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여느때나 다름없는 평범한 오르카 호에서의 하루였는데,


뜬금없이 닥터가 이런 제안을 해 왔다.



"오빠, 옛날 게임들 좋아하지? 그 게임들에 우리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아침밥 먹고 있는데 불쑥 찾아온 닥터는 씨익 웃으며 눈을 반짝거렸다. 그 말에 나는 밥을 먹고 있던 걸 우뚝 멈췄다. 도대체 얘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걸까.


그런 거... 당연한 게 뻔하잖아!


하지만 여기서 냉큼 받아먹는 반응을 보이면 헤프게 보일 지 모르니 살짝 튕기는 시늉을 해 준다.



"흠... 글쎄."



"에이, 거짓말하기는. 미안하지만 아까 눈썹 올라가는거 다 봤어."



"그걸 또 눈치챘다고?"



"오빠는 똑똑한데 좀 맹한 구석이 있거든."



반칙적인 지성을 가진 닥터 앞에서 내 어설픈 속임수는 하찮은 것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내가 좋아하는 옛날 게임들에 오르카 호에 타고있는 우리 바이오로이드들이 나온다면 어떨까...



멸망 이전에 대중적으로 인기있던 게임들을 웬만한 건 어렵사리 구한 게임기로 다 해봤을 정도로 난 그 옛날 게임들에 관심이 많다. 오르카 호의 대원들은 내가 게임 매니아라는걸 다 알 정도. 


그런데 그 게임들에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본 것 같다.


뭐야, 그거... 최고잖아!



"후후, 그럼 아자즈 언니한텐 말해 둘 테니 여기 리스트에서 골라. 나중에 봐!"



닥터는 만족스럽다는듯이 종이 한 장을 나에게 건네고는 총총 걸어가 내 방을 나갔다. 닥터가 준 종이를 집어들고 본 나는 후, 하고 숨을 삼켰다.



"그러니까 여기있는 게임들 중 하나를 오르카 버전으로 만들었다는거지."



게임 리스트가 하나같이 끝내준다... 어떻게 이걸 준비했지?!


일단 여기서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게임을 고르자면, 역시 이거겠지.



"좋아. 이게 재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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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스트


몬스터 헌터

동물의 숲

스타듀밸리

포켓몬스터 


여기 중에서 댓 제일 많은걸로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