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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 적막, 고요


반응, 변화


이행


창밖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햇볕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아침인것을 알리며 오르카호에 아침이 온것을 알렸다. 그리고 천천히 기지개를펴며 일어나는 오르카호의 유일한 인간이자 최고 사령관. 내가 눈을 뜬곳은 사령관실이였다.


아니, 사령관실 "이였던 곳" 이다.


가구 위에 옅게 쌓여있는 먼지와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휴지뭉치들. 방의 주인인 청결과는 관계가 없는게 분명하다고 주장하는 난장판의 방이였다.


똑똑


사령관이 노크소리에 대답하기도전에 문은 열렸고 곧이어 질려하는 표정으로 들어온건 바이오로이드 P-18 실피드 개체였다.


"으와... 또 이렇게 난리쳐놓은거야?"


 사실 그녀가 이곳에 왔던건 이번 한번이 아니였다. 오래전 오르카호에 사령관으로써 일을 시작했을 당시부터 오르카호에 소속되어있었던 그녀는 잊을만하면 사령관실에 들락날락거렸다. 본인 말에따르면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것이 아니라 그저 합류한 바이오로이드 숫자가 부족해서 함내 청소나 감시등의 이유로 같은 부대원인 P-2000 지니야와 함께 이곳 저곳을 다 들쑤시고다녔을 뿐이였다고한다.


"이젠 사령관이 아니라고해도 인간님이잖아. 다른녀석들한테 말하면 알아서 치울텐데"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널부러진 휴지를 주우며 짜증난다는 표정과함께 구석에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넣는 그녀는 이 오르카호에 남아있는 몇안되는 고참개체다. 동시에 내가 원래 사령관이였다는걸 알고있는 몇안되는 개체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나는 실피드의 말에 잠시 눈을감고 다시 누우며 생각에 잠겼다.


불과 몇개월전 에있었던 "F05 - 스피커" 사태로인해 이 오르카는 많은 변화를 맞이하였다. 돌연변이한 스피커의 폭발과함께 함내 유일한 인간이였던 나는 쓰러져버렸고, 오르카호는 당연하다게도 혼란에 빠졌다. 


 총지휘권자가 사라진 오르카호에는 빠르게 동결되어있던 인간을 깨워서 미래를 대비해야한다라는 의견과 그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으로 서로 갈라지며 끝나지않는 논쟁을 펼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기존에 동결해제에 찬성하던 스틸라인과 호라이즌이 강력한 숫자와 무장을 앞세워 무장에의한 통제를 시작하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동결해제에 찬성하던 배틀메이드는 라비아타의 " '그저 인간' 이 아닌 자신들이 충성을 바치기에 모자라지않은 "주인" 이 깨어났을때 새로운 지휘권자가 있다는건 서로 좋은일이 아니다." 라는 의견으로 스틸라인, 호라이즌 연합에 대응하였다. 하지만 그 숫자와 메이드로써의 역할이 우선시되었던 기초 성능으로는 턱없이 힘이 모자랐기에 기존 반대입장이던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를 필두로 다른 세력을 끌어모았다.


  그렇게 세력과 세력이 힘싸움을 하던중 사건이 터지고만다. 그 즈음에선 흔하게 볼 수 있던 보급에의한 실랑이가 벌어지던중, 긴장분위기가 너무나도 오래 지속된것이 문제였는지 평소보다 과격하게 다툼이 벌어지고 무장까지 사용하게 되는일이 벌어진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분명 이후 큰 싸움이 벌어질것이었지만, 어떤 T-2 브라우니 개체가 실수로 M-5 이프리트의 무장을 오작동시키고, 중립을 지키던 닥터가 동결장치를 점검하던중 그 여파가 동결장치를 해제시켜버린것이다.


 닥터는 이미 해제중이던 인간을 갑작스레 다시 돌리기엔 명령권에의한 힘이 모자랐으며 동시에 갑작스런 재동결은 인간의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었기에 그저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깨어난 또 다른 "인간". 나는 그가 깨어났을때에도 일어나지 못하고있었다. 그 상황은 총지휘권이 그에게 넘어가기 충분한 것이였다.


 깨어났던 인간은 어디에나 흔히 있는 남성이였다. 그는 내가 왔을때와 같이 어리버리했으며 적응하기위한 작전에서도 실수를 연발했다. 과거 어떤 인간을 데려다놓아도 비슷할것이기에 바이오로이드들또한 개의치않았다. 오히려 나때보다 상황은 좋았던것이다.


 나는 콘스탄챠, 그리폰에게 발견되어 아예 아무것도없던 맨땅에서 시작했지만 그는 내가 일궈놓은 오르카호에서 시작하는것이였으니까.


 똑똑


나는 전해듣기만한 과거를 회상하고, 휴지뭉치를 집어던지며 방을 정리해가는 실피드의 소리만 울리던방에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B-11 나이트 앤젤입니다."


"...들어와"


곧 들어온 바이오로이드는 나이트앤젤. 덤덤하고 냉소적인 분위기를 가진 그녀도 과거 사령관이던때의 개체이다. 둠브링어의 실세라고 해야할까, 전장에서도 함내에서도 그녀는 둠브링어 인원중 가장 믿음직했다.


"실피드를 데리러왔습니니다. 그리고 이것을."


나이트앤젤은 그렇게말하며 종이를 한장건네며 실피드를 데려갈 허가가 나오기를 대기하고있었다.


"실피드, 나머지는 내가 치울게 가봐."


"에엑..."


  내키지않는다는 표정의 볼멘소리를 냈지만 둠브링어의 실세 나이트앤젤과 인간의 명령에는 무력했다.


"당신이 그러면 안됍니다. 이제 남은 인원이..."


 나가면서 나이트앤젤은 실피드에게 잔소리를 시작했다.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현 둠브링어에 실피드는 겉돌고있고, 그래서 날 더 찾는다는것같았다. 이걸 기뻐해야할지 걱정해야할지...


 둘의 멀어져가는 발소리와 나이트앤젤의 잔소리를 들으며 난 그대로 나이트앤젤이 건네준 종이를 살펴보았다.

' 신규 생존확인 - 컴페니언 시리즈 '블랙 리리스', 'CS페로', '성벽의 하치코' '




잠도안오구해서 뒤척이다가 옛날에 써놓은거 발견해슴


생각날때마다 하나씩 써볼까해서 썼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