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단맛 짧은 단편

*그동안 쓴 창작 글 모음



최고의 검사, 일대일 대결에서 손에 꼽히는 강자, 충성스러운 총사대장 등

그녀를 가리키는 칭호는 많았지만 그녀가 나를 부르는 방식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폐하~"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샬럿이 업무 중인 내게 찾아온 것을 보아하니 벌써 약속된 시간이 찾아온 듯 보였다.

역시,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자 20시를 조금 넘긴 시간. 그녀와의 데이트 약속을 어길 수 없지.


"미안해.. 이것만 끝나면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주겠니?"


"네, 폐하~ 천천히 하세요."


샬럿은 그저 차분한 미소를 짓고 내 책상 앞에 마련된 소파에 앉으며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커피를 살며시 들고 커피의 향을 즐기는 그녀의 옆모습은 언제나 내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머~ 제 아름다움에 반하신 걸까?"


살며시 홍조를 띄고 기쁜 듯 웃는 샬럿의 옆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그녀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음을 깨달았다.

역시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는 언제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역시, 샬럿이 있어서 안되겠어."


"폐, 폐하..."


내 말에 그녀가 놀란 것인지 커피를 내려놓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는 그녀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슬며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한 팔로 감싸 안으며 내 어깨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네가 너무 예쁘니까 내가 일을 못하겠어. 같이 커피나 마셔야지, 이런 미녀를 곁에 두고 서류나 만지고

있으면 그게 어디 남자라고 부를 수 있겠어?"


"참.. 폐하도.. 후후훗."


샬럿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서로의 몸을 기대고 함께 그 순간을 즐기는 것. 그녀와 처음으로 만나고 지금까지,

서로를 향한 사랑은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도 변하지 않는 금강석과 같이 우리들을 묶어주었다.


"폐하는 제 어떤 모습이 좋으셨나요?"


그녀의 온기를 즐기던 도중, 그녀의 물음에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 진심을 전하였다.

일말의 거짓도 없이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그녀에게 속삭였다.


"언제나 변하지 않으니까."


"어머! 제 외모 말씀이신가요?"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는 샬럿을 바라보며 나는 그녀의 귀여운 오해를 바로잡아 주었다.


"샬럿의 외모는 아름답지!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후후훗, 폐하께선 알아주시는군요. 역시 제가 사랑하는 분..."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 그것에 외모가 일절 작용하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 하지만 진정으로 그녀를 내 곁에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한 계기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샬럿은 언제나 다른 아이들의 미소를 지켜주는 착한 마음을 지녔으니까."


"네...?"


외모를 칭찬할 때도 얼굴을 붉히지 않았던 샬럿이 내 말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내게 목숨보다 소중한 여자가 된 그녀에게 나는 다소 낯간지러운 말들도 멈추지 않았다.


"샬럿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돌봐주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잖아. 그리고 옛 멸망 전 있었던

그 지옥 구덩이 같았던 C구역을 폐쇄할 때, 너의 진심으로 화난 모습을 보고 결정했어."


"폐하..."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불의를 보면 그 불의에 맞설 용기를 갖고 있는 너를 보면서

나는 진심으로 너에게 반했어. 아! 저 여자다. 저 여자라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보석 같은 여자다! 라고.."


내 말에 샬럿은 그저 눈을 감으며 더욱 내 품에 안겨 들었다. 그녀의 풍성하고 황금을 녹여 빚은 듯

아름다운 금발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그녀의 온기를 즐겼다.


"폐하, 제가 폐하를 사랑하게 된 이유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아서 신기해요."


"응? 그러니?"


"네, 폐하께선 그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시설의 파괴를 명하셨죠. 다시는 이런 참화가 벌어지지 않도록

영원히 묻어버리겠다며, 폐하는 모든 악업을 홀로 짊어지고 나아가겠다 하셨죠."


그래, 어쩌면 우리들은 닮았는지 모른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다르지 않은 것처럼, 

우리들은 사소한 것부터 평범한 것들 하나하나가 닮았다.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어요 폐하."


"그래 그런 말이 있지. 마치 너와 나처럼."


샬럿이 내 뺨에 입을 맞추고 화사하게 웃어 보였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미소로,

내게 삶의 의미가 된 그녀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그래도 샬럿이 딱 하나, 바꾸었으면 하는 것이 있어."


"흐음~ 그게 뭘까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보이는 그녀의 사랑스러운 몸짓을 보며

이번엔 나부터 그녀의 입술을 훔치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적어도 단 둘이서 있을 때는 폐하가 아니라 '여보' 라고 불렀으면 해."


"폐하..."


"어허! 지엄한 왕의 명령을 어기는 것인가?"


내 장난기 가득한 말에 샬럿이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햇살과 같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네! 여보~"


최고의 검사, 일대일 대결에서 손에 꼽히는 강자, 충성스러운 총사대장... 

그녀는 언제나 내 곁에서 많은 칭호로 불리는 편이었다.


그것과 대비되게 언제나 내게 충성하며 사랑을 보내주는 샬럿이 나를 부르는 칭호는 폐하.

하지만 그녀의 변하지 않는 충성, 그리고 사랑과 다르게, 이제는 달라진 칭호로 나를 불러주었다.


언제나 변치 않는 사랑으로 내 곁을 지켜주는 그녀에게 

나 역시 변하지 않는 그녀만의 그늘이 되어, 그녀의 곁을 지킬 것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과 이제는 달라진 칭호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