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같은 겁니다.


공식설정과 다릅니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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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책상에 앉아 머리를 매만졌다.


"뭘 하고싶다고...?"


"소완이 다시 요리대회를 하고싶답니다."


"아니, 내가 저번에 열어줬을 때 참여 안해놓고 이제와서...?"


"마음이 바꼈나보죠..."


"시발..."


사령관은 욕을 내뱉은 뒤 그 때의 일을 떠올렸다.

소완없이 개최한 요리대회는 그야말로 끔찍했기 때문이었다. 보드카와 핫소스를 잔뜩 때려박은 미트볼, 유통기한이 한참은 지난 공장제 케이크와 불타는 주방, 그리고 민트맛미트파이 등, 사령관은 요리대회에 딱히 좋은 추억이 없었다. 


"아이작, 요리대회 여는게 뭐가 그리 문제야? 그냥 걔네들이 만들어주는 음식 먹는게 뭐가 문제라고..."


부사령관의 말에 사령관은 그를 째려보았다. 그는 그 때 오르카호에 합류하지 않아서 그 날의 끔찍함을 몰랐다.


"까짓거 한번 해보지. 뭐 안그래?"


"알겠습니다. 공고문을 올리도록 하죠."


"나도 도와주지. 간만에 컵라면에서 벗어나보겠군.."


"야! 잠깐! 내 의견은..?!"


이미 부사령관과 불굴의 마리는 함장실을 나왔다. 


"이런 시발..."


사령관은 의자에 앉아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소완이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그는 알고있었다. 사령관은 다시 그 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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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린 사령관은 수복실에서 눈을 떴다.

알 수 없는 불빛으로 인해 그는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다행이다..주인님..일어나셨군요.."


콘스탄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전등을 치웠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난 분명..."


"소완이 주인님께 약을 먹였어요..죄송해요..제가 조심했어야했는데.."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이상한 말을 했나...?"


"....."


콘스탄챠는 입을 열지 앉았다.


"그게..."


"했나보군.."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콘스탄챠가 그를 말렸지만 아랑곳하지않고 함장실의 문을 열었다.

함장실의 바닥에는 알 수 없는 낙서들로 가득했다. 펍헤드가 양다리에 걸레를 끼우고 낙서를 지우고있었다.


"사령관! 드디어 정신을 차린건가?!"


펍헤드가 다리를 흔들거리며 사령관에게 인사를 건넸다.


"시발... 소완은 어딨어..?"


이번에도 콘스탄챠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 쯤 아마 함내 감옥시설에 있을거에요.."


사령관은 그곳으로 걸어갔다. 시설에 도착하자 감옥 구석에 소완이 쭈그리고 앉아았었다.

그녀에게 다가가려고했지만 불굴의 마리와 블랙 리리스가 그를 막아섰다.


"지금 저 반역자에게 가겠다는겁니까?"


"맞아요. 주인님. 저 년은 주인님을 가지고 놀았다고요."


"물어볼게 있어서 그래. 비켜봐."


"안됩니다."


사령관은 공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불굴의 마리와 블랙 리리스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하는 수 없이 앞길을 내주었다.


"소완."


사령관은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앉아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완은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혹시..이상한 문자가 보인다거나.. 이상한 말 같은건 들리지 않지..?"


그의 말에 소완은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블랙 리리스는 블랙맘바를 꺼내들어 그녀의 미간을 향해 겨눴다.

불굴의 마리도 드론을 꺼내들었다.


"소첩을 걱정하시는거옵니까..? 주인께 자백제를 먹인 소첩을...?"


"걱정이고 나발이고 묻는 말에 똑바로 답해.. 두번은 말 안해.."


그는 공구를 들어올려 소완에게 겨눴다. 그가 방어쇠에 손을 올리자 그녀의 머리에는 점 3개가 생겼다.

그의 행동에 블랙 리리스와 불굴의 마리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고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다른사람처럼 행동을 하고있었다.


"......"


소완은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죽는 것은 두렵지않았다. 이미 그녀는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겼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는 전혀 없었다.

단지, 자신이 주인을 해쳤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 주인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겨누고있다는 것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소첩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도..보이지도 않사옵니다.."


".......사실인가?"


"소첩은 주인께 거짓말을 하지않사옵니다..."


사령관은 그제서야 공구를 내려놓았다. 불굴의 마리와 블랙 리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부터 끔찍한 걸 볼 뻔했다. 사령관은 감옥을 나와 불굴의 마리를 쳐다보았다. 


"처분은 너희들한테 맡기지. 당분간 잘 감시해. 이상한 말을 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이면 나한테 바로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각하."


사령관은 감옥을 나왔다. 소완은 계속해서 사령관을 쳐다만 보고있었다.


"......."


그 후 소완은 8주동안 무장해제 처분과 사령관에게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최후의 인간에게 손을 댄 것 치고는 조금 약한 처벌이라는 대원들의 의견이 많았지만 사령관도 이 처벌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오르카호에는 주방에 인력이 부족했을 뿐더러 이런 고급인력을 낭비할 순 없다. 라는 것이 이유였다.

차라리 추방을 시키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령관이 그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하질 모른다는 이유에서 였다.


소완은 내내 감시를 당했지만 별다른 사고도 안 쳤다. 오히려 너무 얌전했던 탓에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사령관이 그녀를 위해 요리대회를 열어주었지만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참여를 하지 않았다.


덕분에 사령관은 끔찍한 음식들을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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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그 날을 다시 떠올린 사령관은 고개를 저은 뒤 화장실에 가 세수를 했다.

그는 한동안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울 뒤에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혐주의*

*깜놀주의*







































그것의 흉측하고도 섬뜩한 모습에 놀란 그는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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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요리대회가 개최되었다. 오르카호의 넓은 주방에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사령관은 심사위원석에 앉아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부사령관은 그런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애들이 기껏 준비해줬는데 왜 그리 죽상이야? 얼굴 좀 펴라."


"시발..나중에 후회하게 될거야..."


"뭔 소리야 그게..?"


"두고 봐..."


사령관의 말에 부사령관은 그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스프리건이 들어오더니 마이크를 건들이며 테스트를 하기 시작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제 말 들리시나요? 좋아요. 그럼 다들 모인거 같으니. 제 2회 오르카 요리대회를 개최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모든 대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사령관과 부사령관도 박수를 치며 대회의 시작을 축하해주었다.


"처음 열었을 때와는 달리 오늘은 개개인이 아닌 각 부대의 부대원들이 요리를 선보일겁니다! 자, 그럼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심사위원들을 소개합니다!"


그녀가 손을 뻗자, 심사위원석 쪽으로 조명이 비춰졌다.


"유일한 인간이자 우리들의 주인이자 사령관! 아이작 클라크!"


"이름은 부르지말라니깐..."


"계속해서 그의 옆에는 두번째로 발견된 인간이자 사령관님의 친구! 존 카버!"


"이름으로 불리니 뭔가 좀 그렇군.."


그들은 대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러자 대원들의 환호성과 휘파람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뺨에는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아무래도 이런 자리가 어지간히 불편한 모양이었다.


"아, 이번 대회에는 이 두분 말고도 다른 심사위원들도 있습니다! 자, 들어와주세요!"


조명은 심사위원 석 뒤에 있는 문을 향해 비춰졌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런 자리에 초대를 해주시다니...영광입니다..."


"이야~! 시아는 먹는거 좋아해! 엠피언니.. 이거 꿈은 아니겠지?!"


"시아..! 사령관님도 계시니깐..얌전히 있으렴..!"


"헤엥...그치만 시아는 방긋방긋한게 좋은걸...?"


몰타에서 구조되어 이들과 함께하게 된 머메이드의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가 들어왔다.

이 둘은 사령관과 부사령관에게 인사를 건네고 그들의 옆에 앉았다. 


"아이작..쟤네 둘은 왜 부른거야..?"


부사령관은 그에게 속삭였다. 원래라면 이 둘도 이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사령관의 명령으로 인해 이 둘은 심사위원 석에 앉게 되었다.


"지독하게 굶은 애들한테 요리하라고 시킬 순 없지.. 안그래?"


"그렇군..."


몰타에서 구조된 이들의 삶을 본 사령관은 그 때가 다시 떠올랐다.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사령관은 그 둘의 모습에서 예전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에 심사위원 자리에 초대를 해주었다.


"자, 그럼 심사위원들이 모두 모였으니! 이제 진짜 대회를 개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대원들의 환호소리가 주방에 울려퍼졌다.


"그럼 여러분들! 선수 입장해주십시오!"


그녀의 말에 대원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대원들 모두 앞치마를 하고 두건을 쓰는 등 요리를 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아!! 이게 뭔가요?! 호라이즌 부대! 그게 무슨 차림인가?!"


갑작스런 스프리건의 목소리에 대워들 모두 눈길이 호라이즌 쪽으로 향했다.

심사위원들도 눈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했다. 물을 마시고있었던 사령관은 그만 물을 뿜어버리고 말았다.


"푸우웁!!!! 시발.. 저게뭐야..."


"세상에...."


"엠피언니..저게 뭐야...?"


"시아..보지마렴..."


대원들 모두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호라이즌 대원들의 옷차림이었다.










"뭐야?! 이런 옷차림 한두번 봐?!"


"테티스..부끄러우니깐..가만히 있으세요..."


"사령관이 보고있어...어떻게...부끄러워..."


테티스와 세이렌, 네레이드는 저번에 카페를 열었을 때의 옷을 입고 대회장에 참여했다.

그 모습에 수많은 대원들이 술렁였다.


"저게 뭐야..."


"이거 요리대회 맞지..? 잘못 찾아온거 아니지..?"


"우리도 저렇게 입고왔어야했나..?"


"선수를 빼았기다니...!"


사령관은 머리를 매만졌다.

스프리건도 입이 다물이지지 않았다.


테티스와 세이렌, 네레이드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모두들! 자신감을 가지시오! 이번 대회에서 무조건 우승하는겁니다!"


"용대장님...부끄러우니 제발..."


무적의 용과 운디네도 이들과 똑같은 차림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운디네와는 달리 무적의 용은 당당했다.

대원들 모두 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감마가 저걸 봤어야했는데..."


"누가 아니래요..."


"하긴... 세일러복도 입었는데..저거라고..."


지휘관들도 무적의 용의 옷차림에 머리가 아찔했다.

스프리건은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자...그럼 제 2회 오르카 요리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수많은 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심하게 굶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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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쓰던 소완 에피소드에 살을 더해 이야기를 쓰게되었습니다.

아마 3편내지 4편 내로 끝낼거 같습니다. 본편보다 이거 쓰는게 더 재밌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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