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따뜻한 밥 한끼가 먹고싶어."


시작은 그의 말 한마디였다. 홍련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식사를 하고싶으신가요? 그러면 소완씨에게 연락을...."


"아니, 홍련이 해주는 밥이 먹고싶어."


"네...?"


홍련은 당황했다. 자신이 해주는 밥이 먹고싶다니. 사령관은 조금 엉뚱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서야 그 생각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이를 거절하려고했지만, 그의 반짝이는 두 눈빛을 이길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할께."


사령관은 웃음을 보이며, 홍련의 턱을 살포시 잡고 그녀의 입술과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저..사령관님? 업무에 집중하셔야죠..?"


"미안미안. 곧 가지."


옆에 있던 콘스탄챠의 말에 사령관은 함장실로 돌아갔다. 홍련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며, 자신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다시 쳐다보았다.


'나 요리 할 줄 모르는데..'


홍련의 시련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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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말이옵니까?"


"네.."


홍련이 제일 먼저 찾아간 것은 소완이었다. 그녀는 오르카 호에서 뛰어난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실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사령관을 가지고 놀았음에도 그녀가 오르카 호에 남아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요리를 잘해서였다.

아마 그것이 아니였다면 그녀는 지금 쯤 저 바다의 물고기 밥이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녀의 요리는 오르카 호의 모두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유는..?"


"여ㅂ...사령관님의 부탁이 있으셔서.."


"...그렇군요. 이리오 오시지요.. 저기에 앞치마가 있사옵니다."


소완은 홍련의 말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상관하지않고 그녀에게 요리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배우고 싶다는 제자의 말을 선생으로써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홍련은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망을 쓰고 손을 깨끗하게 씻었다.


"사령관님은 어떤 요리를 좋아하시나요..?"


"주인님께선 요리를 가리지 않습니다. 요리대회 때 보시지 않았습니까..?"


"하긴..."


말을 주고받는 사이 홍련 그녀의 앞에 쟤료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두툼한 소고기와 당근, 시금치, 양파, 당근이 채반에 담겨있었다.


"우와..."


"빨리 움직이시죠. 할일이 산더미 이옵니다."


소완도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망을 쓴 뒤 손을 씻기 시작했다.


"뭘 만드는 거죠?"


"서양식의 기본이 되는 '서로인 스테이크'라는 것을 만들겁니다. 잘 메모 해두시길 바랍니다."


소완의 말에 홍련은 수첩과 펜을 들어올렸다.


"우선 채끝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줍니다. 그러고 나서 당근은 원형 0.8 cm 정도의 두께로 자른 뒤 비쉬 모양으로 깎아줍니다. 그리고 나서 감자는 5*1*1 cm 정도 스틱모양으로 자릅니다. 그리고 끓는 물에 시금치와 당근, 감자를 살짝 데쳐줄겁니다. 한 2-3분 정도 데쳐준 뒤 식혀주도록합니다. 시금치는 찬물에 식혀준 뒤 물기를 꽉 짜내어 준 뒤, 5 cm 정도의 길이로 썰어줍니다. 감자도 찬물에 담가 식혀 준 뒤 물기를 빼줘야합니다. 나중에 튀길거기 때문에 물기가 있으면 큰일이 일어날테니 이 점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냄비에 버터를 살짝 넣고 아까 썰어두었던 당근을 넣어준 뒤 살짝 볶습니다. 그리고 나서 물 1 테이블스푼과 설탕 1 테이블스푼을 넣어 준 뒤 졸여줍니다. 당근에 어느정도 윤기가 돌기 시작하면 당근 그라세가 끝이 났습니다. 양파는 찹을 해준 뒤 아까 손질해놓은 시금치와 함께 볶아줍니다. 소금, 후추 간을 살짝 해주는 것, 잊지 마세요. 시금치의 숨이 죽었다면 이걸로 시금치 가니쉬는 끝이 났습니다. 빼먹은 것이 있죠. 감자는 펜에 기름을 자박하게 부어준 뒤 튀겨줄겁니다. 어느정도 바삭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감자를 빼내어 기름기를 빼줍니다. 이제 부재료가 끝났으니 고기를 구울 차례입니다. 버터를 적당량 펜에 넣은 뒤 쎈불에서 버터가 녹기를 기다립니다. 어느정도 녹았다면 고기를 올려줍니다. 고기의 아랫면의 색깔이 어느정도 올라오기 시작했다면 뒤집어 주십시오. 이 때 은은한 갈색빛이 돌아야합니다. 완전 갈색이 나왔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아시겠나요? 전 30초마다 뒤집어주는 것을 최고의 맛을 끌어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윗면과 아랫면에 먹음직스러운 색깔이 올라왔다면 옆면도 구워주시길 바랍니다. 젓가락으로 찔러보는 행위는 하지마십시오. 음식을 망치는 길입니다. 윗면, 아랫면, 옆면 모두 은은한 갈색이 아닌 진한 갈색이 나왔다면 고기를 펜에서 꺼내주십시오. 그리고 준비한 가니쉬들과 함께 플레이팅 해주시면 서로인 스테이크 완성입니다."


홍련의 얼굴에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제 말..이해 하셨사옵니까..?"


"네?......네...! 당연하죠..! 이해..했어요..!"


"그러면 바로 요리 시작입니다."


홍련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심정으로 요리를 시작했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주방은 불타기 시작했다.

당근을 볶던 도중 기름이 튀는 바람에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은 것을 시작으로 옆에 있던 가스레인지에도 불이 붙은 것이다.


"......"


홍련은 그런 소완의 표정을 처음보았다.


"괜찮사옵니다..요리야 다시..만들면..그만...입니다.....씨발.."


소완은 애써 웃으며 홍련을 달래주었다. 그녀는 다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다시 칼을 집어들었다.

그렇게 완성이 된 스테이크를 본 소완의 표정을 더 어두워졌다.


"....."


감자는 완전 새까맣게 타버려 재만 남았고, 시금치와 양파는 너무 오래 볶았던 탓에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당근은 삐뚤빼둘한 모양에 설탕시럽이 황설탕으로 만든거 마냥 누런색이었다. 고기는 석탄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까맣고 딱딱했다.


"소...소완씨..?"


소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녀는 접시를 들어올린 뒤 접시를 벽으로 던져버렸다.

접시 깨지는 소리에 홍련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아우로라와 포티아, 브라우니들은 흔한 일인지 그것을 신경쓰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홍련씨."


"넵..."


"이제 안 오셔도됩니다.."


"네.."


홍련은 그 날 자신의 방에서 울었다.

그녀의 요리를 기다리는 사령관에게는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겼다. 


"그래. 기다릴께."


사령관의 옆에서 경호를 서고있었던 블랙 리리스의 말을 빌리자면, 홍련의 눈에는 무언가가 불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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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홍련은 하르페이아가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가서 요리책을 빌려 그것을 보며 연습을 했다.

숙소에서 시간이 날 때면 요리를 만들어냈다. 이를 본 몽구스팀의 대원들은 홍련을 돕기 시작했다.


"엄마, 좀 짠거 같은데?"


"엄마.. 이거 익은게 아니라..탄건데..?"


"우웁...써어.."


딸과 같은 자신의 대원들의 말에 홍련은 다시 집중했다. 사령관님께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칼을 들고 재료들을 손질해나갔다.


"'남편의 입맛을 사로잡는 실전요리'..? 하.. 정말 쓸데없는 짓만 골라서 하는군...그래도 맛있네.." 


"엄마! 이거 맛있다! 어떻게 한거야?!"


"이정도면 사령관도 뿅가겠는데?"


그렇게 매일 밤을 새가며, 연습을 한 결과 그녀의 요리는 어느새 수준급이 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홍련은 그 날 저녁, 사령관을 몽구스 팀의 숙소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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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뒷짐을 지고 몽구스 팀의 숙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매점에서 올라오는 냉동식품의 향기에 사령관은 매점을 쳐다보았다.


'냄새 좋네..'


매점에는 브라우니와 레프리콘이 냉동만두와 냉동치킨을 들고와 컵라면과 함께 먹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 냄새에 매점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점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니야..홍련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사령관은 발을 돌려 몽구스 팀의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문을 두드렸다.


"홍련, 나야."


"네! 곧 열어드릴께요!"


문이 열렸고, 평소랑 다르게 머리를 풀고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에 사령관은 살짝 얼굴이 빨개졌다.


"홍..홍련...이..이쁘네.."


사령관의 칭찬에 홍련도 얼굴이 빨개졌다. 


"후후..들어오세요. 다 차려놨어요."


숙소에 들어온 식탁에 차려져있는 음식을 보았다. 하얀 쌀밥과 미역국, 연근조림과 애호박 무침, 계란말이와 검은콩자반, 분홍소시지부침, 김치 그리고 식탁 중앙을 차지하고있는 갈비찜까지. 사령관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이거..전부 다 한거야..?"


"네. 전부 제가 한거랍니다?"


사령관은 눈을 감고 음식에서 풍겨오는 향을 맡았다. 아까 매점에서 맡은 냉동식품들과는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이 퍼졌다.


"빨리 앉으세요. 음식 식어요."


홍련은 자리에 앉아 사령관을 불렀다.





"그래.."


사령관은 자리에 앉기 전에 홍련의 옆자리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남편의 입맛을 사로잡는 실전요리'라는 책이 보였다. 

사령관은 그것을 보고는 살짝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신경쓰지않고 홍련의 맞은편에 앉았다.


"고생 많았네.."


"아니에요..여보가 드시고싶다는데..이 정도는.."


사령관은 숟가락을 들어올려 미역국을 맛보았다. 


"와...맛있네..! 맛있어!"


"입에 맞으시다니..다행이네요."


홍련도 숟가락을 들어 미역국을 떠먹었다. 자신이 만들었지만 맛이 꽤나 훌륭했다.


"정말 맛있어. 홍련."


"고마워요."


둘은 한동안 웃으면서 식사를 이어갔다. 사령관과 홍련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미호..나도 엄마요리 먹고싶단 말이야.."


"조용히 해! 지금 분위기 좋은거 안보여..?!"


"그나저나..음식보니깐 배고프네.. 오늘 저녁 뭐야..?"


"소시지 야채볶음이라는데?"


"소시지 야채볶음이라ㄱ..우우읍!"


"조용히하라고 했잖아..!"


"장화이모, 안 걸거야..?"


"이모라고 부르지 말랬지.....가자. 배고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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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 스킨과 배경보고 바로 끄적여봤습니다.

서로인 스테이크 만드는 법은 예전에 했던거 기억을 더듬어 쓴거라 확실치 않을 수 있습니다. 스테이크는 그냥 사드세요...제발..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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