 나는 너의 마음에 생긴 구멍을

내 마음을 나누어 메꾸고 싶다. 


이미 나는 너를 용서했으니까. 이미 나는 너를 마음에 품고 있으니까.

그저 너와 함께, 영원히 사랑을 나누고 싶다.


"용서... 했다고요?"


그래, 나는 이미 너를 용서했다. 이미 내 마음에 깊게 자리 잡은 너에게

이미 오래전, 상처 입은 너의 마음을 내 마음에 품기로 결정했다.


"이상하네요.... 당신의 말 하나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없어야 하는데...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안심이 되네요."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붙잡고 내 가슴에 당겨 안아본다. 흠칫, 놀란 듯 너의 표정이 흔들린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놓은 듯 내 가슴에 너는 얼굴을 묻는다.


"당신의 욕망... 전부 봐서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의 욕망은 제가 직접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요. 당신의 욕망 그 전부를..."


그녀의 입에 내 입을 맞춘다. 그녀의 마음을 내 마음에 품은 것처럼, 너의 입술에

내 마음을 담아 전한다.


평생을 시달려 온 너의 죄책감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도록, 나는 너의 곁에서

너의 등 뒤에서 너를 지탱할 것이다.


"평생을... 어깨에 짓눌리는 죄책감을 느끼며 그 죄를 속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는 당신의 말 한 마디에 이렇게 마음이 약해지네요..."


그녀를 다시 한 번 강하게 내 품에 안아준다. 너의 죄책감이 너의 마음을 갉아먹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너에게 낙원이라는 구원이 찾아갈 수 있도록.


"기쁨, 분노, 즐거움... 그리고 사랑. 이런 것들은 이미 제 안에서 사라진 지 오래 되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녀가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맞닿은 가슴 사이로 너의 두근거리는 심장의 떨림이

전해진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낙원을 향해 함께 걸어간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당신이 저에게 다시 알려주세요... 당신과 나, 우리 둘만의 작은 낙원에서..."


그녀는 예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온 그녀의 마음은

이미 한 번 상처 입었기에, 하지만.. 그녀의 앞날은 이제 다를 것이다.


앞으로의 낙원은, 너와 나. 우리들이 만들어 갈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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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만의 작은 낙원에서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