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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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있었다.

창문엔 햇살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그의 뺨은 간지럽히고있었지만 그는 몸을 돌려 햇빛을 피했다.


하지만 그가 계속 잠드는걸 원치 않았는지 이번엔 자명종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그를 깨웠다.


"씨발..."


그는 귀를 막아보았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자명종 소리에 결국 일어났다.

자명종을 끄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 쓰러져가는 건물들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것을 본 남자는 정신이라도 차리자는 마음에 화장실에 있는 세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


세면대에 담긴 물을 본 남자는 자신의 몰골에 몹시 당황했다. 자신의 얼굴에는 피가 흥건했고 옷도 자신이 입고있던 옷이 아닌 여기저기 망가져 스파크가 튀기고있는 슈트였다. 남자는 악몽을 꾸고있다고 생각했다.


"너, 시발. 여기서 뭐하는거냐?"


누군가의 부름에 남자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또다른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카버..?"


"아이작, 내 아파트에서 지금 뭐하는거냐니깐?"


"아니, 당신들이야말로 여기서 뭘하고있는거지?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구역이...각하..? 부사령관..?"


부사령관의 뒤로 불굴의 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녀의 등장에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당황스러웠다.

불굴의 마리 또한 둘을 보자 당황한 듯 했다. 그녀가 나타나자 지휘관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령관..? 이거 꿈은 아니겠지..?"


"이게 무슨..."


"뭐야..우리 분명.."


"달의 뱃속에서 기계를 작동시켜잖소.."


"우리 모두 지금 발할라에 와 있는거야..?"


"주인님..이게 무슨.."


"제가 아무리 연산을 해봐도 이해가 되질 않아요.."


"아이작..우리..."


"죽은거 아니냐고?"


사령관은 바닥에 나뒹굴고있는 돌맹이를 주운 뒤 창문을 향해 던졌다. 창문이 깨부숴지자 일행은 방이 아닌 강당과도 같은 넓은 방에 서있었다.


"보다시피 아닌거 같군..."


"시발..또야..? 아이작! 우리 모두 기계를 작동시켰어! 그것도 달의 뱃속에서! 그럼.."


"알아..알아..이번에도 그 기계가 우릴 살려준거 같군..."


"씨발, 그럼 외계인 기계가 또 우릴 살려준거라고?!"


"그 기계는 아무리 닥터가 만든거라지만 근간은 외계인의 기술이야..."


"에미나이..시발! 이건 말이 안되는거잖아!"


"너도 알잖아. 난 이시무라 사건 이후로 상식이라는걸 말아먹었다는거.."


둘의 말싸움이 한창이 와중에 무언가가 사령관의 손목을 붙잡았다.


"사령관..? 정말 사령관 맞아..? 이거 꿈 아니지..?"


LRL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사령관을 쳐다보고있었다.


"그래..진짜야..이제 다 끝났어.."


사령관은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사령관이 안아주자 LRL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흐에엥...사령과안..나 무서웠어...흐아아앙.."


"괜찮아..괜찮아..이제 끝났으니깐 울지마..울면 참치 안 줄거야..그러니깐 뚝."


"끄흑...흐끅..."


참치라는 말에 LRL은 눈물을 닦아내고 울음을 참기 위해 사령관으 쳐다보았다.

사령관의 얼굴은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얼굴은 웃고있었다.


"주인님..? 만약 우리가 죽은게 아니라면..이제 뭘 해야하는거죠..?"


"뭐..돌아가야지.. 모두 우릴 기다리고있을테니깐.."


사령관은 LRL은 안아주고 방을 나왔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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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우리가 방금 전까지 저기 안에 있었다고....?"


일행이 깨어난 곳은 오메가의 시설이었다. 시설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다행히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다.

시설의 저 너머에는 아까까지 사령관 일행이 싸웠던 달이 땅에 처박혀있었다. 




"우리가 죽인거야.."


"저렇게 큰 줄 몰랐소..처음 봤을 때만 하더라도..."


"저렇게 크진 않았지.."


"권속...괜찮은가..? 권속..?"


LRL이 사령관을 불러보았지만 그는 멍하니 죽어있는 달을 바라보고있었다.


"사실 우린 이미 죽은거 아닐까..?"


"각하..? 그게 무슨.."


"만약 이게 달이 보여주고있는 환각이라면..? 우린 사실 네크로모프가 된거.."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부사령관이 그의 뺨을 쳤다.


"지랄도 정도껏 하지 그러나?! 시발, 좆까! 우리가 네크로모프가 일리가 없잖아! 그걸 만들어내는 놈은 저기 널브러져있다고! 그러니 제발 개소리 좀 그만해!"


사령관의 뺨을 타고 느껴지는 얼얼함을 느꼈다. 아픔이 느껴지는 것을 본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달도 저기 죽어있고..마커도 이제 없으니..네크로모프도 없겠지..적어도 그건 다행이야.."


"이제 어떻게 돌아가지..?"


"시설에 분명 탈출할 방법이 있을거야..그걸..."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별의 아이가 피를 흘리며 일행들을 쳐다보고있었다.

아까 달과 철충들의 사투를 벌인 탓에 그의 몸은 그야말로 걸레짝과 다름이 없었다.


"......"


일행은 이제 별의 아이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보다 더한 존재를 보았기에 더 이상 그가 무섭지 않았다.

별의 아이는 한동안 일행을 쳐다본 뒤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알록달록한 피가 바다에 퍼지기 시작했다.


"권속...별의 아이가 그냥 가고있어.."


"저것도 쉬어야겠지..저것하고 싸웠는데.."


사령관은 별의 아이가 눈에 안 보일 때까지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서있었던 자리엔 알록달록한 그의 피만이 둥둥 떠다니고있었다.


"아이작..저거.."


부사령관이 가리킨 곳에는 왕자의 머리를 들고있는 교황이 서있었다.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왕자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무사했나보군.."


"괜찮은거야? 꼴이 여간..."


"난 괜찮다..저것은 쓰러졌고, 난 살아남지 않았더냐...우리가 이긴거다.."


"조금 의외군.. 우리라는 말을 하다니.."


칸의 말에 교황은 칸을 째려보았다.


"우린 동맹이지 않았더냐..잊은 것이냐.."


"이제 뭘 할거지? 달도 죽었고. 별의 아이도 어디론가 가버렸고, 우린 무방비 상태인데 , 죽일건가?"


교황은 아무 말 없이 왕자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내 아이들은 모두 죽고, 나 혼자 남았다. 마지막 남은 내 자식도 내 손으로 죽였지.. 뭐랄까..공허하구나.."


교황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위로 거대한 구멍이 열렸다.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하마.. 동맹은 즐거웠다..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땐 아니겠지만.."


교황은 이 말을 남기고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가자 구멍을 닫혔다. 그 곳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안 돌아왔으면 좋겠군..."


"나도 동감이야.."


다리에 힘이 풀린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둘은 그저 실없이 웃고만 있었다.


"주인님? 부사령관님?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하는게..."


"라비아타..나 피곤해.. 조금 쉬고싶어..."


"맞아..몇일 동안 쉬지도 않고 달렸는데 우린 좀 쉬어도 돼.."


"그나저나..배가 고프군..소완이 해준 음식이 먹고싶어.."


"그러게..."


앉아있던 둘은 어느새 드러누워버렸다.

이를 보고있는 지휘관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둘을 바라보며, 하나둘 눕기 시작했다.


"무사히 잘 있을까요..."


"잘 있을거야..콘스탄챠가 어떤 아이인데.."


"그러고보니 주인님은 콘스탄챠만 아끼셨죠. 부관도 계속 그 아이였고..혹시.."


"시발, 개소리 할 생각이면 그 쯤 해두는게 좋을거야.."


"어머, 그럼 저번에 콘스탄챠랑 데이트를 하신건 장난이었나요?


"아니...그건.."


"워워.. 아이작. 너 설마 장난이었던거야?"


"아니라고! 다들 왜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푸하하핫! 결국엔 인정해버렸구만! 바보 사령관!"


"야! 너네들 있다가 혼날 줄 알아!"


일행이 그렇게 시설에 드러누워 웃고 떠드는 사이 무언가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고있었다.


"사령관..? 저거 뭐야..?"


"글쎄.."


"저거..."


"사령관님!"


알바트로스였다. 심하게 파손되어버린 탓에 목소리가 이상했지만 영락없는 알바트로스였다.


"무사하셨군요..!"


"그래..그래..너도 무사해서 다행이군.."


"지휘관으로써 먼저 쓰러지면 안되는 법이지요.."


"고생했어..모두들...물론 죽은 애들은..."


사령관은 로크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사령관님. 신경 쓰지마십시오. 우리 AGS들이야 다시 만들면 그만입니다..그러니 죄책감을 가지지마세요. 사령관님은 충분히 노력하셨습니다."


"그런가..?"


부사령관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주었다.


"맞아, 아이작. 우린 충분히 노력했어.."


"고맙군..."


"사령관님. 후방기지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알바트로스가 그들의 앞까지 천천히 다가왔다.

모두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알바트로스 위에 올라탔다.


"모두들 탔나?"


"다 탔어요. 알바트로스!"


"알았다. 사령관님. 목적지를 말씀해주십시오."


그의 말에 모두들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가자. 집으로."


"알았습니다. 집으로 가겠습니다."


알바트로스는 요안나의 후방기지를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사령관은 뒤를 돌아 현장을 바라보려했지만 LR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권속, 권속. 나 어땠어? 멋있었어?"


"그럼 멋있었고말고.."


"헤헤..나중에 참치 주는거지?"


"당연하지.."


다시 뒤를 돌아 현장을 보려했지만 그는 LRL에게 좀 더 신경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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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기지에 도착한 대원들은 그야말로 쉴틈이 없었다.

이상증세를 호소하던 대원들이 갑자기 전부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침대는 턱없이 부족했다. 덕분에 대원들을 땅바닥에 눕혀놓았다. 

닥터와 정신이 멀쩡한 모두가 대원 하나하나 상태를 확인했지만 아무런 이상은 없었다.


"콘스탄챠 언니! 더 확인해야 할 언니들 있어?!"


"일단 저기 아우로라랑 엠프리스부터 확인해줘! 나머진 내가 확인해볼테니깐!"


"알았어! 포츈언니! 이쪽으로 와줘!"


"알았어!"


모두들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령관의 명령으로 오르카호의 모든 대원들은 요안나가 관리하는 후방기지로 모두 모였다.

덕분에 요안나와 더불에 그녀를 돕고있던 대원들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콘스탄챠 공..주군은 어디에 계신건가..? 왜 다들 여기로.."


"죄송해요 요안나..주인님께선 지금 오메가의 구역에...47508번 브라우니! 리앤 좀 확인해주세요!"


"아니..그대는 주군의 부관이 아닌가..?"


요안나의 말에 콘스탄챠는 안경을 집어던졌다.


"부관이라고 전부 아는게 아니라고요! 저도 주인님이 무사한지 모른다고요! 그 끔찍한 곳에 혼자 남아서..."


"미..미안하구려.."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다시 안경을 썼다. 요안나는 그런 콘스탄챠의 어깨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렇게 다시 대원들을 확인하려는 순간, 바닐라가 콘스탄챠를 다급하게 불렀다.


"콘스탄챠 언니..!"


"무슨 일이니?! 또 혹시 누가.."


"주인님이에요..!"


"뭐...?"


모두들 밖으로 나왔다. 알바트로스가 드넓은 초원에 착륙하고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 사령관과 부사령관, LRL, 그리고 지휘관들이 천천히 걸어오고있었다.


"주..주인님..?"


"그래그래..나야."


콘스탄챠는 그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따뜻함이 느껴졌다. 


"주..주인님....꿈은 아니죠..?"


"그래, 나 안 죽었어."


"주인니임!!! 흐아아앙!!"


그녀는 사령관을 안고 목놓아 울었다.

사령관은 그저 그런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있었다.


닥터도 사령관의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르카호가 망가지는 바람에 좀 늦었어.."


"어련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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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델타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오메가와 감마, 그녀들과 연락이 끊겼기에 지금 자신이 레모네이드들을 이끌어야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두갈래로 갈라질 것만 같았다.


"오메가년...넌 도대체 뭘 한거야..."


그녀는 곰방대를 입에 물고 연기를 들이마신 후 내뱉었다. 연기가 퍼지더니 얼마 안가 스러졌다.


"델타님. 접니다."


"들아와."


그녀의 부관인 팬텀이 들어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시설로 보낸 트리아이나들과 더치걸들이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아, 드디어 찾았대? 다행이네..이걸로 오메가가 뭘 했는지 알 수 있겠어.."


"그리고.."


"그리고..?"


"트리아이나들이 발견한 물건입니다. 델타님께 보여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팬텀이 델타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이게 뭐지..?"


"모르겠습니다. 트리아이나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알 수 없는 말만 할 뿐. 이것에 대해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못된 아이네..그 아이말야, 오드리들이 있는 방으로 보내버려."


"네 알겠습니다. 그럼.."


팬텀은 고개를 숙여 방을 나왔다. 델타는 팬텀이 건넨 물건을 한동안 바라보고있었다.



"이게 뭐야..돌...?"


델타는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었다.


"델타...."


"커헉...! 허어..?! 누구야..?!"


누군가의 속삭임에 델타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녀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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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후일담만 남았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