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같은겁니다.


공식설정과 다릅니다.


본 내용은 프로젝트 오르카 별밤의 무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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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깊은 새벽. 한 바이오로이드가 어두운 도서관에서 손전등을 들고 무언갈 열심히 찾고있었다.

누군가 보았다면 도둑인 줄 알고 시티가드를 불러야하겠지만


밤 10시가 넘으면 오르카호는 전력을 아끼기 위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상용전력만을 남기고 모든 시설을 소등한다.

그렇기에 밤 10시 이후 볼일이 있는 대원들은 손전등을 들어야만 했다.


'분명..하르페이아씨가 여기있다고 했는데...'


머리칼이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린 뮤즈는 책장에 있는 책을 전부 하나하나씩 꺼내보고 하나하나씩 펼쳐보고 있었다.


'차..찾았다..!'


입에 손전등을 물고 책을 펼쳐보던 중 드디어 자신이 찾는 물건을 발견하였다.

보기만해도 졸음이 쏟아지는 두꺼운 서적에 끼여있는 얇은책. 그녀가 하르페이아에게 부탁했던 책이었다.


'헤헤...역시...하르페이아씨야..'


얇은 책을 펼쳐본 그녀는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관능소설을 읽는게 취미인 그녀였지만

이런 관능소설이나 얇은책은 오르카호에서는 금서였다. 이유는 몇달 전 탈론 페더가 가져온 관능소설을 LRL이 보았기 때문이었다.


책의 표지가 너무나 고풍스러웠던 탓에 궁금했던 LRL이 그만 책을 펼쳐본 것 이었다. 그냥 보기만 했으면 상관없었을텐데

그녀는 책에서 본 단어를 사령관한테 읊어버리고말았다.


"권속이여!"


"아. LRL 왔어?"


커피를 마시고있던 사령관은 LRL의 등장에 남아있던 커피를 꿀꺽꿀꺽 마시고있었다.


"권속이여. 육변기랑 암퇘지가 뭔 뜻인지 알아?"


"푸우우우우우웁!!!!!!!!!!!!!!!"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입에 머금고 있던 커피를 전부 뿜어버렸다. 옆에 있던 콘스탄챠가 이 커피로 샤워를 해버렸다.


"누가 너한테 그런 말 했어?!"


"여기 이 책에서 본 말인데..너무 어려운 말만있어서 물어볼려고.." 


그의 호통에 LRL은 몸을 움츠리고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책을 보여줬다.


사령관은 그녀가 들고있던 책을 빼앗아 확인하였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렵고 창피한 말들만이 가득한 책이었다. 


사령관이 워낙 철벽이었던지라 쌓일대로 쌓인 대원들의 요구에 벌인 그녀의 사업이 애꿏은 어린이 하나가 희생당했다.

이에 분노한 사령관이 그녀가 가지고있던 모든 책을 화염방사기로 태워버렸다.


'다시 생각해도 참...'


그 당시 그것을 보았던 뮤즈는 그 날의 참혹함이 생각났다. 


"사령관님! 잘못했어요!! 그러니 제발 그것만큼은 봐주세요!! 그거 모으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탈론페더는 사령관의 발목을 붙잡고 애원했다. 하지만 사령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슈트의 헬멧을 올리고 화염방사기에 불을 붙였다.




"안돼애애애애!!!!!!!!!!!!!!!!"


활활타는 수백권의 책을 본 탈론 페더는 절규에 가득찬 비명을 질러댔지만

사령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재 조차 남기지않고 전부 태워버렸다.


이 후 관능소설과 얇은책은 금서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일부 대원들이 사령관 몰래가져오고 돌려보고있었던 탓에 오르카호는 간신히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뮤즈는 고개를 저어 그 날의 기억을 떨쳐내고 다시 책에 집중했다.

책의 내용은 돈 없는 여자와 기술자인 남자가 서로 알콩달콩하는 그런 내용의 책이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길 수록 자극적이고 저속한 표현에 뮤즈는 얼굴이 풀어졌다.


'헤헤...여기 나오는 남자.. 표현하는게 사령관님이랑 같네요..'


그렇게 한참을 책에 집중하던 때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고있었다.

그녀의 뒤에 보인 푸른빛의 안광에 뮤즈는 고개를 돌렸다.



"뭐하는거야? 이 새벽에.."


"끼야아아아아아아악!!!!!!!"


그것의 모습에 뮤즈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괜찮아..?"


"으으..."


그녀는 손전등을 들어올려 그것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오르카 호에서 저런 슈트를 입을 사람은 오직 한명 뿐이었다.


"프...프로듀서님..?"


사령관이었다.


"아.. 그 호칭 아직도 쓰는거야?"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일으켜세웠다. 먼지를 털어내며 일어난 그녀는 사령관의 등장에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무..무슨 일이세요..?"


"닥터가 어떤 책을 빌려줬는데 그게 도서관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닥터 책이었데. 그래서 그거 찾으러 온거야."


"그..그렇군요.."


자신의 발밑에 있는 두꺼운 책을 들어올렸다. 그 안에 얇은 책이 있었다. 이걸 사령관에게 들켰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녀의 눈에 선했다.


"너야말로 무슨 일이야?"


"네..? 저요..? 그..그게.."


사령관의 말에 뮤즈는 변명거리를 찾아야만했다.


"저...작곡하다가..잠시 쉴겸..."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변명에 속아넘어갈 사람이 어딨겠는가. 이제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가.. 하긴 뭘 만드는건 힘든 일이지."


"네... 그쵸.."


저런 변명에 넘어갔다는게 참 신기했다. 간신히 고비를 넘긴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머리 좀 정리하지 그러나?"


"네...? 하지만 전 이게 더 편한데..."


"앞머리 깐게 더 이뻤는데 아쉽군."


사령관의 말에 뮤즈의 얼굴에선 증기가 뿜어져나왔다. 


"그...그런가요...?"


"당연하지. 그 때 얼마나 귀엽고 이뻤는데."


뮤즈는 스카이나이츠와 공연을 했을 때를 생각했다. 수많은 펜라이트, 관중 그리고 환호소리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았다.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그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헤헤.. 프로듀서님도 무대에 서계셨을 때도 엄청났죠.."


"나..? 그저 장난감들고 머리 흔든게 전부인데..?"


그의 말에 뮤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멋있었어요. 여기 오르카호 사람들도 좋아했고.."


"그런가.."


"헤헤..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그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물러날려던 찰나 갑자기 사령관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잠깐.."


"흐이익..?! 네...?"


"니가 들고있는 책말야..."


"네..? 책이 왜요...?"


뮤즈는 들켰다고 생각했다.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흐르기 시작했다.


"그 책. 내가 찾고있던 책인데?"


"네..?"


"그거 이리 줘. 안 그래도 닥터가 돌려달라고 하도 뭐라해서 말이야."


사령관이 그녀의 품에 있는 책을 가져갈려고하자 뮤즈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 책 사이에는 얇은 책이 끼워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안돼요..!"


"하..?"


"나중에 제가 돌려드릴께요..!"


"아니.. 내가 하겠다니깐...?"


사령관은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을 붙잡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줄 생각이 없었다.


"아니요! 제가 할거에요..!"


"얘가 오늘따라 왜 이래..?!"


뮤즈는 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건 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던 중 뮤즈의 손이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꺅!"


그녀가 넘어지자 도서관의 책장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뮤즈!"


사령관은 재빠르게 그녀를 덮쳐 무너져는 책장으로 부터 그녀를 지켜냈다.


"프..프로듀서..?"


"휴... 큰일 날 뻔했네.. 괜찮아..?"


"네...괜찮아요...근데..."


"근데...?"


사령관은 그제서야 상황을 눈치챘다. 


"아...그...미안하군..."


"아니에요...조금만 더 이렇게 있고싶아요..."


"응? 뭐라고 말했어?"


"아니요...?!"


"사령관님..?!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완전 변태!"


누군가의 목소리에 둘은 앞을 보았다. 

손전등을 든 캘베로스와 리앤이 놀란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고있었다.


"왓슨...드디어 눈을 뜬거야..? 나 기쁠지도.."


"사령관님! 도서관에서 애정행각이라니...!"


"뭐..? 이거 음해야! 오해라고!"


둘의 말에 사령관은 어이없어하며 일어났다.

뮤즈는 그 틈을 놓치지않고 책 사이에 끼어있던 얇은 책을 꺼낸 뒤 자신의 담요에 몰래 감쌌다.


"자자.. 자세한건 이 리앤님께 말하라고.."


"시발..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라고..."


"프로듀서님..? 이거.."


뮤즈는 그에게 두꺼운 책을 넘겨주었다.


"아. 고맙군.."


"고맙긴요..."


그는 책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도서관을 나왔다.

그렇게 뮤즈는 그가 나온 문만을 바라보았다.


"아. 맞다. 뮤즈?"


"네..?"


갑자기 그가 머리만을 내밀고 뮤즈를 쳐다봤다.


"나중에 머리 정리해라? 보련인가 수련인가 하는 애한테 말해둘테니깐."


"네..."


"그럼 난 간다."


뮤즈는 손을 흔들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기말야..그래서 어디까지 간거야..?"


리앤의 질문에 뮤즈는 그저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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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누가 이래놓은거야?!"


다음날 도서관의 상태를 본 하르페이아의 비명에 뮤즈와 사령관은 입을 다물기로 했다.













사령관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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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개인적으로 쓰면서 재밌었습니다.

보고싶은 부대원이나 일상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세요. 시간 나면 최대한 적어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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