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전 이야기입니다.


공식설정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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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뭘 그리 쫄았어? 우린 그냥 여기서 지원군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는데."


"하지만...여기 바로 위는 삼안놈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야! 여긴 지하 수십 킬로미터 아래 묻힌 벙커라고! 삼안놈들이 들어오기냐하겠냐?!"


"하..하긴..그..그렇겠죠..?"


정부군은 기업군의 공격을 피해 비밀리에 숨겨둔 지하벙커에서 지원군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몇시간만 버티면 지원병력의 구조를 받고 자신들은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여기서 누가 농땡이를 피우라고했지?"


"죄..죄송합니다!"


"저기 가서 보초라도 서고있어라."


"넵..!"


비단 병사들 뿐만 아니라 정부군의 고위 장교와 높으신 분들의 가족들도 기업군의 공격을 피해 이 지하벙커로 들어왔다.


"휴...쫄았네..삼안놈들보다 저런 높으신 분들한테 걸리는게 더 무섭단 말이야.."


"그..그렇죠..뭐.."


벙커의 입구 앞에서 보초를 서고있던 두명의 병사는 시간이 점점 지나가자 눈이 점점 감기기 시작했다.


"후아암...야..나 좀 잘테니깐 누구오면 나 깨워라."


"네...알겠습니다.."


하사는 그렇게 이병에게 보초를 맡기고 문앞에 주저앉아 잠을 청했다. 

혼자서 보초를 서던 후임도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면서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완전히 잠에 빠질려고할 때 쯤 무언가가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허...?!"


그 소리에 잠이 달아난 후임은 무장을 겨누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자..잘못 들었나...?"


하지만 잘못 본것이 아니였다. 문 옆에 있는 환풍구에서 호박색의 무언가가 반짝이는 것을 목격했다.

자신이 잘못 본 줄 알고, 두 눈을 비벼보았다. 호박색의 무언가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하사님! 일어나보십시오! 하사님!"


이병이 하사의 어깨를 뒤흔들면서 그를 깨웠다. 한참 꿈나라에 빠져있던 그가 침을 닦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뭐야..? 누가 왔어..?"


"뭔가가 보였지말입니다..."


"뭔데...? 호박색의 무언가가 보였습니다..이거..."


이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사는 그의 머리를 내려쳤다.


"에유! 이 새꺄! 내가 누가오면 깨우랬지! 에유.. 시발 하여튼.."


다시 그는 잠에 빠질려고하던 찰나 갑자기 벙커에 정전이 일어났다.


"뭐야?"


"하사님..?"


"야, 무기 들어."


둘은 손전등을 키고 정전이 된 벙커 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벙커가 정전이 되자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침착하게 무장을 들고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고, 고위장교와 높으신 분들은 그들의 가족을 달래고있었다.


"괜찮아..정전일거야..기업놈들은 여기를 모를거야.."


"아빠..나 무서워..."


그 때 하사와 이병을 본 고위장교가 그 둘을 불렀다. 아까 쉬고있었다고 꼽을 준 그 장교였다.


"너희 둘, 일로 와봐."


"넵!"


"여기 복도를 쭉 가서 왼쪽으로 돌면 발전실이 나올거다. 가서 확인해봐."


"네, 알겠습니다."


둘은 서둘러 발전실을 향해 뛰어갔다. 


"하사님..정말 삼안놈들이.."


"새꺄. 그냥 정전일 뿐일거야...여기 안 쓴지 꽤 됐잖아..?"


"그..그런가요..?"


복도를 쭉 가서 코너를 돌자 '발전실'이라고 적힌 방이 하나 나왔다.

둘은 문을 천천히 열어 발전실 안으로 들어갔다.


"시발.."


발전실에 있는 발전기는 심하게 파손되어있었다. 


"하사님..?"


이병이 손으로 가리킨 곳에 무언가가 꿈틀대고있었다.


"무으읍! 우으으읍!"


눈가리개와 재갈을 하고 있는 한 병사가 와이어에 꽁꽁 묶인채 발전실에 매달려있었다.

하사는 그 병사에게 조심히 다가가 재갈을 풀어주었다.


"뛰어!!!! 곧 타진다고!!!"


그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의 뱃속에서 무언가 깜박이기 시작했다.


"세상에...나가! 나가라고!"


하사의 재촉에 이병도 발전실을 뛰쳐나왔다. 깜박거림이 점점 빨라지는가 싶더니 이내 어느 순간 멈췄고 깜박임이 멈춤과 동시에 발전실에 큰 폭발이 일어났다. 


"으아악!"


"숙여!"


하사는 이병을 덮쳐 간신히 폭발을 피했다. 하지만 그 폭발로 인해 벙커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시발! 뭐야?!"


"세상에! 조금만 버텨! 곧 꺼내줄께!"


병사들은 잔해에 매몰되어있는 둘을 구하기 위해 잔해들을 치우고있었다.


"허어...헉! 죽..죽는 줄 알았네..."


"하사님...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아.."


둘은 간신히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잔해 속에서 빠져나왔다.


"무슨 일이야?!"


"발전기가..전부..파괴되어있었습니다..아무래도..누군가 들어온 것 같습니다.."


하사는 간신히 숨을 고르고 침착하게 장교에게 상황을 알려주었다.


"시발...삼안 놈들인가..? 가족분들과 고위관료분들은 따로 방에다 모셔놔!"


장교의 지시에 병사들은 명령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벙커의 가장 큰 방에 들어갔다.


"남아있는 병사는 얼마지?"


"13명 남았습니다."


벙커의 전력은 들어오지 않아, 시야는 제한적이었고, 문을 여는데 필요한 전력마저 모두 손실되었으니, 여기에 꼼짝없이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무언가까지 이 벙커의 어딘가에서 그들을 지켜보고있을 것이다.


"장군님..! 큰일났습니다! 빨리..!"


병사의 다급한 부름에 장교와 병사들은 그 병사를 따라갔다.

고위관료분들과 그의 가족들을 따로 모셔둔 방에 불이 붙었다. 분명 들어갔을 땐 아무 문제 없었는데 갑자기 방이 불길에 휩싸였다.


"빨리 문 열어! 뭐해?!"


장교와 병사들은 문을 붙잡고 열려고 노력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병은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있었다.


"살려줘!!"


"꺼내줘!!"


"엄마..! 너무 뜨거워!!!!!"


"살려줘요!!!"


"살려..."


"뭐하는거...."


천천히 녹아내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병은 구토를 해버렸다. 그리고 그 방 위 환풍구에서 호박색의 무언가가 다시 보였다. 

그들의 비명은 얼마 안가 조용해졌다. 장교와 병사들은 노력했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 했다.


"허...허어...대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장교와 병사들은 망연자실하여 그 자리에서 주저 앉거나 눈을 가리거나 입을 가렸다.

그렇게 서로 방이 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을 때 어둠 속에서 손이 튀어나왔다.


"장군님! 뒤에!"


장교가 눈치를 챘을 땐 이미 늦었다. 그 손은 장교를 어둠 속으로 끌고 가버렸고, 얼마 안가 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하..하사님..?"


"내 뒤에 있어..."


병사들은 전부 어둠 속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무언가가 굴러왔다.

아까 끌려간 장교의 머리였다.


"으아아악!!!!"


병사 하나가 그 머리를 보고 비명을 지르자 어둠 속에서 불꽃이 나왔다. 비명을 지르던 병사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가 힘없이 쓰러지자,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박색의 두 눈과 아름다운 백발, 흰색과 검은색이 반반 갈라져있는 메이드복을 입은 무언가가 권총을 들고 병사들 앞에 나타났다.


"뛰어."


그것의 말에 병사들은 그것을 향해 총을 난사했지만 파란색의 장미가 튀어나와 그들을 총알을 전부 막아냈다.

그리고 환풍구 속으로 들어갔다. 인간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에 병사들은 겁에 질려 도망을 쳤다.


"하사님...저게..뭐죠..?"


"나도 모른다.."


11명의 병사들은 벙커의 문앞에 서서 억지로 문을 열려고했지만 벙커의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발! 문 열어!"


"더 힘을 내!"


"세상에! 뒤에! 뒤에!"


병사들의 뒤로 그것이 웃으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어머..리리스랑 노는게 싫으신가요..?"


하사와 이병은 병사들의 비명에 뛰어갔다.


"시발.."


"세상에.."


손전드에 보인 것은 그것이 병사들의 시체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둘의 모습을 본 그것은 갑자기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병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그렇게 섬뜩한 것은 처음봤다고 생각했다.

하얀색 부분은 전부 피로 칠해진 그것의 모습은 여자가 아닌,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너..삼안의 바이오로이드냐..?"


하사의 질문에 그것은 병사의 머리를 떼어내 하사에게 던졌다.


"왜 이런 짓을 하는거지..?"


"너 따위가 주인님의 원대한 계획에 뭘 알겠어?"


그것은 둘에게 점점 다가갔다. 하사는 총을 들어 그것에게 대항하려했지만, 그것은 총을 빼앗은 뒤 하사의 얼굴에 주먹을 쳐박았다.

얼굴이 뭉개진 하사는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그것은 하사의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그의 얼굴에 계속 가격했고, 그의 얼굴은 피떡이 되었다.


"히이...힉...히..."


이병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끼고 있자, 그것은 얼굴에 묻은 피를 가볍게 닦은 후 이병에게 다가갔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거라고는 그것의 호박과도 같은 눈과 머리 양옆에 달린 빨간 장식물 뿐이었다.


"사...살려주세요.."


그의 애원에 그것은 그의 목에 손을 올려 압박을 가했다. 그가 괴로움에 발버둥쳤지만, 그것을 이길 순 없었다.

발버둥이 멈추자 그것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어내고 제갈길을 갔다.


"시..발년..."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그것은 고개를 돌렸다. 하사가 간산히 수류탄의 핀을 뽑아 높게 들어올렸다.

그것은 빠르게 도망치려했지만, 때는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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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났지만 사령관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했다.

이는 사령관 뿐만 아니라 같이 영화를 보러온 컴패니언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 사람 블랙 리리스만을 제외하고.


"이야..역시 주인님과 같이 보러온 영화는 각별하네요.."


리리스는 그에게 팔짱을 끼지만, 사령관은 미동도 없었다.


"어라? 주인님? 야옹아? 하치코? 포이야? 펜리르? 페더야?"


사령관과 컴패니언 시리즈는 블랙 리리스를 한동안 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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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 그림 보고 대충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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