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데드풀의 하루

2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上
3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中

4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下












멸망 후의 세상은 냉혹하지.


문명은 붕괴하고, 외계인이 주인행세하는 이 행성에서 


마지막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가 않다. 


저 외계인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 


그건 바로 동료들을 모으는거지. 


근데 아무리 저항군이 날 최후의 인간님이라 추켜 세워줘도 말이야.


팩스가 두눈 뜨고 시퍼렇게 살아있는 지금 


날 인정하는 바이오로이드조차도 한줌 수준이라는게 나의 현실이야. 


듣자 하니 팩스 할배들이 숨만 붙어있지, 아직은 끊어지지 않은 모양이니까. 


응? 바이오로이드 제조시설을 24/7로 돌리면 된다고? 


그래 덕분에 내 잠수함엔 쿠팡걸만 연병장 두바퀴를 가득 채울 정도로 있어 씨발. 


아무튼 동료를 만들수가 없다면 기존에 있는 애들을 납치... 아니 데려오면 되는 일이야. 


포켓몬 마스터처럼.


저기 마침 야생의 이터니티가 지나가고 있군. 


가랏 좌우좌!!! 작렬하라 싸이클롭스 실명광선!!!


이때다 마스터볼!!!


좋았어 이터니티 넌 내 꺼야!!! 


후후훗... 이걸로 난 최강의 6인팀을 완성했다. 


거기서 모가지 씻고 기다리고 있어라 강철의 4천왕!!! 


포켓몬 마스터는 붉은색이 어울리는 법이지!!!











"그러니까 오박사님. 이런 느낌으로 몬스터볼 하나만 발명 좀..."


"안 돼."


"아니 너무 야박하게 그러지말고... 난 이터니티를 꼭 잡고 싶단말야."


"자꾸 그런 현실적을 불가능한 이상한 물건을 만들어달라고 보채지 좀 말아줄래?


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란말야. 


그리고 부탁이니까 이름으로 불러주면 안되겠어? 내 이름은 닥터야 닥터."


"아니 닥터란 이름도 이상하거든? 어떻게 이름이 닼ㅋㅋㅋㅋ텈ㅋㅋㅋㅋ"


"그거 그대로 되돌려줄게. 


어떻게 사람 이름이 뎈ㅋㅋㅋ듴ㅋㅋㅋㅋ풀ㅋㅋㅋㅋ"


이렇게 내 하루가 시작이 됐어. 


오빠는 늘 그렇듯이 말도 안되는 발명품을 만들어달라면서 


날 또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면서 보채고 


난 그걸 태클거는걸로 하루가 시작되는거야. 


하아... 처음 콘스탄챠 언니한테 소식을 들었을땐 좀 특이한 사람이라고만 하길래 


재밌는 사람인줄 알고 좋아했었지.


잠수함에 돌아오는 길 내내 내 오빠가 될 사람은 어떻까 얼마나 많은 망상의 나래를 펼쳤는지 알아?


근데 저건... 햐... 말을 말자.... 내가 아무리 장난을 좋아하지만 선이란게 있어요. 


오랜만에 만난 콘스탄챠 언니가 왜 바닐라 언니처럼 변했는지 이해가 간다니까. 


"알겠어. 그럼 두 번째 요구사항, 그건 만들 수 있다 그랬잖아. 만들었지?"


오빠의 말에 난 발치에 있는 커다란 트렁크를 툭 건드렸어. 


내용물을 본 오빠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어. 


주문이 좀 황당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 정도야 이 초천재 미소녀 닥터한텐 식은 죽 먹기지.


"그래서 말이야 도라에몽. 이거 웜홀 기능..."


"씁!"


"알겠다 알겠어. 치사빵꾸 같으니라고." 


애처럼 툴툴거리면서 트렁크를 끌고가는 오빠를 본 나는 한숨을 푹 쉬었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참 피곤하게 한다니까. 


오빠도 나가고 혼자 남은 나는 이제 내 관심사 1순위에 시선을 돌렸어. 


바로 오빠의 유전자 샘플이야. 


사실 오빠를 홀딱 벗겨서 온몸을 스캔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싫다고 발악을 해대니까 


샘플을 좀 가져가는걸로 타협을 봤거든. 


근데 검사 결과가... 좀 그래. 


오빠가 인간인건 확실해 그건 알겠어. 


근데는 문제는..... 오빠의 유전자가 좀 특이하다는거야. 


쉽게 설명하면 오빠의 유전자에 다른 생명체의 유전자가 섞여있어. 마치 키메라처럼. 


그것도 세포 단위로 합성을 해놔서 대체 누가 이런 정교한 작업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야. 


이 생명체 대체 뭐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인공 생명체인가?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사람한테 이런 짓을 한거지?


이런건 삼안, 블랙리버, 팩스 그 어느 기업에도 속해있는 기술이 아니야.


마리 언니가 오빠가 1차 연합전쟁에 참전했다는 듯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는데 그럼 설마 정부?


근데 정부한테 이런걸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을리가 없잖아. 


아...... 생각할수록 머리가 지끈거려. 


080의 마스터 데이터베이스에 단서라도 좀 있으려나?


이럴때 시라유리 언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빠가 입을 열면 편하긴 한데... 저 인간이 답을 해줄리가 없지.


진짜로 기억을 강제로 뽑아내는 장치라도 개발해야 하는거 아닌가 몰라. 











".....그래서 포켓몬스터: 데드풀은 결국 취소되고 말았어. 


현실의 벽이란 이래서 무서운거야.


남자의 꿈과 로망을 가차없이 짓밟거든."


"그거 저한테 하신 말씀입니까?"


"당연히 너한테 한 말이지."


"저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하는 겁니까?"


"글쎄..... 일단 그 힘 들어간 얼굴부터 좀 고쳐봐. 


진짜로. 간지. 하나도. 안나거든? 


차라리 모두의 친절한 이웃마냥 그냥 웃고 다녀라. 그게 사회생활 하는데 도움될거야."


저기 쓸데없이 그림자 아래에서 똥폼을 잡고 있는건 팬텀. 


얼마전에 세상에 태어난 아이지. 


참 바이오로이드는 신기하단 말이야! 태어나자마자 어른으로 뙇하고 나오는거 보면 말이야. 


사춘기가 스킵되서 태어난다는게 좀 가엽기도 하지만 말야.... 가여운 일인가? 헷갈리네. 


"웃으라고 하셨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우 세상에... 쟤 입가에 손가락 집어넣는거 봐라... 저거 완전...


"아가씨. 그 미소는 다정한 이웃의 미소가 아니라 


수틀리면 토크쇼에서 호스트의 머리통을 권총으로 날려버리는 불우이웃의 살인미소에요. 


으휴... 관둬라 관둬. 


아무튼 우린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우린 포켓몬스터를 못 찍게 됐어.


유감이야 팬텀. 너는 그 철밥통 피카츄를 밀어내고 새로운 마스코트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러니까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마라. 우린 그저 장르를 바꾼거 뿐이야. 


방향 노선을 좀 더 하드보일드하게 비튼거지.


그리고 팬텀! 너는 영광스럽게도 내 첫번째 버디가 된거야!"


"영광스러운거... 맞습니까?"


"영광스러운거지! 내 버디가 되는게 부끄러워?!"


"버디? 아... 아뇨 부끄럽지 않습니다 헤헤..."


"아무튼 저기 우리의 먹잇감이 지나가고 있으니까 준비하자. 저거... 이그니스 맞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령관님. 저희의 임무는 귀순해오는 이그니스를..."


"어허! 이제 실전이니까 지방방송은 꺼.


너한테는 이게 첫 실전이지만 작전대로만 하면 잘못될 일은 없으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자고."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종이상자는 대체 무엇입니까?"


"말했잖아.,.. 팬텀 우리 장르 바꿨다고. 


우린 지금부터 메탈 기어 데드풀을 찍는다."


"......그러니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날이 저물었고, 사령관님... 아니 보스가 준비하신 풀톤 회수 장치도 드디어 다 떨어졌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바이오로이드들을 포획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처음 포획한 이그니스는 애초에 귀순해오는 바이오로이드였고


포획한 바이오로이드들 대부분 좋게 말하면 알아서 합류하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이게 인싸들이 노는 방식이라니 저는 토달지 않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재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우 성공적인 작전이었지만 보스는 만족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 필요한건 쉐프야... 쉐프, 밥 해줄 사람이 필요해."


"쉐프 보다 기술자가 더 필요하지 않습니까? 지금 포츈 기술관님이 과로사 직전..."


"아니 쉐프야. 이제 참치캔은 지긋지긋해. 넌 지긋지긋하지도 않니?"


"전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안되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아직 이유식 먹을 나이니까 뭘 알겠어. 썅!! 오늘 저녁도 틀림없이 참치겠지!!!


나한테 참치만 먹일줄 아는 메이드와 경호원은 이제 싫어!! 난 쉐프가 필요해 아아악!!!"


보스가 투정을 부리시는 동안 


저는 해킹된 감시 카메라를 통해서 주변을 실시간으로 감시했습니다. 


어라? 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이 바이로오이드... 복장을 보니 요리사 같은데?


보스께 스마트폰을 보여드리자... 꺄악! 보스는 갑자기 저를 껴안으셨습니다. 


"팬텀..... 너는 메가 팬텀으로 승진이다. 네가 얼마나 큰 공을 세웠는지 너는 모를거야."


부끄러워... 모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프로인 제가 이런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데...


"찾은거야 메가 팬텀. 겨우 1일차만에... 우린 원피스를 찾았어."






아직 라비아타는 만나지도 않았는데 먼저 소완을 잡아버린 우리의 솔리드 풀씨! 


과연 소완은 우리 풀씨의 입맛을 충족해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