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단 맛 짧은 단편

*그 외 그동안 쓴 문학 총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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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새벽, 아직도 내 집무실에 불은 꺼지지 않았다. 보다 완벽하고 보다 안전한 작전을 

구상하기 위해서 나는 작전을 검토하고 수정했다.


"음...."


"아직 퇴근하지 않았구려. 역시 그대 답다고 해야 할까."


차분한 음성이 내 귓가에 들렸다. 용이 두 손에 커피를 들고 찾아왔다. 평소 예의 바르고 정도를 지키는 

그녀가 노크를 하지 않아 나는 그녀의 방문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아... 용이구나, 무슨 일이야? 노크도 없이.."


"음? 노크를 했는데 그대가 정신이 팔려 듣지 못한 것 같소."


"그런가? 하핫.. 지금 정신이 좀 없어서.. 미안."


나는 그녀의 대답에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였다. 하긴, 지금 이 작전 계획에 너무

집중하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좀 드시겠소? 방금 취사장에서 내린 커피인데 맛이 썩 괜찮다오."


용이 내 곁으로 다가와 가벼운 과자와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그녀는 평소 커피 보다는 차를 즐기고

달콤한 과자는 즐기지 않았기에 의외의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용이 어쩐 일이야? 평소 즐기던 차가 아니라 달콤한 과자에 커피라니."


나는 잠시 펜을 내려놓고 서류에서 멀리 떨어졌다. 그녀의 이런 배려를 무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아, 최근 모시게 된 상관이 아주 심각한 워커홀릭 이라서 그렇게 변했소.

소관도 그 덕에 입맛이 변한 모양이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좋소."


부드럽게 웃으며 커피를 입에 대는 용, 그런 그녀의 가벼운 농담에 나 또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마 그녀는 새벽까지 일하는 나를 위해서 일부러 찾아왔겠지.


"이것 참.. 워커홀릭 상관이라 미안하네.. 그런데 어쩌지? 우리 오르카 호는 급여가 아주 짠 편인데."


내가 그녀를 마주 보고 앉으며 말하자 그녀의 얼굴에 더 짙은 미소가 걸렸다.

이렇게 차분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분명 좋은 재충전이 되겠지. 새삼스럽게 용의 배려심이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하하핫! 급여라면 괜찮소. 상관의 미소를 보는 것으로 나머지 급여를 받은 셈 치고 있으니."


용의 말에 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이 내 곁에서 부관 겸 참모의 임무를

수행하는 그녀는 언제나 내게 새로운 의견을 내거나 미숙한 것들을 가르쳐 주는 등, 많이 도움을

주고 있었고 덕분에 가장 내 마음에 깊이 뿌리내린 여성이 되었다.


'으... 이러면 안돼.. 표정 관리.. 표정 관리..'


설레이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나는 커피를 마시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음.. 왜 그러시오?"


"아, 아니.. 그게.."


용의 푸른 빛깔이 은은하게 도는 머리카락과 백옥같이 흰 피부, 속이 깊은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니 다시 한 번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괜찮으시오?"


"아... 응, 그냥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아..."


".....!"


실수했다. 나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와 버렸다. 용 또한 내 갑작스러운 말에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할 변명을 생각했다.


"그.. 미, 미안! 나도 모르게..!"


"아, 아니오. 괜찮소.. 오히려.. 안심이 되는구려.."


용이 커피를 내려놓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늘 늠름하고 냉정해 보이던 그녀의 표정 변화에

그녀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항상 익숙하게 느껴지던 모습이 아닌, 새로운 그녀의 모습에

더욱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그... 소, 소관은.. 그대도 알다시피 여성스럽지 못하지 않소? 그, 그런데.. 예쁘다고 하니..."


내가 말없이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더욱 얼굴을 붉히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온 우리들의 사이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다행이다. 난 용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싫어하다니.. 그럴 리 없지 않겠소. 소관은 군인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여성이오.

마음에 품은 남자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고... 어찌 기뻐하지 않겠소.."


나는 커피를 내려놓고 용의 곁에 다가갔다. 용은 내가 다가서자 잔뜩 긴장하며

몸을 굳혔지만 내가 그녀의 옆에 앉자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항상 고마워, 용..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지."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고맙소... 그대의 곁에 내 자리를 허락해 주어서..."


용의 머리에서 향긋한 냄새가 올라왔다. 나는 그녀의 머리에 내 머리를 맞대고 그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항상, 내가 죽을 때 까지.. 내 곁에서 함께 있어줘."


"물론이오..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 까지, 그대의 곁을 내가 지키겠소."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시간의 순리가 다가올 그 순간까지, 우리는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마음에 서로를 품고, 죽음이라는 이별이 찾아올 그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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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함께하는 가벼운 티타임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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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제목 정하는게 가장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