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여기요, 발키리.


 

......


 

예, 빠진 서류 없이 잘 받았습니다.


 

죄송해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비품을 빌려 달라고 해서...


 

한파 때문에 급하게 지상용 장비를 써야하는데,

저희가 공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상비한 지상 장비가 부족하거든요.


 

전부 아군 아닙니까. 마음 쓰지 마십시오.


 

감사해요.


 

......


 

아. 발키리, 나중에 시간 내 줄 수 있나요?


 

무슨 일이십니까?


 

별건 아니구요. 각 전투 부대 부관들끼리 모여서 한잔 하기로 했거든요.


 

지금 저와, 비스트 헌터, 탈론페더 이렇게 세 사람이 모이기로 했는데,

발키리 씨는 생각이 있으신가 해서요.


 

.......


 

작전이랑 겹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유연하게 시간을 낼 수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벌써 기대가 되네요.


 

저도 기대가 됩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군수장교를 데려오겠습니다.


 

네.




 

발키리 씨가 늦네.


 

군수장교를 못 찾았나?


 

트릭 오아 트리트!


 

발키리 언니, 사탕이에요, 장난이에요?


 

헤헤헤. 이 옷 어때요? 사령관님께서 선물해주셨어요.


 

그래서 트릭? 트리트?


 

......


 

죄송해요, 지금 가진 사탕이 없으니 장난으로 해주시겠어요?


 

아?


 

안녕하세요, 안드바리. 그 옷 귀엽네요.


 

아...아....


 

(너무 놀렸나.)


 

안드바리. 이번에 저희 쪽에서 장비를 빌리려고 왔는데, 괜찮을까요?


 

어떤 거요?


 

(와, 순식간에 태도 바꾸는 거 봐.)


 

동계 장비요. 갑작스럽게 한파가 닥쳤는데 저희들이 가진 장비만으로는 부족하거든요.


 

지상 근무 대원들한테 지급할 동계 작업복이랑 동절기 장비들이 부족해서 급하게 빌리러 왔어요.


 

혹한용 장비는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전문이잖아요.


 

......


 

그렇긴 해요.


 

그런데...


 

서류는요?


 

(와...귀여운데 무섭네.)


 

발키리 씨한테 드렸는데, 발키리 씨가 그거 들고 안드바리 찾으러 가버렸어요.


 

길이 엇갈렸나...


 

그런 것 같네요.


 

괜히 찾으러 가기보다는 여기서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러는 게 낫겠네요.




 

......


 

......


 

......


 

......


 

(조용한 게 거북하네...)


 

그 옷 예쁘네요, 안드바리.


 

네?


 

다다음주면 할로윈이죠?


 

그걸 위해서 준비한 옷인가요?


 

헤헤...사령관님께서 선물해주셨어요.


 

좋겠네요.


 

저도 사령관님한테 선물을 받은 게 있는데.


 

......


 

그 때 바이오로이드가 인간에게 살의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네?


 

사진 있는데 보여드릴까요?


 

......네.



 

......


 

......


 

웃으셔도 돼요. 웃으라고 보여드린 거니까.


 

......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게 뭐예요.


 

그러게요. 이게 뭘까요.


 

분명히 인간님에게 받은 소중한 선물인데 왜 인간님에 대한 살의가 들끓었을까요.


 

뭐...덕분에 저에 대한 이미지가 오르카 호 전체에 공고해지긴 했어요.


 

좀 더 긍정적인 이미지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하하하하하!


 

너무 웃으면 상처 받아요...


 

네?


 

죄송해요...


 

농담이에요. 웃겨 놓고 그만 웃으라고 말하는 게 잘못 된 거죠.


 

안드바리는 사령관님한테 많이 사랑 받나 보네요.


 

그렇게 예쁜 옷도 선물 받으시는 것을 보면요.


 

헤헤헤...


 

옷 뿐만 아니라 자주 놀아주시고 컵떡볶이도 같이 먹자고 해주세요.


 

그리고 그 다음날 어김없이 참치캔이나 자원을 탕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요.


 

사령관님께서 그런 면이 없잖아 있죠.


 

 사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너무 짓궂어요.


 

특히나 저랑 저희 메이 대장한테 유독 심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해요.


 

메이 대장님한테요? 왜요? 어떻게요?


 

......


 

뭐...그냥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솔직하게 못 구는 어린애 같다고 해야 하나...


 

제가 사령관님께 이야기 해드려요?


아뇨, 아뇨. 이건 저희들 문제라 괜히 제삼자가 끼어들면 복잡해져요.


 

그냥 저희 메이 대장이 결심하면 되는 문제라.


 

......언제 결심할 지는 모르겠지만요.


 

?


 

별 건 아니에요.


 

아,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그래서 코코랑 LRL이랑 아쿠아랑, 닥터랑 더치 걸이랑 같이 놀았어요.


 

그런데 레아 언니는 왜 거기에 끼어들려고 했을까요.


 

......그러게요. 왤까요. 이해가 안 되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나이트 앤젤.


 

안드바리가 자리를 비운 것 같군요.


 

아, 발키리 언니!


 

안드바리? 여기 있었군요?


 

길이 엇갈릴 까봐,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헤헤, 언니 이 옷 어때요? 사령관님께서 선물해주셨어요.


 

귀엽군요.


 

헤헤. 언니, 트릭 오아 트리트.


 

음...그러면...이 초콜릿바로 괜찮겠습니까?


 

에헤헤! 응.


 

어?


 

이거 얼마 전에 창고에 반입한 초코반데?


 

그리고 아직 보급도 안 됐고.


 

......이 초코바...누구한테 받은거야, 언니?


 

아...아뇨...그게...


 

알비스구나?


 

......네.


 

......


 

알비스 2주간 초코바 배급 금지.


 

(죄송합니다, 알비스.)


 

(물자와 관련되면 무서워지네.)


 

아, 언니, 둠 브링어에서 장비 빌리기로 했다면서요? 서류는요?


 

여기 있습니다.


 

어디 보자...


 

......


 

(침묵과 무표정이 무섭다.)


 

......


 

응, 완벽하네요.


 

가요, 나이트 앤젤 언니.


 

네.


 

발키리, 나중에 일정 정해지면 연락드릴게요.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게 리스트의 마지막 장비예요.


 

고마워요, 안드바리. 덕분에 살았어요.


 

수송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 저희 쪽에서 가져갈게요.


 

빌리는 주제에 수송까지 부탁하는 건 염치 없잖아요.


 

헤헤. 네.


 

(유류를 아껴서 웃는 거겠지?)


 

(귀여운데, 이런 쪽으로는 칼 같다니까.)


 

장비들 찾고 옮겨주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안드바리.


 

저는 여기서 저희 부대원들 기다릴 테니 마저 일보세요.


 

네. 잘가요, 나이트 앤젤 언니.


 

아. 베라 언니다.


 

베라 언니! 트릭 오아 트리트!


 

군수품과 관련되면 냉혹하고 칼 같지만 저 모습만 보면 귀엽다니까요.


 

아...알비스다.


 

거기서요, 알비스.


 

제가 창고에 몰래 숨어들어서 초코바 가져가지 말라고 했죠.


 

요즘은 물자 아껴 써야 하는 거 몰라요?


 

도망가지 마요. 도망가면 레오나 대장님께 일러바칠 거예요.


 

......이 장비들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뤄서 온전히 돌려줘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