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데드풀의 하루

2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上
3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中

4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下

5화: 포켓몬스터MG








오르카 호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니? 


일단 나는 아냐. 난 한 다섯 번째 정도 될거야. 


먼저 내 위로는 사랑스러운 바닐라가 있어. 걔 없으면 난 양말도 못 갈아신거든. 


바닐라 위로는 비서실장 콘챠가 있지. 


걔 없었으면 난 서류더미에 파묻혀서 질식했을거야. 


오르카 호 넘버투는 마리가 되겠네... 작전은 걔가 다 짜거든. 


응? 작전 같은거 사령관이 짜야하는거 아니냐고? 썅 내가 작전 짜는 사람으로 보이냐? 


난 마리가 작전을 짜주면 그럴듯하게 수정 조금 하고 오토 돌릴뿐인 명령 셔틀이야.


그럼 대망의 첫 번째가 누구냐고? 오 마침 들어오네! 안녕 소완!


"점심식사이옵니다."


"크으~ 피자 냄새 쥑이는구만. 어디 주문대로 왔는지 볼까?


"페퍼로니... 파인애플... 올리브 모두 제대로 들어있구만!


하와이안 피자는 최고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사옵니다. 하와이안 피자는 최고의 음식이옵니다."


역시 맛잘알 소완이야! 최고의 쉐프는 최고의 음식을 알아보는 법이지. 


......이게 대체 무슨 귀신 엿가락 까먹는 상황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와이안 피자가 최고란게 이해가 안된다는거야?


무슨 소리야! 하와이안 피자야말로 최고의 피자인데.


캐나다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아니면 저 소완이 지입으로 하와이안 피자가 최고라고 인정하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거야?


후우 알겠어... 이 모든 일은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러니까.... 이 약병을 소완의 소지품에서 발견했다고?"


내가 작은 약병을 손가락으로 쥐고 흔들어보니까 스토커 1호가 고개를 끄덕였어.


스토커 1호가 자매인 댕댕이와 냥이, 메이드 듀오를 이끌고 


꼰대 교장의 앞잡이 선도부처럼 소완의 잘못을 꼰지르고 있었지.


난 아무 말 않고 책상에 달린 비상벨을 꾹 눌렀어. 


한 5초가 지났나? 


"모두들의 친절한 이웃, 시티가드가 왔어요 멍!"


역시 짭새야, 빠르다니까. 


"여기 이 도둑 좀 잡아가세요."


"네????? 이거놔?!! 안놔?!!! 주인님!!!! 착한 저한테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죠?!!"


"...그럼 주머니에 삐져나온 내 팬티는 뭔데?


이 잠수함에서 피카츄 팬티를 입는 사람이 나말고 더 있었냐?"


"아차차 이건 그러니까..."


"시끄러워. 변명은 서에서 하도록."


짭새들이 스토커 1호를 끌고 나가자


난 그 약병의 꼭지를 따고 약을 쭈욱 들이켰어. 


"주인님이 그걸 드시면 어떡해요!!"


"내가 먹어봐야 이게 진짜 약인지 아닌지를 알지 냥냥아."


"아니 그래도 증거품으로 내놓은 약을 진짜로 먹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습니까?"


"네 앞에 있네."


"으으으으으으으."


화를 참는듯이 그르릉 거리는 냥냥이를 뒤로하고 난 소완의 약효과를 음미했어. 


으음 이 느낌... 소완이 준 음식을 먹을때마다 약을 한 사발 빠는 기분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이제 이해가 가네. 


"약 탔네 탔어."


"그렇죠?!! 그렇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함장실 문이 발칵 열리더니 짭새한테 끌려간 리리스가 다시 돌아왔어.


역시 댕댕이 2호들로는 감당이 안되나봐. 


하아... 진짜 어디서 짭새대장이라도 모셔와야하나? 


"주인님의 식사에 약을 타다니, 이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처벌이 필요해요."


콘챠가 진지하게 말하니까 한창 high 하던 기분이 급속히 다운되네.


"처벌? 왠 처벌? 처벌 같은건 안줄건데?"


"주인님의 식사에 약을 탔잖아요. 중죄라고요."


"그래서 뭐 어쩌자는거야? 소완을 오르카 호에서 쫓아내자는거야?


어쭈구리, 내가 쫓아내냐는 말을 꺼내니까 스토커 1호 표정관리 못하는거 봐라?


"주인님께 약을 먹인 죄는 그 자리에서 즉결처형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깊습니다. 


추방은 매우 관대한 처벌이에요 주인님.


그러니까 어서 착한 리리스한테 명령을 내려주세요. 


추방명령... 아니면 처형도 좋습니다 후후."


"no. 걔는 여기 오르카 호의 벽에 똥칠할 때까지 있을거야."


"하지만 주인님!"


"걔가 없으면 요리는 누가하고?"


"그거야 저희들이 하면 된답니다. 


저희 컴패니언즈는 기본적인 요리 기능은 갖추고 있고 여기 메이드들도 있는데


무슨 걱정을 하십니까 후후."


"미안하지만 난 나한테 참치만 먹일줄 아는 너희들에겐 질렸어."


어... 말실수를 했나? 순식간에 나를 향해 보는 눈빛이 달라졌네. 


콘챠와 냥냥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치코마저 나를 바닐라가 빙의된 것 마냥 쓰레기처럼 보고 있어.


그래, 밥투정을 하는건 그렇게 떳떳하지 않다는거 알고있어. 


하지만 나도 할 말이 많다고 씨발. 


우리가 잠수함 안이란건 아는데 7일 24시간 참치만 주는건 좀 아니지 않냐? 


소완이 오기 전에 메뉴가 뭐였는지 생각을 해보자. 


아침은 참치와 크래커... 점심은 참치마요... 저녁은 참치김치찌개...


으아아아아악!!! 참치는 이제 그만!!! 


난 이제 씨팔 좀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짜고, 느끼하고, 달고, 자극적이고, 싼티나는 그런 음식.


마치 치미창가처럼 말이야. 근데 치미창가 말고.


원본 데드풀은 치미창가를 좋아하지만 난 치미창가보다 피자를 좋아해. 


그래... 피자... 난 피자를 먹고 싶어. 


그리고 피자하면 당연히 하와이안 피자가 으뜸 아니겠어? 


난 트루 캐나디안이니까 말이야ㅋㅋㅋ 


내가 속으로 쪼개고 있는데 바닐라의 매도가 훅처럼 들어왔어. 


"머저리 주인님. 이제 그만 꿈에서 깨어나십쇼.


주인님한테 대놓고 약을 먹일 정도로 대범한데 저희한텐 손을 안대겠습니까?"


"응? 그런가?"


"하아..... 주인님이 쓸데없이 몸이 튼튼해서 약빨이 듣질 않아 그녀가 주저하고 있는거지. 


주인님이 손아귀에 들어오는 순간, 저희는 어떻게 될지 뻔하지 않겠습니까? 


".....걔가 설마 그럴까?"


"상대는 그 악명 높은 소완입니다. 


물론 리리스 양이 제지하겠지만, 두 분이 충돌하면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습니다.


그게 주인님이 원하시는 겁니까?


처벌은 둘째치고 일단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명령은 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인 명령으로는 안되요 주인님. 


소완같은 고급 바이오로이드는 명령을 곡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곡해할 여지가 없도록 단호하고 분명하게 명령하셔야 되요."


바닐라와 콘챠의 진지한 말을 곱씹고있던 그 때였어. 


"주인님. 점심식사를 가져왔사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소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모두들 얼어붙었지. 


"응! 어서 들어와!!"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완이 트레이를 끌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어. 


소완은 내 주위에 있는 애들을 한 번 훑어보더니 별 신경쓰지 않고 내 책상에 점심을 내려놨어. 


"수비드 스테이크이옵니다."


그래 수비드 스테이크..... 스테이크......


난 식욕이 없어서 포크로 스테이크를 휘적거리기만 하고 먹지는 않았어. 


약을 넣어서? 아니 난 약을 넣어 주는게 오히려 더 좋아. 


근데 난 사실 이렇게 반듯하게 차려주는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한단 말야. 


소완의 음식은 맛있고 건강식이지. 


하지만 내 취향은 아냐. 


그리고 아무리 맛있어도 내 취향이 아닌 음식을 계속 먹으니까 좀 그렇더라고


"소완... 내가 정말로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말야."


"말씀만 하옵소서. 소첩, 무엇이든 만들어 올리겠사옵니다."


"피자."


"피자...라 말씀하신 겁니까? 아 예... 물론이옵니다.


최고의 마르게르타를 만들어 드리겠사옵니다."


"아니 그거 말고 그냥 피자. 토핑으론 올리브랑 페퍼로니, 그리고 파인애플 잔뜩 얹어서."


"방금 파인애플이라고 하셨사옵니까?"


응? 쟤 반응이 갑자기 왜 저러지? 


"우리 주방에 파인애플 캔 하나 있잖아. 그거 전부 때려박아."


"죄송하옵니다. 그건 아니 되겠습니다." 


"뭐라고? 안된다고?"


"그렇사옵니다. 다른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아니됩니다."


"아니, 아까 전엔 무엇이든 만들어준다면서? 대체 왜 안된다는건데?"


"요리에 대한 신성모독이기 때문이옵니다."


뭐? 신성모독? 하아... 너도 결국 그런 부류구나. 


하와이안 피자의 멋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탈리아놈들 같은 부류였구나. 


할 수 없지...


난 공공장소에서 여자의 치마를 들추는 빠르기로 


탁자 밑에 숨겨둔 알렉산드라 센세의 전기봉을 꺼내 소완의 목덜미에 갖다댔어. 


갑작스러운 고전압충격에 소완은 저항조차 못하고 완전히 뻗어버렸지. 


"주인님! 무슨...?"


내가 갑작스럽게 돌변하니까 스토커 1호조차 어버버 거리고있네. 


그럴만도 하지. 왜냐면 지금 나는 열을 쪼끔 받았으니까 말야. 


"뭐긴 뭐야. 교육을 위한 처벌을 집행하려는거지.


바닐라. 비밀의 방 정리 다 끝났지? 거기 아무도 못 들어가게 통제해.


특히 어린 애들은 절대로 보지 못하게하고."


"주인님... 설마?!"


"그래. 데드풀 선생님의 시즌 1호 개인 교습이 시작될거야." 






약차차, 소완양! 풀씨를 약으로 조교하려다 역으로 조교를 당하게 생겼군요! 


풀씨의 무시무시한 조교는 어떤 것인가? 그리고 소완양은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