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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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절벽 위에 서서 달을 바라보고있었다. 

그것이 죽은 곳과 여기 후방기지는 저 멀리 떨어져있었지만 달이 지나치게 거대한 탓에 여기서도 잘 보였다.


"권속!"


누군가가 사령관을 불렀다.그 목소리에 사령관은 뒤를 돌아보았다.

LRL이 웃으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사령관은 한쪽 무릎을 꿇은 뒤 두 팔 벌려 그녀를 안아주었다.


"권속! 이거 봐봐! 저기에 꽃이 있었어!"


"그래?"


그녀의 왼손에는 하얀 들꽃이 들려있었다. 그것을 본 사령관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LRL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팔은 괜찮아?"


"응! 처음엔 많이 어색했는데 이젠 괜찮아!"


그녀의 왼쪽 팔에는 그가 만들어준 의수가 끼어져있었다.

수복을 해도 충분했지만 LRL이 의수가 하고싶다는 간곡한 부탁에 사령관이 직접 의수를 만들어 그녀에게 선물해주었다.


의수를 받은 LRL은 골타리온 같다면서 엄청 좋아했다.


"그나저나. LRL. 무슨일이야?"


"맞다! 닥터가 권속을 찾고있어!"


"닥터가?"


"응!"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린 뒤 LRL을 안아주었다. 그리고 닥터에게로 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고맙구나.."


누군가의 목소리에 사령관은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드넓은 들판에 무수히 자란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만이 보였다.


"권속? 왜 그래? 어디 아파?"


"으응..아냐. 빨리 가자. 이제 곧 밥먹을 시간이기도 하잖아?"


"응!"


사령관은 신경쓰지 않기로했다.


오르카호가 박살이 난 지금 요안나의 후방기지가 이들의 새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 곳에서 모두들 오르카호에서 처럼 서로를 도우면서 살고있었다.


"주인님!"


그가 나타나자 콘스탄챠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에게 달려갔다.


"콘스탄챠. 닥터는 어디있지? 날 찾는다고 들었는데말야."


"닥터 말씀이신가요? 연구실에 있어요."


"그런가. 고맙군. 아, 맞다."


사령관은 안고있던 LRL을 콘스탄챠에게 넘겨주었다. 아까 사령관을 찾기 위해 달렸던 탓에 피곤했는지 그녀는 지금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잠에 빠져있었다.


"권속..."


"꿈 속에서도 주인님을 만나고있는가보네요.."


"그러게...그럼 부탁하지. 콘스탄챠."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다녀오십시오."


그녀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사령관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사령관은 닥터의 연구실로 가기 위해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과 그들의 부관들이 돌아다니고있었다.


"아, 각하. 무슨 일이십니까."


불굴의 마리가 제복차림이 아닌 편한 복장으로 서있었다.


"닥터가 날 찾고있다고해서 말야."


"그렇습니까? 그걸 발견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나보군요.."


"그렇지.."


"그럼 전 이만.."


그녀는 사령관에게 인사를 하고 농기구를 챙긴 뒤 건물을 나왔다.

창문 밖에는 스틸라인의 모든 부대원들이 밭을 가꾸고있었다. 불굴의 마리 또한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밭을 가꾸었다.

 

사령관은 그 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있었다.


"와..왓슨..?"


자비로운 리앤이 사령관을 보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하지만 저 먼 발치에서 그저 바라만보고있었다.


"리앤..."


리앤은 본 사령관은 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사건 때 이상증세를 보이며 사령관에게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 후 사건이 일단락되고 이상증세를 보이던 대원들은 전부 정신치료를 받고있었다.


몰론 이는 리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사령관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목에 채워져있는 목줄을 만져댔다. 언제 다시 이상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탓에 채워둔 일종의 전기충격기였다.


"요새 좀 어때?"


"나 말이야..? 괘..괜찮아...환각도 환청도 없고.."


"그렇구만.."


어색한 침묵만이 이어졌다. 


"왓슨..미안..먼저 가볼께.."


사령관의 눈치를 보던 그녀는 결국 먼저 자리를 떠났다. 사령관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있었다.

사령관도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많은 대원들이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 또한 그녀들에게 인사를 건네주었다.


"닥터. 나 찾았다면서..?"


연구실에 도착하자 닥터는 노트북의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있었다.


"어, 오빠. 이거 봐봐."


닥터는 사령관에게 노트북의 화면을 보여주었다. 노트북의 옆에는 자그만한 기계가 있었다.


"복구한거야..?"


"물론이지 복구하는데만 꼬박 2주가 걸렸어.. 오빠랑 부사령관이 노력해준 덕분에 빨리 끝난거지. 뭐."


닥터는 노트북을 사령관 쪽으로 밀어주었다.


"뭐해? 마지막은 오빠가 장식하는거잖아?"


"그런가.."


사령관은 노트북의 엔터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노트북 옆에 있던 기계에 불이 들어왔다.


"뭐..무슨...여긴 어디야...?"


기계에서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이 드나? 로크.."


"각하..? 하..승리하셨나보군요.."


"그럼..몸은 나중에 천천히 만들어줄테니깐, 당분간 거기서 지내줘야겠어.."


"후후..괜찮습니다..전 새장 안의 작은새.. 더 작은 새가 된다고 달라질 건 없죠.."


로크의 말에 사령관도 그만 웃어버렸다.

사령관은 닥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연구실을 나왔다.


현재 오르카호의 모든 전력을 복구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관없었다.

지도자들을 잃은 철충들은 지금 혼란한 상태였다. 별의 아이는 그 사건 이후 종적을 감추었다. 아마 상처를 회복하러 간 것이 분명했다.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죽었고, 감마는 실종되었다. 남아있는 레모네이드들이 걱정이긴 했지만 당장 신경 쓸 문제는 아니였다.

건물을 나온 사령관은 어느새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계단에 앉았다.


"아이작, 뭐해? 혼자서."


"카버..시발 차가워라.."


부사령관이 그의 뺨에 맥주병을 들이댔다.

사령관은 차가움에 깜짝 놀랐지만 그것을 받아내곤 맥주를 마셨다. 부사령관도 그의 옆에 앉아 맥주를 홀짝였다.


"평화롭네.."


"그러게.."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그는 평소에 입던 슈트가 아닌 편안한 복장을 입고있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가 늘 입던 작업복 그대로였다.


"여기 생활이 적응됐는가봐?"


"당연하지. 이제 더 이상 마커도 없고..네크로모프도 없고..달도 없으니깐.."


둘은 동시에 맥주를 홀짝였다.

그들의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콘스탄챠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둘을 불렀다.


"주인님! 여기 계셨군요. 빨리 오세요! 저녁 드셔야죠!"


"그래! 갈께! 좀만 기다려줘! 가자, 카버. 밥 먹으러 가야지."


"소완이 만들어준 밥은 못 참지..가자고."


콘스탄차의 말에 부사령관과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건물의 앞마당에 대원들이 돗자리를 피고 식사를 즐기고있었다. 


"주인님, 늦으셨군요.."


"미안미안. 일 좀 한다고 좀 늦었어. 우리꺼 있지?"


"당연하죠.. 여기 있사옵니다.."


소완은 카레를 한국자 뜬 다음 사령관과 부사령관에게 넘겨주었다.

둘은 그것을 받고 아무데나 앉아 카레를 떠먹기 시작했다.


"언제나 먹어도 맛있단 말이야."


"그치."


사령관은 대원들이 웃으면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비록 오르카호처럼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복해보이는 모습에 그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와버렸다.


"앗! 권속!"


"아, LRL. 너도 밥먹으러 온거야?"


"당연하지! 카레는 못 참거든!"


"그렇구만. 여기에 앉아."


사령관은 그녀에게 자신의 옆을 내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령관의 무릎 위에 앉았다.


"야, 너.."


"헤헤..난 여기가 좋아..!"


"넌 늘 인기가 많아. 아이작."


그녀는 웃으면서 카레를 떠먹기 시작했다. 사령관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녀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자신의 무릎에 앉게 해주었다.


"이 평화가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군.."


"동감이야.."


둘은 밤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을 보며 맥주병을 다시 들이켰다.



공돌이 사령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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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는 곰방대의 연기를 뱉어내며 수복실에 들어왔다. 트리아이나들이 발견한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수복실의 침대 위엔 누군가가 누워있었다. 바로 오메가의 부관인 커넥터 유미였다.


오메가를 찾기 위해 시설에 그들을 비밀리에 파견해보았지만 오메가는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관인 유미를 발견한 탐색대가 그녀를 데리고 왔다.


"........"


그녀는 눈을 뜨고있었지만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델타는 살짝 겁을 먹었다.


"저 년 왜 저래..?"


"모르겠습니다..벌써 이틀째 아무런 반응이.."


"칫..일어나는대로 나한테 연락해. 물어볼께 많이 있으니깐."


"알겠습니다. 델타님."


그녀는 다시 수복실을 나왔다. 문이 열리자 수복실 앞엔 누군가가 팔짱을 낀 채로 서있었다.


"뭘 발견한거지?"


기계음을 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델타는 얼굴이 찌푸려졌다. 


"당신하곤 아무런 관계 없는 일이에요. 그것보다 당신..제가 부탁한 일은.."


"....."


그는 델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자신의 무장을 들고 복도를 나왔다.

자신이 무시 당했다것에  그녀는 화를 내고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는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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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이 났네요. 끝난건가..? 여튼,

다른 작품도 쓰면서 재충전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런 뇌절글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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