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RL! 간다!


크크크큭!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에게 준비란 필요 없...


자, 잠깐! 나 아직 준비 안 됐어!


 

......


닥터 그 성 어떻게 지은 거야?


기계공학 박사와 건축학 박사, 지질학 박사 학위를 따면 지을 수 있지.


 

......


레아 언니는 왜 여기 있어?


동년배니까요.


 

......


 

......


 

부러우면 같이 놀지 그래?


 

누! 누구!?


  

앵거 오브 호드의 멋진 언니 워울프. 우리 아가는?


 

아가 아니거든요!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군수참모 안드바리거든요!


 

오~. 군수참모라. 멋진데?


 

우씨! 어린애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당신보다는 훨씬 계급 높거든요!


 

하하. 미안해. 그래도 이해해 달라고. 나, 우리 부대 대장한테도 이러거든.


 

평등주의자라서 말이야.


 

그건 평등주의가 아니라 그냥 군기가 빠진 거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해도 되고.


 

그런데...


 

안드바리는 왜 애들 보고만 있어? 같이 놀지 않고.


 

예?


 

애들 노는 거 부러운 듯이 계속 보고 있었잖아.


 

그냥 가서 같이 놀지 그래? 저기 애들도 다 반겨 줄 텐데.


 

......


 

아...아니거든요! 저...저는 그냥...눈에 들어와서 그냥 보고 있던 거였거든요!


 

......


 

......


 

그거 알아?


 

네?


 

과일은 제철 과일이 제일 맛있는 거.


 

네?


 

생선도 제철 생선이 맛있지.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무엇이든지 적절한 시기를 적절하게 보내야지 제때에 가장 가치 있어진다는 말이야.


 

어린아이는 뛰어놀 수 있을 때 뛰어놀아야지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 법이고.


 

우씨! 저 어린애 아니거든요!


 

......많이 바빠?


 

네?


 

저기 있는 애들이랑 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빠?


 

바쁜 건 아니지만...


 

그러면 뭐가 걱정이야? 놀라고. 신나게. 즐겁게. 지쳐 쓰러질 때까지.


 

보급품 지켜야 하거든요! 보급품 재고 파악하고, 그거 정리해야 하고,

부족품 신청해야 하고, 누가 보충해 달라고 신고한 거...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들이야?


 

......


 

아뇨.


 

그런데 왜 애들이랑 안 놀아?


 

저는 어린애가 아니니까요!


 

......


 

저 애들은 어린애고?


 

너는 아니다?


 

......


 

......


 

내가 보기에는 전부 어린애인데?


맞아요, 어린애에요.


 

한 명은 빼고.


 

어쨌든.


 

안드바리. 네가 저 애들이랑 논다고 욕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어린애 아니라니까요!


 

어린애야.


 

비록 네가 장교. 그것도 고위 장교 일지라도.


 

그래서 네가 하는 일에 권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네가 어린애처럼 굴어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어째서요?


 

넌 어린애니까.


 

아니라고요! 계속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억지로 부정하지는 마.


 

어린애가 어린애 답지 못하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 줄 알아?


 

그러니까 계속 말하는데!


 

안드바리. 너는 군수장교야. 나는 이걸 부정하는 게 아니야.


 

너에게 권위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 네가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게 네가 어린애면 안 되는 이유가 되지 않아.


 

다시 말하지만 너는 어린애야. 그리고 어린애는 뛰어놀아야 해.


 

그래야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 법이거든.


 

계속 저는 어린아이다. 그러니 뛰어놀아야 한다. 그런 주장밖에 안 하는 거 같은데.


 

그런 빈약한 논리로 저를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세요?


 

안 되나?


 

당연히 안 되죠!


 

나에게는 1+1=2 처럼 너무나도 당연해서 말이야.


 

그러면 이건 어때?


 

이 논리는 안 쓸려고 했는데...


 

후회 없이 살아. 안드바리.


 

네?


 

저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무도 몰라 그런 건.


 

앞으로 수십 수백 수천 번 더 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앞으로 없을 수도 있어.


 

왜...


 

우리는 전쟁 중이야.


 

......


 

저 아이들도 너도 비전투원이지만...


전쟁 때는 전투원만 희생되는 게 아니야.


 

내일 당장. 아니 어쩌면 몇 분 후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


 

그런 일을 겪은 후에...그 때는 그럴 걸...이런 식으로 후회해도 늦어.


 

지금을 살아. 안드바리.


 

너는 어린애야...싫어도 결국에는 어른이 돼.


 

그러니 꼭 지금 당장 어른이 되어서. 어른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어.


 

그러니 놀아. 안드바리.


 

다른 애들이 전부 놀고 있을 때 너 혼자 일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여.


 

그게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할 수도 있어.


 

아...


 

물론 바쁘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안 바쁘다고 했잖아?


 

......


 

하지만...애들이...저랑 놀아줄까요?


 

당연히 놀아주지! 새로운 친구는 언제나 환영이니까!


 

하지만...저 보급품은 지켜야하는데...


 

......어쩔 수 없지..


 

이 언니한테 맡겨.


 

네?


 

하, 하지만.


 

내가 좀 못 미덥긴하지..


 

그러면 내 군번줄 맡길게.


 

재고량은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지?


 

네.


 

재고랑 실제랑 다르면 날 찾아오라고. 얼마든지 처벌 받을게.


 

그...그러면 워울프 언니는...무슨 이득이 있죠?


 

오? 드디어 언니라고 불러주네?


 

나야 이득이 있지.


 

애들이랑 놀고 싶지만 놀지 못하는 안드바리 대신에 애들이랑 신나게 노는 안드바리의 모습을 볼 수 있지.


 

......


 

자! 놀다와! 안드바리!


......


 

정말이지 지긋지긋하네요.


 

계속 놀다오라고 등 떠미는 등쌀에 못 이기겠어요.


 

그러니..


 

조금만 놀다 올 거예요.


 

재고 수량 확실하게 파악해 뒀으니까 괜히 손대지 마요. 누가 가져가려고 해도 그냥 두지 말고.


 

안심하고 갔다와. 늑대의 이빨은 언제나 날카로우니까.


 

......


 

고마워요...




얘들아!


 

아, 안드바리다!


 

크크크크, 드디어 왔느냐 비보의 수호자여.


 

어서와, 안드바리.


 

안드바리! 나의 12m짜리 성을 봐줘, 어떻게 생각해?


 

드디어 왔네.


 

동년배 친구는 언제나 환영이에요.



 

......갔지?


 

주위에 아무도 없지?


 

약탈의 시간인가?


 

......


 

하하하하! LRL 조심해야지!


 

히잉!


 

이게 바로 닥터 캐슬의 비밀함정 디스트로이 에브리띵이다!


 

하하! 그게 뭐야!



 

......


 

뭐......


 

어린애랑 한 약속을 깨서 동심을 깨는 것도 멋 없는 짓이지.


 

오늘 하루 정도는 느긋하게 집 지키는 개 노릇이나 해볼까.


 

......


 

뭔가 까먹은 거 같은데...


 

뭐, 생각 안 나는 거 보니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






퀵카멜. 워울프 어디 갔어요?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도망쳤어.


아니, 보급창고만 지키면 되는데 그새를 못참고 도망쳐요!?


 

몸만 큰 꼬맹이! 나중에 잡히면 이번에야 말로 단단히 혼쭐을 내 주고 말거야!





 

하하하하하하!


 

그래, 어린애는 놀아야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