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데드풀의 하루









아아 드디어 출격의 시간이군!!


흥분된 내 똘똘이를 보니 살인사건이 터질때마다 좋아하던 


코난을 싸이코패스 꼬맹이라고 욕할 처지가 못된다니까...


내가 이끼마스라고 하니까 내 사랑스러운 메이드 듀오가 떽떽거리면서 반대하고 있네...


바닐라야 그렇다쳐도 콘챠가 저러면 이 데드풀 할배의 마음이 아파진다니까... 아주 살짝. 


"아무튼 주인님이 직접 나가시는건 절대 안됩니다!"


"맞습니다 주인님!! 절대 안돼...으갹!!"


씨발 뭐야!!!


갑자치 천장에서 귀신이 튀어나오자 나는 나도 모르게 닌텐도를 귀신의 면상에 집어던졌어. 


천장에서 떨어진 귀신은... 아 뭐야 그냥 평범한 스토커 1호였네 하하하. 


방금 쟤한테 쫀거 아니야 절대로. 아랫도리 찔끔한거 아니라고. 그냥... 요실금이야...


"주인님 경호대장으로써 저는 절대로 주인님이..."


"경호대장? 네 다음 스토커."


"스토커라뇨! 저는 리제처럼 보잘껏 없는 사심으로 주인님을 스토킹하는게 아니라 제 임무...:


눼이 눼이 네 다음 스토커 1호. 


이 잠수함에는 스토커가 두 명 있어.


둘다 한 때 내 잠수함 라이프를 호러물로 만든적이 있었지...


저렇게 시도때도 없이 사람 간 떨어지게 천장이나 장롱같은 곳에서 튀어나오질 않나 


갑자기 2000년대 얀데레 웃음소리를 내면서 내 뒤를 스토킹하질 않나...


근데 사고구조가 1800년대 소녀소설에 머물러 있는 스토커 2호와는 달리 1호 쟤는 좀 위험해...


공수 완전체거든...


햐... 옛날에 내 삶을 아주 비참하게 만든 그 공포의 블랙 리리스가


저런 칠칠치 못한 암퇘지 같은 모습을 보이는걸 보면 말야... 적응이 안된다구. 


주종관계란 이래서 무서운거구만. 


어? 잠깐 생각해보니까 쟤랑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 같은데? 


마침 사이드 킥이 필요했거든. 


행여나 내 사지가 날아가면 그거 주워올 사람이 필요해서말야. 


그리고 내 사이드킥을 할만큼 강한건 이 저항군에선 쟤 뿐이야. 


그래서 너도 같이 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입을 털었지. 


따지고 보면 우리 둘 외엔 지금 스틸라인을 구조할 인재가 없어. 


우리 저항군의 규모는 좆만하고, 대부분이 약한 애들이라 


이 저항군에서 그나마 좀 치는 녀셕은 저 스토커 뿐이야. 


하드코어 잠입액션물을 마리아 마망이나, 저 메이드 듀오보고 찍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래서 지금 스틸라인 구할 놈이 지금 누가 있냐고 물어보니까 다들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렸네. 


스틸라인 애들 죽으면 그대로 다시 찍어낼 자원 있냐고 물어보니까 더더욱 할 말이 없어지고 말이야. 


그래서 블랙 리리스의 감시 감독하에 제한적으로 출격하고, 위험해지면 바로 돌아오는거로 결론냈지 낄낄. 


그나저나 진짜 사람 살다가 모를 일이야. 


비록 그 때 그 년이랑은 다른 존재라지만 


내가 살다 살다 저 블랙 리리스를 내 사이드 킥으로 부려먹다니 말이야. 










저, 블랙 리리스는 태어날 때 부터 최강의 보디가드였습니다. 


모든 바이오로이드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인 전투력.


핵폭탄도 막아낼 수 있는 저의 자랑인 로자 아쥴. 


제가 컴패니언즈의 정점이자 최강의 보디가드라고 불리는 이유죠. 


하지만 이런 저도 솔직히 오늘은 걱정됩니다. 


저는 복원 개체라 주인님을 이런 위험한 전장에서 경호하는건 처음이거든요. 


아무리 예전에 존재했던 블랙 리리스들의 전투기록을 학습했다 하더라도 


실전은 다르다는건 저도 인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저라도... 오늘만큼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떨리고 심란하네요.


하지만 제 주인님은 제 고충은 하나도 모르는 듯 노래를 부르면서 전투준비를 하고 계세요. 


하아... 주인님... 저희는 지금 소풍을 나가는게 아니에요. 


한달간 같이 살면서 주인님이 인간님들과는 다르다는걸 맞으면서 배웠지만 


그래도 저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어? 주인님이 허리춤에 찬 저 듀얼 피스톨... 저거 블랙 맘바 아닌가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제 홀스터에 손을 갖다 댔습니다. 


제 블랙 맘바는 멀쩡하게 있네요. 


그럼 저 블랙 맘바는 뭐지? 


자세히 보니까 제 블랙 맘바와는 다르게 곳곳의 칠이 벗겨져 있는걸 보니까 상당히 오래된 모양이에요. 


주인님께 물어보니까 주인님이 갑자기 노래 부르는걸 멈추곤 절 빤히 바라보시네요. 


그... 그 시선은 뭐죠? 주인님 부끄러워요. 


주인님은 세상에는 모르는게 약이라는 아리송한 대답만 하시네요. 


하아 주인님은 정말이지 미스터리 하신 분이에요.


후훗 하지만 저 블랙 리리스, 이런 주인님의 미스터리한 부분도 좋아해요. 


어머? 주인님이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서 저의 시선을 피하시네요. 


저 리리스는 주인님의 그 어울리지 않는 부끄럼쟁이 모습도 좋아해요. 











난 리리스와 눈을 마주치는걸 싫어한다... 무섭거든. 


무슨 계집애 같은 소리야? 그러겠지만 진짜야. 


쟤의 저 노란색 눈동자를 볼때마다 13일의 금요일이 떠오르거든... 


아니 제이슨 부히스보다 무섭지. 블랙 리리스는 살인머신이야.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머신. 


특히 화난 리리스는 최강의 살인 머신이지... 옛날 이야기고 다른 기종 이야기긴 하지만


내가 리리스의 주인님을 암살한 적이 있었거든? 대체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지마, 나도 기억 안나니까. 


아무튼 중요한건 덕분에 그년한테 3년동안 쫓겨다녀야 했어. 


하아... 그때는 정말이지... 터미네이터한테 쫓기는 사라 코너의 심정이 어떤지 알거 같았다니까. 


아니 사실 내 난이도가 더 불지옥 맛이었지. 


적어도 터미네이터는 로자 아쥴 같은 치트키는 안쓰니까 말이야. 


난 그 리리스가 숨이 끊어지기 전에 나를 꼴아보던 그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 


살면서 수많은 씨발스러운 것들을 본 이 할배 데드풀한테도 그런건 처음이었으니까. 


솔직히... 그래서 적응이 안돼. 


나한테 무한한 애정을 보이는 저 13일의 금요일의 악귀가 말야. 


아니, 쟤 뿐만이 아니야. 


인류가 멸망하기 전엔 대부분의 바이오로이들이 기업의 적이었던 날 쳐죽이지 못해서 안달이 났지만 


지금은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있어. 


하지만 이미 나를 알고 있는 바이오로이드가 


저항군 사령관이 되버린 날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난 그게 너무 궁금해. 


그거 알아? 지금 우리가 구하러 가는 불굴의 마리도 실은 구면이야! 


그래서 지금 내 존슨이 풀발기를 하고 있는거고. 


그 년은 과연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일까? 


그 송충이 눈썹도 안녕한가 궁금하네. 


후후후... 나를 보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아... 내 심장이 마치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팔순먹은 노인네처럼 두근거리고 있어.


TV는 사랑을 싣고 출연자들의 느낌이 이런건가? 


근데 말이야 이미 철충한테 죽어있는게 걔한텐 그게 다행일거야. 


난 13일의 금요일의 살인머신보다 더 잔인해질 수 있거든. 


응? 이거 제목이 마리 준장 구하기가 아니냐고? 


구하는거 맞지, 근데 내 손으로 족치려고 구하는거야. 난 거짓말 한 적 없어. 


아차차... 잡담하는 사이에 포드가 지상에 도착했네. 


아아... 이게 얼마만의 바깥 공기지? 정말 죽이는 햇살이군. 


좋아... 칼 준비됐고, 맘바도 준비됐고, 손목에 마법의 가호가 깃든 모모 시계도 잊지 않았고 


신 데드풀 제트바이크도 준비됐어!


리리스는 이거 스쿠터 아닌가요? 라고 물어보는데


쯧쯧 우리 리리스 여기서 자기는 초짜 리리스인거 티를 내네. 


뉴비한테는 이게 스쿠터로 보이겠지만


나같은 고인물한테는 벌쳐 뺨치는 반중력 제트 바이크나 마찬가지란 말이야...


스쿠터 만세. 









백신 2차가 1차보다 많이 독하군요. 과연 풀씨는 잃어버린 옛 연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화에 밝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