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단 맛(?) 짧은 단편

*그 외 그동안 쓴 문학 총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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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 앞에 놓여있는 책 한 권. 제목도 간단하기 그지없는 '최면술의 모든 것'.

알비스가 탐색을 다녀온 뒤 이것을 내게 가져왔을 때,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이것들이 정말 가능할까?'


최면, 지식으로는 접하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아니 그 이전에 바이오로이드가 최면에 걸리긴 하나?'


바이오로이드는 인간과 거의 유사했지만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기에 의구심이 증폭되었다.

사실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내가 따로 보관하고 있기는 했지만 밑져야 본 전 아니겠는가.


"문제는 이걸 누구한테 시험해 보느냐.. 이건데."


나는 최면술의 비법이 적힌 이 책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사실 최면도 필요 없이 그냥

내가 하라면 다들 잘 따라주는 편이니 필요성이 있는가 싶었지만 최면이라는 그것은

남자의 무언가를 자극하는 매력이 있었다.


똑똑


"응 들어와."


갑작스레 들려온 노크 소리에 나는 책을 덮어놓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이 책을 들키는 것은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으니까.


"나야 달링."


"아 레오나구나. 무슨 일이야?"


"작전 보고서를 결제 받으려고."


도도한 표정으로 내 책상에 보고서를 올려놓는 레오나. 그녀는 표정을 풀지 않은 채

내 책상 앞에 마련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레오나한테 최면을 걸면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나?'


최근 들어서 정도 많이 들고 서약도 했기에 많이 부드러워진 그녀지만 역시 그녀 특유의

도도함과 차가움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그녀의 모습이 좋았기에 서약했지만

가끔은 그녀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래, 레오나한테 시험해볼까?'


"무슨 일이야 달링? 멍하니 바라보고.."


레오나의 표정에 의심이 스며들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을 붙잡고 일으켰다.

이런 것들은 본래 속전속결이 중요한 법. 생각이 났을 때 빠르게 해봐야 한다.


"다, 달링.."


"레오나. 여기에 집중해줘."


"응..."


잔뜩 의심의 눈초리를 하지만 결국 순순히 내 말에 따르는 레오나. 나는 그녀의 눈 앞에

라이터로 불을 켜고 최면을 시작했다. 사실 최면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책에 쓰여있던 내용을 그대로 따라했다.


"크흠! 흠! 당신은 지금부터 최면에 빠집니다..."


"푸훗! 뭐야 그게?"


"자, 잠깐이면 되니까 한번 해보자."


"후훗, 알겠어 어울려줄게."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거리는 레오나에게 나는 민망했지만 계속 최면을 시도했다.

레오나 역시 내가 진지하게 최면을 시도하자 집중해서 참여해 주었다.


"다, 당신은 지금부터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짝!


"달링? 이제 이런 장난은.... 어?"


레오나는 내 박수 소리에 시시하다는 듯 말했지만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이거 정말 되는거야?'


"레오나? 혹시 정말 걸렸어?"


"다, 달링! 모, 몸이 안움직여!"


이게 걸렸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잔뜩 당황한 레오나의 표정과 몸짓으로

보건데 이 최면. 진짜다. 이건 물건이다.


"꿀꺽."


나도 모르게 군침이 넘어갔다. 평소 레오나는 도도한 성격 답게 잠자리도 얌전한 편이어서

무언가 심심하게 느껴지던 참이었다. 이 참에 이 힘을 이용하면...


"레오나.."


"다, 달링! 이거 풀어줘!"


최면을 풀어 달라 애원하는 레오나를 바라보며 나는 그녀에게 새로운 암시를 걸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레오나는 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욕망과 애정을 느낄 거야. 평소 참아왔던

모든 감정들을 내게 발산해."


레오나의 눈이 내 라이터 불빛을 바라보며 멍하니 풀렸다. 이제 새로운 암시를 걸었으니

그녀의 행동을 풀어줘도 되겠지.


짝!


"달링!"


"으헉!"


레오나가 갑자기 내 품에 강하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눈에 ♥를 띄우고 자신의 옷을 벗으며

탐스러운 몸매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내 입에 부드럽게 키스하고 귓가에 차분히 속삭였다.


"후후후... 달링...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달링... 난 다 필요 없어.. 오로지 달링만 있으면..

사실 너무 너무 사랑하고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았어.. 처음부터 난 달링의 포로였어.."


"레오나.. 내가 다가서면 튕기더니..."


이게 그녀의 진심이었나.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풀어져 내게 앙탈을 부리고 애교를 떨면서

응석 부렸다.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는가 하면 비음을 섞어가며 앙탈을 떨었다.


'아니 이게 그 레오나 맞아? 이렇게 바뀐다고?'


"당연히... 창피해서 말 못했던거야.. 난 달링이 너~무 좋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해..

대장의 지위도, 다른 자매들도... 달링만 있다면 다 포기할 수 있어!"


나는 그런 레오나의 새로운 모습에 그녀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레오나를

덮치듯 끌어안으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헤윽... 헤에..."


레오나의 온 몸에 내 체액이 들러붙어 끈적이고 있었다. 가히 정신을 잃을 정도로 그녀를

탐했다. 지금까지 이토록 서로를 강렬하게 탐한 적이 있었을까. 레오나는 허리가 빠진 듯

그저 반쯤 눈이 플려 혀를 입 밖으로 내밀고 기절해 있었다.


"이거... 정말 끝내주네..."


나는 물을 마시며 최면책을 바라보았다. 이건 혁신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 물건이다.


"이렇게 끝내주는 걸 여기에만 써먹을 수 없지!"


나는 그대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옷을 챙겨 입은 후 누군가가 있을 방으로 걸어갔다.





쾅!


"아스널!!"


"응? 그대가 어쩐 일인가. 오늘은 유독 거칠구먼. 혹시 강제 플레이라도 해볼 생각인가?

하하핫! 미안하지만 난 당하는 것 보다는 범하는 걸 선호한다네!"


아스널이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 여유도 오늘로써 끝이다.

나는 절대적인 힘을 얻었으니까.


"아스널!! 이 불빛을 봐라!"


그녀에게 인간의 위엄을 보여줄 차례다.





"잘 했어. 알비스."


레오나가 웃으며 알비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비스는 그런 레오나의 손길을 즐기며

레오나가 슬쩍 건네준 초코바를 행복한 듯 바라보았다.


"헤헤! 고마워요 대장님! 더 시키실 건 없나요?"


"아니야, 알비스가 내가 '시'킨'대'로' 그'책'을 사령관에게 전해줘서 잘 풀렸단다.

한동안 내게 할당된 모든 초코바를 알비스에게 줄게."


"와아~~"


레오나가 해맑게 웃으며 행복해 하는 알비스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의 미소였다.


'후후훗, 달링도 참... 순진하다니까.. 바이오로이드가 최면에 걸릴 리 없잖아.

그런데 그걸 순수하게 믿고 나한테 바로 써먹을 줄이야... 뭐 그 덕에 내 자존심도 살리고

달링이랑 불타는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렇다. 처음부터 최면술 따위는 바이오로이드에게 통하지 않았다.

사령관이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3일간 아스널의 방에서

컴패니언에게 구조되기 직전까지 감금 착정 당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