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옵니버스에 가까워 전편을 굳이 볼 필요는 없습니다.

네. 늦은 것에 대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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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ured from Motion Picture : 007 Goldeneye)

"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





............





정말이지 영화 하나가 주인님까지 타락시키는군요.






비꼬지 마. 여기오는 애들 반정도는 저거 보고 주문할텐데.






바텐더, 보드카 마티니. 셰이큰, 낫 스터드





보카마티니, 셰큰나스터




보흐까 마띠니. 스트리니치, 니 삐리니시츠.




보끄마띠이이이 셰에에엑쓰!






쎾쓰!!






…저거 누가 틀었어?





카멜 쟤는 애들 데리러 와놓고 같이 마시네.





아무튼 아니라고 해도 안믿습니다.





그럼





하지만 주문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왜애?





아우로라씨, 마티니는 어떤 사람이 마시는 거라고 하셨죠?





술 좋아하고 칵테일 싫어하는 사람!





마티니가 칵테일이잖아.





마티니만이 아니라 클래식 칵테일 거의 대부분이 새콤달콤한 맛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정도야?





사실 그렇게까지 겁먹을 건 아닌게 어차피 술이니까 마셔보고 맛없으면 안마시면 돼.





맞는 말이기는 하네.





그래도, 우리도 되도록 손님의 취향을 알고 난 뒤에 만드는 게 편해.





아까 전 네그로니 감상을 그냥 괜찮다고만 하니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내, 내탓이었어?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아무래도 확실하게 말하는 게 좋아.




그러면……여기에서 술맛이 더 나도 괜찮을 것 같아.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뭔가 유치원 선생님에게 칭찬받은 기분인데.




후후, 모모스티커라도 줄까?




(딸랑)




어서오……오늘은 정말 무슨 날인가 보군요.





정말로 여기에 계셨사옵니까.





아, 벌써 식사시간이 지났구나.





소첩이 마음이 동하여 주인님의 흥을 갑작스레 파하였나이다. 기별없이 찾아온 점 용서해주시옵소서.




아냐, 내가 말도 안하고 온 게 잘못이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니 감사하옵니다. 식사는 이쪽으로 준비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아, 그건 이쪽에도 물어봐야지.




아냐, 우리 원래부터 외부음식 반입해도 상관없어.




배려에 감사드리옵니다. 허면 이번에 주인님이 드시는 술에 걸맞을 안주를…….





저기요, 주문 안하려면 가세요.






쟤는 밥이나 잘 줄 것이지 여기 왜 왔어?






사령관 여기 있다고 쫄래쫄래 따라온 거 보소.





……각자 난 시기와 곳에 따라 체와 기를 다루는 방향이 다르고, 설령 작금에 이르러 종묘가 폐하여 구신소장을 가늠할 수 조차 없을 지언정, 삼척 아이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응당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예라는 것이옵니다.





뭐야, 지금 누가 더 나쁜지 대보자고? 여기 좌우좌 데려와서 내기해봐?





예의고 뭐고 여긴 간단한 루우리 있써. 술 마실 거 어니면 꺼져.





……소첩은 일을 하러 가보겠사옵니다. 식사는 넉넉히 준비할 것이니 바라옵건대 여기 손님들과도 함께 즐겨주시옵소서.




어어, 고마워.





허면 소첩은 이만…….





잘 만들어 와. 또 음식에다 이상한 거 타지 말고.






…….





Manners,




응?




Maketh,





뭐?






Man.





저…소완?





무슨 뜻인지 아시겠사옵니까?





……?





소첩이 한 수 가르쳐주겠나이다.









쨍그랑!








...........!!!!





어찌 하시겠사옵니까? 경연을 열고 예의에 대한 담론을 나누어 진정 예는 무엇이고 의는 무엇인지 찾아보시겠사옵니까?





아니면 그냥 한 판 뜰까요?



-마티니는 생각 이상으로 술맛이 많이 나고 바텐더마다 기본으로 만드는 비율의 편차가 크므로

자기 취향에 대해 자세히 말한 뒤 주문하는 것이 좋다.

-마티니의 장식으로 레몬껍질과 올리브 두가지가 있으므로 올리브(기름맛)을 싫어한다면 미리 말하자.

-이거 쓴 놈은 가끔 올리브 더 달라고 할 때도 있다. 왠만하면 더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