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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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점점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아침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었다.

코헤이교단의 수녀인 베로니카는 곡물창고의 앞마당을 열심히 쓸고 있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가 시작될거 같군요.."


그녀는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앞마당을 쓸었다.

그런 그녀의 앞으로 누군가가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그녀는 그것을 신경쓰지않고 빗자루를 열심히 흔들었다.


"베로니카. 오늘도 고생이 많군."


"아, 구원자님이시군요."


사령관의 목소리를 들은 베로니카는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베로니카, 그건 나무야.."


"아, 죄송합니다..구원자님.."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건 바위야..."


"죄송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베로니카가 우울해하는 모습을 본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린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러면 좀 괜찮은가?"


헬멧에서 나오는 안광 쪽으로 고개를 돌린 베로니카는 잠시 머뭇거렸다.


"네..감사합니다.."


하지만 그 머뭇거림은 웃음기로 바뀌었다.

그녀는 그 사건 때 이상증세를 보이던 아자젤과 브라우니에게 공격을 당했다. 브라우니가 그녀의 두눈을 송곳으로 찔러버리는 바람에 그녀는 앞을 못 보게되었다. 


"오늘 교단 문여는 날인가?"


"네..일요일이지않습니까?"


"그런가.."


매주 일요일은 코헤이 교단이 문을 여는 날이었다. 비록 시설이 없어 곡물창고에서 기도를 여는 것이었지만 수많은 대원들이 찾아왔다.

이상증세를 보이던 대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딱히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내가 도와줄건 없나?"


"괜찮습니다.. 저 혼자.."


그녀는 지팡이를 이리저리 짚으며 곡물창고 안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두손을 공손히 모으고 그녀가 늘 들고다니던 자그만한 성경을 펼쳤다. 다른 책들과 달리 점자로 되어있는 책이었다.

사령관은 무언갈 말하고싶었지만 입을 쉽사리 열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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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치료를 거부하는거야? 평생 앞을 못 보는채로 살고싶은거야?"


사령관의 물음에 의자에 앉아있던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또한 빛이 저를 시험하는거겠지요. 달게 받겠습니다."


그녀는 엔젤의 부축을 받으며 수복실을 나왔다. 사령관과 닥터는 머리를 매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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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장으로 넘어와, 베로니카가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구원자님. 아직도 거기에 계신겁니까? 혹시 견학이라도 하고싶은건가요?"


"...그래도 되겠나?"


그의 말에 그녀는 턱을 짚고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고민에 빠진 그녀는 자신의 뒤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제 뒷쪽에 있으시면 됩니다."


"굳이 뒷쪽에?"


"네."


"알았어.."


그녀의 말대로 사령관은 그녀의 뒤에 섰다.

날이 밝아오자, 곡물창고로 대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사령관님 맞으시죠..?"


"사령관..?"


사령관이 있는 것을 본 대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평소에 종교에 관한 것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던 그가 지금 베로니카의 뒤에 서있었다.


그는 그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어 베로니카와 곡물창고로 들어오는 대원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목에는 전기충격기가 채워져있었다.


"앗! 주인님이다!"


하치코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본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하치코? 혼자서 온거야?"


"아뇨, 리리스 언니랑 페로랑 포이언니랑 같이 왔어요."


하치코가 뒤를 돌아보자 리리스, 페로 그리고 포이가 나란히 서있었다.

그녀들의 목에도 전기충격기가 채워져있었다.


"주인님..."


리리스는 사령관을 보자 온몸이 떨리고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리리스..? 괜찮은거야..?"


사령관이 다가가자 그녀는 갑자기 사령관을 향해 석고대죄를 했다.


"리리스를 죽여주세요..! 잘못했어요..! 리리스는..죽어마땅한 못난 바이오로이드에요..!"


"....."


그는 뭐라도 말하고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상증세를 보이던 리리스는 사령관과 LRL을 공격했다. 사령관의 따끔한 벌을 받은 리리스는 모든 사태가 끝나고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사령관과 LRL을 볼 때면 그녀는 석고대죄를 하며 울어댔다.


"리리스..알았으니깐..일어나.."


그의 말에 리리스는 눈물과 콧물을 닦아내며 돗자리 위에 앉았다. 텅 비어있던 곡물창고는 어느새 오르카호의 대원들로 인산인해였다.

모두가 모인 것을 본 엔젤이 베로니카에게 다가갔다.


"자매님들이 모두 모이셨나요?"


"네, 베로니카님. 다 모이셨어요."


"그럼...흠흠.."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볍게 푼 베로니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매님들. 모두들 기도문을 펼쳐봅시다.."


그녀의 말에 모두들 일제히 기도문을 펼쳤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따라 기도문을 읊었다.

뒤에 서서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있던 사령관에게 무언가가 보였다.






"아냐...아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내보려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손이 점점 자신의 허벅지에 있는 공구를 향해 다가갔다. 그렇게 공구에 점점 가까워질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구원자님? 왜 그러시죠?"


"어...? 아..아니..."


"불안하시면 계속 저의 손을 잡고 계셔도 됩니다."


"그..그래.."


"후후..죄송합니다. 자매님들. 계속 하십니다."


베로니카가 다시 기도문을 읊었다. 사령관은 자신의 손을 붙잡은 베로니카의 손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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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돌아가고 곡물창고엔 베로니카와 사령관만이 남아있었다.


"베로니카?"


"네, 구원자님."


"아까 내가 떨고있었다는거 어떻게 안거야..?"


"아, 그거 말씀입니까?"


베로니카는 사령관 쪽을 바라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뗐다.

지팡이를 내려놓고 자신있게 자신이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본 사령관은 분명 자신의 슈트에서 나오는 불빛을 보면서 걸어오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가까이 오는거 아냐..?"


"그런가요? 전 앞이 안 보여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녀는 사령관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사령관은 당황한 나머지 뒷걸음질을 쳤다.

이를 본 베로니카는 입을 가리며 살짝 웃었다.


"후후..바로 그거입니다."


"뭐가..?"


"구원자님의 의복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안 것입니다. 빛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구원자님께서 저희 교단에 처음 방문해주셨을 때 처럼요."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기억할 필요는 없는데.."


"그런가요?"


"......"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베로니카는 그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구원자님. 제 눈을 바라봐주세요."


그녀의 말대로 그는 베로니카의 눈을 바라보았다. 붉은색의 눈동자는 갈 곳을 잃은 새끼 양 마냥 서로 떨어져있었다.


"비록 제가 앞을 못 본다고해도 구원자님은 저의 빛입니다.. 전 그 빛만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거고요."


사령관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그저 베로니카의 눈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침묵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 내가 바르지 못한 길로 가게된다면..?"


"구원자님께서 설마 그런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살짝 웃어버렸다.


"그 땐 니가 날 바로 잡아야해. 아까처럼 말이야."


베로니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알겠습니다. 나의 빛."


"그렇게 부르지는 말고..."


"부끄러우신가요?"


"아니..."


"권속!! 거기서 뭐해?!"


"유후~ 나무 밑에서 키스하는거야?! 콘스탄챠가 알면 서운해하겠는걸?!"


저 멀리서 그리폰과 LRL이 사령관을 놀려댔다.


"야! 그런거 아니라고!"


"아니긴 뭐가 아냐?! 콘스탄챠한테 이르러가야지!"


"야! 아니라고! 거기 안서?! 야!!!!"


사령관은 그리폰을 쫓아갔다. 이를 본 베로니카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리고 사령관의 슈트에서 나오는 빛을 보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의 뒤에는 그녀가 늘 짚는 지팡이가 있었다.





나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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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쉬었다고 필력이 이렇게 떨어질 줄은 몰랐네요 허허..

아마 일상편 조금씩 올릴거 같습니다. 2부는 언제 올라올지 몰?루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