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데드풀의 하루

2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上
3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中

4화: 마리 소장 구하기 下

5화: 포켓몬스터MG

6화: 하와이안 피자上











으... 으음... 여긴 대체 어디지?


갑자기 온몸에 찌릿거린거 까진 기억이 나는데 도대체...


"여어~! 정신이 들었구나!!"


이 목소리는 주인의 목소리?! 근데 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지? 


뭐야? 이 이상한 구속구는 대체...


"그걸 힘으로 어떻게 할 생각은 포기하는게 좋을거다 쩝쩝.


너같은 고급 바이오로이드들을 포박하려고 만들어진 특제니까 말이야. 


주인... 피자를 드시고 계시군요. 


참깐만 저 피자... 하와이안? 주인님이 저런 오물을 드시고 계시다니...


평소의 저라면 주인이 색다른 플레이를 원하시는구나... 하고 기뻐했겠지만


저 구역질나는 쓰레기를 보니 흥이 싹 사라졌습니다. 


"주인... 장난이 지나치시옵니다. 재미없으니 이만 풀어 주시옵소서."


"장난? 이게 장난으로 보인다라... 아직 정신 못차렸나보네. 


이건 장난이 아냐 소완. 존나 진지한 교육, 그러니까 벌이라고."


"지금 벌이라고 그러셨사옵니까? 소녀는 잘못한것이 없사옵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쯧쯧... 자기가 잘못한게 무엇인지 인지조차도 못한다니


불쌍한 녀석... 이미 뿌리까지 썩어버린 모양이야. 


좋아 소완. 너의 죄를 알려줄게. 


너의 죄는... 하와이안 피자를 욕한거야."


"주인. 와람된 말인건 압니다만... 


의무실로 가서 다프네 양의 상담을 받는게 어떠신지요?"


"오... 지금 나를 미쳤다고 그러는거야? 


난 그 말이 좋아. 사실이니까.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날 미쳤다고 놀리는건 참을 수가 없어!"


주인님이 영문모를 헛소리와 함께 무언가를 제 앞의 탁자에 탁하고 내려 놓으셨습니다. 


"이 냄새..."


"그래 소완. 하와이안 피자다. 


나와 스틸라인 애들이 고생끝에 찾은 냉동 피자지. 


이걸 찾은 이프리트 3132양은 내가 너무 기뻐서 그 자리에서 하사로 승급시켜줬어. 


녀석도 어지간히 기뻤는지 임관식 내내 질질 짜더라고. 


아무튼 소완. 내가 너한테 무엇을 할지 감이 잡히지?"


"제가 싫어하는걸 아시면서 억지로 먹이시려는겁니까? 정말 저질이시옵니다."


"그럼 사람의 밥에 약을 타는건 괜찮고?"


주인님의 촌철같은 한 마디에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건지 저는 당췌..."


"그러니까 주위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지. 


나나 다른 애들이야 맛있는 음식으로 현혹하기 쉬웠겠지만


너를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인 스토커가 눈에 불을 켜고 널 감시하고 있었는데 


너무 안일했던거 아니야 소완양?"


스토커? 설마 블랙 리리스? 역시 그 년부터 처리했어야 했는데 제기랄!


"모함이옵니다! 저는 단지 주인님의 건강을 위해서 영양제를..."


"세상에 환각작용도 있는 영양제도 있냐?"


"그... 그걸 대체 어떻게!" 


"먹어봤으니까 알지. 그거 약물내성이 있는 내가 high 해질 정도로 독하던데 


옛날의 나였다면 그거먹고 똥오1줌도 구분 못했을거야. 


너의 말에 절대복종하는 너만의 주인님이 되었겠지."


약물내성?? 약이 오래되서 효과가 떨어진줄 알았는데 아예 효과가 없었다고?!


난 주인님이 내가 부탁하는 어지간한 요구는 다 들어주셔서 미약하게나마 효과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야~ 그리고 심지어 이런 주사기도 있더라고! 


이거 옛날에 약쟁이들이 많이 썼던 주사기인데 


우리 셰프님은 대체 이런 주사기를 무슨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걸까? 


주인님의 말씀 한 마디가 제 심장에 콕콕 박혔습니다. 


외통수입니다. 더 이상 변명할 여지도 없고 빠져나올 방법도 없군요. 


"그리고... 내가 너만의 주인님이 되면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됐을까?


소완. 상위 1%를 위해 만들어진 바이오로이드. 


하지만 블랙 리리스와 마찬가지로 비뚤어진 독점욕이 강해서 


크고 작은 이슈가 끊이지 않았지. 


그래도 소문은 와전된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런 일을 저지를줄이야...


넌 이 잠수함을 너만의 왕국으로 만들려고 했어 안 그래? 


그리고 다른 애들은 수족으로 부려먹을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들은 제외하고 전부 배제당했겠지.


예를 들어서 그 스토커 듀오 말이야. 안 그래?"


제 속내가 이렇게 탈탈 털리다니... 공개적으로 발가벗겨진거 같습니다. 부끄러워...


"그래서 말야... 이 데드풀 선생님은 나쁜 소완 학생을 어떻게 선도해야할까 조금 고민을 했어.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게 있어. 


남한테 자기 잘못이 어떤건지 깨우쳐 주려면 그걸 그대로 되돌려주는거 외엔 답이 없어. 


역지사지라는 말 들어봤지? 음식으로 흥한자 음식을 망하리라... 그럼 소완양? 준비됐지?"


아 안돼 제발... 제발!! 주인님이 제 팔에 묶인 수갑을 천천히 풀어주셨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이 저한테는 억겁처럼 느껴졌지요. 


"소완. 그 하와이안 피자를 먹어라. 명령이다."


안 돼...


주인님에게 극상의 쾌락을 드리기 위해 최고의 셰프로 태어난 제가 


어찌하여 이런 수모를 당해야하는 것입니까? 


저... 저는 단지 주인님께 잊을 수 없는 쾌락을 맛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단지 그 뿐이었는데!


"꼭 꼭 천천히 씹어먹어. 파인애플의 육즙, 토마토 케첩의 맛 하나 하나 음미할 수 있도록.


우웩. 싫어. 맛없어. 


피자 본연의 맛이 파인애플의 달짝지근함과 맞물려 최악의 불협화음을 내고 있습니다. 


지상 최고의 셰프인 저한테 이런 오물을 먹이는 것 자체가 


저를 고문하고 모욕하는 겁니다. 


제 정신은 필사적으로 이 쓰레기를 거부했습니다만,


주인님의 명령은 절대적. 저 몸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는 드디어 한 판을 비워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내 입... 내 혀... 오염되버렸어....흑흑


하지만 그저 피자일 뿐입니다. 


겨우 어린애 장난으로 저 소완을 꺾을거라 생각하셨다면 오산이옵니다. 


"소완. 설마 이걸로 끝날거라 생각했어? 


오 아냐. 우린 이제 막 발걸음을 떼었을 뿐이야." 


주인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쪽 구석에 드리워진 베일을 벗기셨습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쌓인 하와이안 피자들의 기둥... 저는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스틸라인 애들이 털었던 곳이 식품 창고였거든. 


그래서 덕분에 피자라면 여기 썩을만큼 많아.


덕분에 모두들 피자 파티도 벌이고, 일석이조야 안 그래?


소완. 너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혼자서 이 깜깜한 방 안에서 하와이안 피자를 먹을거야.


아 걱정하지마. 피자만 먹으면 물릴거 같아서 내가 후식들도 준비했어. 


이건 한국에서 인기있었던 음료수인 솔의 눈...그리고 이건 후식용인 민트 초코야. 


그럼 소완..."


"기다려주십시요!! 소녀가 잘못했사옵니다


다시는 약 같은거에 손대지 않겠사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옵소서!!"


"데드풀 비 브리타니아가 명령한다. 


이 방에 있는 음식들을 하나도 빼놓지말고, 즐기면서 다 먹어라.


그럼... von appetit









"그래서 그렇게 된거야."


하하하... 지금까지 비밀의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인님의 말씀을 들은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6일이 지나서야 소완은 풀려 났습니다. 


페로의 말로는 비밀의 방에서 나온 소완은


온몸에 치즈와 토마토칠을 하고 파인애플 좋아 같은 얼빠진 소리를 반복했다는데 


직접 꼬라지를 보니 어우... 표정부터 제대로 맛이 갔더라고요.


"아무튼 이걸로 소완은 두 번 다시 나쁜 짓 못할거야. 


그럼 누구도 나가지 않아도 되도 누가 다칠 일도 없지.


해피 엔딩이야. 안 그래?"


"...그런가요?"


듣자하니 오늘 소완이 스틸라인이 먹을 밥에 파인애플을 넣는 바람에


스틸라인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굶고 있다는데 


뭐 저랑은 관계없네요. 전 식당에서 안 먹으니까. 


"스토커. 나한테는 소박한 꿈이 있었어. 


나는 예전에 찣어지게 가난하게 살았거든. 


그래서 샤또 이름 붙은 대저택에서 드림위버 양복을 쫙 빼입고 


왼쪽에는 리리스, 오른쪽에는 소완을 끼고 사는 그런걸 꿈꾼적이 있었어."


"후훗. 그 꿈 이루어진거 아닌가요?"


"양복이 없잖아." 


"그거야 오드리 씨 한테 부탁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오드리 드림위버? 우리 저항군에 오드리도 있었어?"


어휴 주인님... 저항군 인원 명단 또 안 읽어보셨구나. 


"오드리 씨도 저항군 소속이였어요. 


그 때 그 습격 이후로 행방불명되었지만." 


"죽었을 수도 있다는 거네?"


"오드리 씨는 그렇게 쉽게 당할 정도로 약하진 않아요.


저 리리스가 인정하는 강자 중 한 명이라고요."


그 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콘스탄챠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어요. 


"주인님! 오드리 드림위버님의 소재가 파악되었어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오드리 이야기를 하니까 오드리가 오네요. 


"근데 서둘러야 할거 같아요! 오드리 님이 펙스에 사로잡혔어요!" 


하필 펙스에 잡히다니, 명복은 빌어줄게요 오드리 씨. 








아직 레모네이드 알파와 오메가도 만나지 못했는데 전부 건너뛰고 레모네이드 델타부터 먼저 만나게 생긴 풀씨! 


과연 풀씨는 델타의 사악한 마수로부터 오들희씨를 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