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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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더 덤벼봐! 이 새끼야! 난 하루종일이라도 할 수 있어!"


내 앞에서 울부짖는 흉측하게 생긴 괴물을 향해 목놓아 소리쳤다. 괴물의 머리 위로는 거대한 스크류가 점점 다가왔다. 

스크류가 회전하면서 괴물의 머리를 갈아버렸다. 괴물은 고통스러운 듯 거대한 촉수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그렇게 촉수들 중 하나가 내 몸을 휘감았다.


"아아아아악!!!"


촉수에 달려있던 가시가 슈트의 장갑을 뚫고 내 몸을 찔렀다. 괴물은 내가 휘감긴 것을 느꼈는지 나를 원자로 쪽으로 끌고가려했다.

가시가 내 몸을 찔러대는 고통을 참으며 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온 몸에 힘을 주었다.


"우아아아악!!!"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난 괴물과 함께 원자로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난 운이 좋았다.

괴물은 끝을 알 수 없는 원자로의 중심부를 향해 떨어졌지만 난 손잡이를 잡았다. 괴물이 떨어져가는 것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젖먹던 힘을 짜낸 덕분에 난 원자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까 가시에 찔린 탓에 피가 폭포처럼 흘렀다. 복부를 부여잡으며 원자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내 옆에 떨어져있는 헬멧을 썼다. 모든 일이 끝났다는 것을 감독관에게 알려야만했기 때문이었다.


"타이트먼 감독님..원자로가 안정되었습니다..성공했습니다..근데..제가 많이 다쳤습니다..아윽...많이요.."


하지만 아무런 대답은 없었다.


"감독님..? 아무나 대답 좀 해주세요...제발요...."


애원하듯 감독관을 불러보았지만 그에게서 대답은 없었다.


"시발..."


난 이대로 죽을 생각은 없었다. 저 끔찍한 괴물들한테 죽을 생각은 일절도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은 여전히 나의 편이었다. 저 너머에 탈출용 포드가 있었다. 난 마지막으로 힘을 내기로 했다.


"으윽..아악...!"


몰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간신히 탈출용 포드에 몸을 실었다.

포드의 문을 닫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포드의 버튼을 눌러 이 망할 곳에서 탈출했다.


난 살아남았다. 저 끔찍한 곳으로부터 살아남은 것이었다.

아직 저 곳에 남아있을 사람들이 걱정이었지만, 나랑은 상관없었다.


과다출혈로 죽을 수도 있겠지만 저들한테서 찢어죽어서 괴물이 되는거에 비하면 100배, 아니 1000배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난 헬멧의 녹음버튼을 눌렀다. 


"오디오로그 RIG 438642번, 내 덕분에 스포로울의 원자로는 무사할 수 있었다. 난 지금 탈출용 포드에 탑승했다. 내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나중에 날 발견한다면...치료를 부탁한다..이상.."


방금 녹음한 것을 반복재생으로 돌린 뒤 난 눈을 감았다.

점점 포근하고 따뜻한 기운이 날 감싸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편안한 기분을 느껴본 것이 얼마만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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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팩 가져와주세요! 피를 심하게 흘리고있어요!"


"위생병! 위생병 없어?! 죽기 일보직전이라고! 인간을 이대로 죽일 셈이야?!"


"인간님?!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수혈팩 가져왔어요!"


"빨리 그거 이리줘!"


아까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들 때문에 난 눈을 떴다. 슈트의 기능이 멈추었는지 앞이 잘 안 보였다.

헬멧의 틈사이로 누군가가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았다. 여자아이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내 몸 상태를 확인하고있었다.


'드디어...구조된건가..?'


난 다시 눈을 감았다. 이제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났다.

그것만으로도 편안했다.


이제 그 놈들 얼굴을 안 봐도되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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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시 눈을 떴다. 이번에는 새하얀 바닥이 보였다. 몸을 움직이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괜찮아..이제 끝났어..델타의 광기를 끝낼 인간이 나타났으니깐..."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요..?"


"노력해봐야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일어서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팔과 다리는 아직도 움직이지 않았다.


"파워온라인. 재부팅합니다."


내가 몸을 움직이자 슈트가 다시 작동했다. 헬멧 틈사이로만 보이던 새하얀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앞에는 두명의 여성이 서있었다. 그녀들은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있었다.


"시발..너희들 뭐야..여긴 어디고..?"


침대에서 일어나볼려고했지만 내 두팔과 두 다리는 묶여있었다.

이것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썅..."


"잠시만요. 인간님. 저희가 풀어드릴..."


갈색머리에 푸른색의 눈을 가진 여성이 나에게 다가와 구속구를 풀어주었다.

그녀 덕분에 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너희들이 날 구해준건가..?"


"뭐..그런 셈이죠..."


"여긴 어디지?"


"여긴..유럽에 있는 문리버 인더스트리 본사에요."


그녀의 말에 난 머리를 갸우뚱했다.


"유럽이라니? 거긴 뭐하는 콜로니야?"


"콜로니라뇨...? 무슨 소리를 하시는거죠?"


"아니..여기 우주도시 아냐? 정거장 이름이 유럽이냐고."


"아뇨..여긴 지구인데요?"


"지구..?"


그 순간, 그녀의 뒤에있는 창문의 풍경이 보였다.

여러개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도로 위로는 자동차들이 돌아다니고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이 바쁘게 움직이고있었다.


"허...여긴 어디야..? 뭐하는 곳이냐고..?!"


"인간님..진정하시고요..일단 자리에 앉으셔서 저희 말씀을 들어주세요.."


아까 그 여성이 날 부축하며 자리에 앉혔다.

그러자 그녀의 옆에 있던 양갈래 머리의 작은 여자애가 나에게 다가왔다.


"인간. 내 말 잘들어. 언제 델타가 올지 몰라서 전부 말해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일단 모든 것을 말해줄려면 너의 이름을 알아야해."


"시발. 뭔 개소리야.."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알고싶다면서. 알기 싫은거야?"


"....."


난 모든게 의심스러웠다. 날 배신한 그 시발놈이 나를 엿먹이기 위해 짜놓은 함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눈을 본 나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들의 눈은 절대 거짓말을 할 눈이 아니였다.


"반달..."


"뭐라고요..?"


"반달이라고.."


"반달리즘 할 때 그 반달이라고?"


"그래...나중에 그 이름값 하긴했지만.."


"본명이야?"


"아니...."


"본명을 말해줘야해. 그래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을 하고 모든걸 말 해줄 수 있어."


"알았어...캐리 노턴..그게 진짜 이름이야.."


"캐리 노턴. 바이오로이드 데이터 베이스에 등록합니다."


둘의 눈이 반짝였다. 아무래도 평범한 인간은 아닌 듯 보였다.


"좋아, 캐리 노턴씨. 모든 진실을 들을 준비됐어?"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그냥 반달이라고 불러.."


"알았어. 반달씨."


난 여자애가 말하는 것을 귀기울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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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너희들은 인간들이 만든 생명체이고. 인간들의 명령을 듣는데..인간은 지금 멸종했다..? 이거지?"


"그렇지."


"그리고 여기는 펙스 콘푸르스트인가 뭔가하는 회장들의 비서 레모네이드들 중 하나인 델타가 지배하고 있고?"


"네.."


"너희들이 날 발견했고, 그래서 지금 델타인가 뭔가하는 년이 날 탐탁치 않아하는데 너희들이 날 살린거다?"


"응."


"왜 그런지?"


"델타를 막을 수 있는건 반달님 뿐이니깐요."


"......"


델타라는 년은 악랄하기 그지 없었다고 들었다.

나도 평생을 살아오면서 저런 악랄한 년은 처음 보았다. 이보다 더한 것을 보긴했지만 그렇다고 봐줄 수준은 아니였다.


"저 년을 막을 다른 놈들은 아예 없는거야?"


"사실...두명이 있긴 해...근데 우리랑은 다른 소속이야..멀리있기도하고..지금은 아마 안 움직일거고.."


"그런가..그 전에 몰살 당할지도 모르겠군.."


"도와주는거야...?"


생각에 잠겼다. 난 언제든 여길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두 눈을 본 이상 그럴 수는 없었다. 난 그런것에는 약했기 때문이었다.


"까짓거 도와주지. 어차피 여기서 저 년을 막을 수 있는건 나 뿐이잖아."


"진짜..? 도와주는거지? 이제와서 딴말하기 없기야?!"


"알았어..알았어..그 전에 부탁하나만하지."


"뭔데...?"


"이것 좀 만들어줘. 일을 할려면 공구가 필요하지 안 그래?"


난 슈트 안에 욱여넣었던 설계도를 건넸다.

그것을 받은 여자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겠는데..이거는 좀 오래 걸릴거 같아.."


"얼마나 걸리지?"


"한 3주 정도...?"


"그럼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부터 만들어줘. 그 델타라는 년은 내가 최대한 맡아볼테니깐.."


"알았어...이런 기술이 있긴하구나.."


그녀가 의자를 굴리며 작업대에서 설계도를 보며 내가 부탁한 물건을 만드는 사이 난 다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여태까지 보았던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웠다. 


"......"


난 한동안 그 풍경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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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완성됐어."


한시간 쯤 흘렀을까, 아까 그 여자애가 나를 불렀다.


"벌써? 빠르군.."


"이래뵈도 공학계 출신이니깐.."


난 그녀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업대 위에는 내가 자주 애용했던 공구가 놓여져있었다.


난 그것을 들어올렸다.




"여전하구만..."


"다른 공구는 만드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야...그러니깐.."


"알아알아. 내가 델타의 눈을 돌리면 되는거지?"


"맞아요. 델타는 반달님께 손 하나 대지 않을거에요. 저희가 그럴 수 밖에 없는 명분을 만들어줬으니깐..."


"알았어..그럼 내가 할 일은.."


"델타의 눈을 피해 이 시설 곳곳의 시스템들을 파괴하는거지.."


"그런거라면 내 전문이지.."


"이름값 좀 해봐. 반달씨."


"알았어..."


그렇게 내 두번쩨 임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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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이제부터 서비스 시작이다.

에? 혼또? (하지않스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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