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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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트로스는 자신의 어깨를 타고넘어오는 철충을 붙잡았다.

이상한 소리를 내며 그의 손에서 버둥대는 철충은 결국 그의 악력으로 인해 터져버렸다.


"끝이 없군..."


아까 교황의 도움으로 철충들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하늘을 가득 매웠다.

곤죽이 되어버린 철충을 바다에 던져버린 그는 수면 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의 주무장이 달린 레이저 캐논은 이미 떨어진지 오래였고, 얼굴에서도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휘관으로서 그는 먼저 쓰러질 수 없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


로크가 그의 옆에 날아왔다. 그 또한 오랜 전투로 인해 날개 몇개가 망가졌고, 오른쪽 다리가 철충에 의해 날아가버렸다.


"사령관한테서 연락은 없는가..?"


"아직 없다.."


둘은 저 멀리있는 오르카 호를 바라보았다. 


"앙헬 공만을 위해 싸울 때가 그리워지기 시작하는군요.."


로크의 말에 알바트로스는 자신의 뒤에 있는 별의 아이를 쳐다보았다. 벌써 몇시간 동안 아무런 행동을 하지않고 있었다.

무너져가는 시설 위에 떠있는 알 수 없는 위성도 별의 아이가 나타나고나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알바트로스? 저게 보이나..?"


로크의 말에 알바트로스는 오르카 호를 쳐다보았다. 함교의 창문에서 무언가가 날아갔다.


"오르카 호에서 뭔가 알 수 없는게 날아갔군.."


"아니! 저기 말이다!"


로크가 가리킨 곳에는 무언가가 별의 아이를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있었다.

와쳐와 포트리스가 기괴하게 합쳐진 그것을 본 별의 아이가 그것을 향해 촉수를 들이대고 휘둘렀지만 재빠른 기동성을 가진 그것은 기어코 별의 아이의 눈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날개에 달린 촉수로 무차별적으로 그의 눈을 찔러댔다.


별의 아이는 마치 새끼발가락을 모서리에 찧인 사람이 낼법한 고통에 가득찬 비명을 질러댔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일반개체의 철충들은 그의 비명에 터져버렸다.


그가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지자 하늘이 피로 얼룩진 듯 붉게 물들었다. 방금 전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위성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성의 밑에 커다란 촉수와 눈이 튀어나왔다. 그것의 웅장하고도 기괴한 모습에 알바트로스와 로크는 회로가 잠시 멈춰버렸다.


"알바트로스...?"


"뭐지..?"


"이런 최후를 맞이할거라 생각해봤나..?"


알바트로스는 고개를 저었다. 사령관처럼 욕을 하고싶었지만 그에겐 저속한 언어모듈은 장착되어있지 않았다.

그는 '다음에 사령관을 만난다면 필히 그 모듈을 장착해달라고 부탁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남아있는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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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한테서 손 떼!"


LRL이 소방도끼를 들어올려 리리스의 등에 꽂아버렸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힘이 세봤자 얼마나 세겠는가. 더군다나 그녀는 한쪽팔만 있었다. 리리스의 등에 꽂아버린 도끼는 그렇게 깊게 박히지 않았다.


"아아악!!! 이 애새끼가!"


그녀는 한손으로 LRL의 뺨을 후려쳤다. '짝!'하는 엄청난 소리가 함교에 울려퍼졌다. LRL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함교의 뒷편까지 날아갔다.

리리스는 자신의 등에 박힌 도끼를 빼내고 LRL에게 다가갔다.


"씨발년이..."


하지만 그녀는 두개의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하나는 LRL을 신경쓰느라 사령관을 뒤로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령관이 보는 앞에서 LRL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리리스가 LRL의 목덜미를 잡고 끝을 내려는 순간 그녀의 몸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다.


"뭐..뭐야..?"


그녀는 어떻게든 저항해보았지만 몸은 말을 듣지않았다. 


"리리스..."


"아.."


뒤에서 들린 누군가의 목소리에 리리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사령관이 왼손을 들어올려 자신을 오르카호 함교의 창문 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잠간 수영이라도 하고 와.."


"뭐..?"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함교의 창문을 깨부수며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오르카 호에서 제일 단단한 그녀라면 아마 버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사령관은 창문에 생긴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았다.


'콘스탄챠한테 뭐라 말하지...'


혼자서 생각을 잠시한 사령관은 함교의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LRL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뺨은 아까 리리스에 의해 충치에 걸린거 마냥 빵빵하게 부풀어올랐다.


"으으...사령관...?"


"괜찮아..리리스는 혼내줬으니깐.."


그녀는 자신의 뺨을 만지며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가 아직도 왜 오르카 호에 남아있는지가 의문이었다.


"LRL...? 왜 여깄는거야..?"


"그게..사령관이 없어서..."


LRL의 말에 사령관은 살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런 자신을 여전히 좋아해주는게 그저 이뻤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깐..잠수정에 가자."


"싫어.."


"뭐...?"


LRL은 그의 팔목을 꽉 붙잡았다. 


"사령관이 없으면 난 다시 혼자야.."


"....."


"그냥 사령관이랑 있을래..."


그렇게 사령관을 껴안은 뒤 울먹이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갖고싶은 것이나 먹고싶은 것이 있으면 사령관에게 썼던 방법이었다. 평상시 대원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던 사령관도 이거 한번이면 금새 풀어져 그녀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아직 남아있는 잠수정이 있을거야.."


그는 LRL의 왼쪽 팔목을 잡고 끌고갔다.


"시..싫어..! 사령관하고 있을거야..!"


LRL은 끌려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사령관을 이길 수는 없었다.


"제발..화나게 하지마.."


"사령관 혼자서 뭘 할건데..?!"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내리고 LRL의 양쪽 어깨를 붙잡았다.


"차라리 혼자 하는게 나아! 남들 죽는 꼴 볼 바엔 그냥 혼자하는게 낫다고!"


그의 호통에 LRL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참아보려고했지만 그의 표정 때문에 끝내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으...으아아아앙....흐아아아..에이미...그리폰...콘스탄챠.."


"...."


그는 다시 슈트의 헬멧을 올리고 LRL의 손목을 잡고 격납고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순간 갑자기 알 수없는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렸고, 함교에 붉은색의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피로 얼룩진 듯한 섬뜩함에 사령관은 뒤를 돌아보았다.


"시발..."


"사..사령관..? 저거..."


사령관은 LRL을 안고 기계를 향해 뛰어갔다.

LRL은 그의 품에 안겨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저거 뭐야..?"


"괜찮아...LRL..괜찮을거야..."


사령관은 다시 뒤돌아 그것을 쳐다보았다.



*혐주의*




















"괜찮을거야...."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몸은 점점 기계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르카호 또한 바다에서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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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