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지금 뭘 하고 계신겁니까?"


마리의 질문에도 남자는 함교에서 모니터로 작전지역을 확인하고 있었다.

화면에는 수많은 스틸라인 대원들이 철충들과 대치 하고있었다.


"모든 셀주크들에게 명령한다. 이 위치에 화력을 집중해라."


마리는 남자의 말에 눈이 흔들렸다. 그 지역에는 자신의 부하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셀주크들이 포를 높게 들어올렸고, 준비를 마쳤다는 기계의 음성이 들렸다.


"발사."


모든 셀주크들이 포를 일제히 발사하자 바다 밑의 오르카호에도 셀주크들의 발사음이 들렸다.

이윽고, 화면에는 철충들이 그 포탄을 맞고 쓰러지고 있었다. 물론, 마리의 부대원들도 함께 쓰러지고 있었다.


"각하! 아군이 있습니다! 포격을 중단해주십시오!"


레프리콘의 다급한 무전에도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각하! 살려주십시오! 각하! 각..."


남자는 아예 무전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의 부관인 AL 레이스에게 연락을 했다.


"레이스, 살아남은 철충을 오르카호로 데리고 와라. 그것들은 연구할 가치가 있다."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남자는 곰방대에 불을 붙인 뒤 담배를 피워댔다.


"각하.."


남자는 그제서야 마리에게 눈길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불굴의 마리, 내가 그 호칭은 쓰지 말라고했을텐데.."


"죄..죄송합니다..각ㅎ...황제폐하.."


"무슨 일이지?"


남자의 말에 마리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황제폐하, 오늘 작전에서 제 부대원들이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런 류의 작전은..."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목에 누군가 칼을 들이댔다. 그의 또 다른 부관인 AL 팬텀이 광학 미채 망토를 쓰고 있었기에 그의 곁에 있는 줄 몰랐다.


"불굴의 마리 소장...자네와 나의 차이점이 뭔지 아는가?"


남자의 말에 마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바로, 자네는 저 피래미같은 부대원들을 끔찍이 아낀다는거지. 그 점이 나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거다!"


남자는 마리의 복부에 주먹을 강타했고, 마리는 기침을 해대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녀가 쓰러지자, AL 팬텀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일으켜세웠다.


"부대원들이야 다시 뽑으면 그만이다. 자네도 다시 뽑으면 그만이지."


남자는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바닷속을 쳐다보았다.


"팬텀, 마리 소장을 잠시 교육시킬 필요가 있겠군.."


"알겠습니다. 황제폐하"


"황제폐하! 잘못했습니다! 제발 그것만큼은 봐주십시오! 황제.."


팬텀은 마리의 머리채를 잡은 채로 어디론가 끌고갔다. 남자는 함교의 카펫에 묻은 마리의 침을 발로 슥슥 문댔다.

그리고 다시 바닷속의 물고기들에게 집중하려는 순간 무전이 들렸다.


"황제폐하, 작전구역입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자신의 최측근이 멸망의 메이였다. 남자는 버튼을 눌러 그녀의 무전을 받았다.


"상황은 어떤가?"


"오메가가 있는 구역에 철충들을 풀었습니다. 지금 화면 띄워드리겠습니다."


화면에는 오메가의 바이오로이드 부하들이 자신이 개조한 철충들이 치고박고 싸우고있었다.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남자는 그것을 보며 흡족해하고 있었다.


"황제폐하? 물러날까요?"


"아니..보복의 씨앗을 없애라..."


"알았습니다."


남자의 말에 멸망의 메이는 자신의 옥좌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뒤에 있던 미사일 2개가 엄청난 소리와 함께 하늘 높게 날아갔다.

그리고 뒤에 있던 그녀의 동형기들도 버튼을 눌렀다. 수십개의 미사일이 날아갔고,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메가, 널 구성하고 있는 원자에게 작별인사나 해라..."



남자는 이 말을 남기고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황제폐하가 뒤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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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치기전에 생각나서 한번 끄적여 봤읍니다.


이 때까지 쓴 글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