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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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과를 마친 사령관은 하품을 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공구를 내려놓고 슈트의 헬멧을 내렸다.


"으으윽...오늘도 알차게 놀았구만.."


기지개를 키며 하루종일 고생한 몸을 풀어주었다. 


LRL과 뒷산에서 놀고, 닥터의 일을 도와주고, 로크와 알바트로스의 수리도 해주고, 스틸라인의 부대원들과 비닐하우스도 짓고,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대원들의 정원에서 저녁 늦게까지 티파티를 하느라 그의 몸은 피곤했다. 


하지만 피곤하다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이시무라랑 스포로울에 비하면 이 정도는 양반이지..'


그렇게 무거운 몸을 푹신한 침대에 맡길려는 순간. 사령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내려놓았던 공구를 다시 들어올려 침대를 향해 겨누었다.


"시발. 누구야?"


누군가가 안에 있는 듯 침대는 발효가 된 빵마냥  부풀어있었다.

사령관은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 이불의 끝자락을 잡고 이불을 들춰보았다.


"으으...뭐야...나 자는데..."


목에는 하얀뱀을 두르고있는 하얀머리의 여성이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몸을 배배꼬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저항군에 합류한 바이오로이드들 중 하나였던 천아였다.


"하..시발...너였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사령관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얼굴을 매만졌다.

그가 그러거나말거나 천아는 이불을 다시 덮었다.


"여긴 내방이거든?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여기 사령관 방이었어...? 그렇다면 미안...난 추운건 딱 질색이어서..."


"니 방가서 자..나도 쉬어야지.."


"그 건초더미가 잔뜩있고 침대도 없는 방에서 자라고..? 싫어..절대 싫어..얼어죽으라는거야..? 가뜩이나 추워지고있는데..."


천아는 이불을 끝까지 뒤집어쓰고 몸을 돌렸다.

이를 본 사령관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아에게 침대를 빼앗긴 사령관은 담요를 둘둘 말아 배개로 만든 뒤 그것을 배고 바닥에 누웠다.


"뭐야..? 사령관..거기서 자게?"


"너가 내 침대 빼앗았잖아. 여기서라도 자지 뭐. 난 바닥에서 자는거 익숙하니깐.."


"아니..그렇게 말하면 내가 미안해지지잖아.."


"미안하면 내 방에서 나가."


사령관의 말에 침대에 누워있던 천아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제 자신의 방을 나가는 것인 줄 안 사령관은 바닥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가 보게 된 것은 여전히 누워있는 천아였다. 그녀는 팔을 벌린 채로 누워있었다.


"뭐하는 짓이야? 나가라니깐?"


"내 옆에 누워.."


"......"


사령관은 다시 한번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천아가 자신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랐지만 너무나도 큰 바램이었다고 생각했다.


"사령관.. 나 팔 아파.."


천아의 표정을 본 사령관은 하는 수 없이 그녀의 옆에 누웠다.

천아는 그런 그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사령관의 품에 안기기 위해 버둥댔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옆을 허락해주었다.


"여전히 차갑네..사령관 슈트..."


"그런가.."


사령관은 그녀의 눈을 피했다.

그렇게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아보았지만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천아 때문에 쉽사리 잠에 빠지지 못했다.


"......"


그러거나말거나 천아는 사령관의 품에 안겨 잠을 청했다.

곤히 자고있는 천아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사령관은 그녀와의 첫만남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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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의 후방기지에 착륙하는 수송선을 향해 수많은 대원들이 총을 겨누고있었다.

부사령관과 사령관도 무장을 들고 그것을 쳐다보고있었다.


수송선에는 펙스 콘소시엄의 로고가 그려져있었다.


수송선이 착륙하고 문이 열렸다. 수십명의 바이오로이드들이 손을 들고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손에는 무장은 들려있지 않았다.


"뭐하는 놈들이야?! 소속을 밝혀라!"


칸의 말에 한 바이오로이드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레모네이드 델타의 소속입니다! 여기 저항군에 합류하기 위해 왔습니다!"


한 바이오로이드의 말에 사령관은 공구를 내렸다.

그리고 대원들에 무기를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그의 신호를 따라 대원들이 무기를 내렸다. 지휘관들은 그의 행동을 탐탁치않았다.


"사령관. 우릴 속일려는 것이 분명해.."


"맞아요. 주인님. 델타가 어떤 녀석인지 잘 아시잖아요."


"우리의 전력이 약해진 것을 알고 첩자들을 보낸 것이 분명해.."


지휘관들의 말에도 사령관은 아랑곳하지않고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너희들, 저항군으로 오고싶은 이유는 뭐지?"


"더 이상 델타의 손에 휘둘리고싶지 않습니다.."


"맞아! 델타 그 시발년은 멸망 전 인간들하고 다를 바 없어!"


"그 년 손에서 잔혹하게 죽을 바엔 그 년하고 싸우다 죽을겁니다!"


"맞아!"


"차라리 인간님하고 싸울래!"


그녀들의 말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령관은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을 붙잡았다.


"환영한다."


그렇게 델타 소속의 바이오로이드들을 검문하느라 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커다란 기업의 소속답게 처음보는 바이오로이드들이 많았으며 그녀들의 무장은 그 어떤 대원들보다도 월등했다.


그렇기에 무장을 회수한 뒤, 이 곳 후방기지 생활에 대한 교육을 마치면 다시 돌려줄 계획이었다.


"어디보자..X-02 우르.. 무장은 플라즈마 저격총과 드론 3대.. 맞나?"


"네.."


덥수룩한 머리를 가진 바이오로이드가 인상을 찌푸리며 사령관을 쳐다보고있었다.

장거리 저격을 위해 만들어진 그녀는 지독한 원시를 가지고있었다고 했다.


"좋아, 무장은 모든 교육을 마친 뒤 돌려줄테니 저기있는 불굴의 마리한테 가보도록. 그녀가 이 곳 생활을 알려줄꺼야."


"네...감사합니다..사령관님.."


다른 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우르는 불굴의 마리에게로 걸어갔다.

그렇게 다음 대원을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본 순간 누군가가 사령관에게 안겼다.

사령관이 당황해하는 순간 그녀의 목에서 하얀뱀이 모습을 드러냈다.


"뱀..?"


"으으..추워...잠시만 좀 안겨있을께...나  존나 춥거든..?"


하얀머리를 가진 바이오로이드의 행동에 부사령관과 콘스탄챠는 그녀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머리에 바람구멍나기 싫으면 아이작한테서 떨어져."


그의 말에도 그녀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았다.


"카버..그만해..난 괜찮으니깐..어디보자..이름이..천..아?"


사령관은 그녀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저 사령관의 품에 안겨있을 뿐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밀쳐보았다.


"당신..왜 이리 차가운거야...인간들은 따뜻하다고 들었는데... 당신은 왜 이리..."


천아는 입을 오들오들 떨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녀가 쓰러지자 그녀의 옷소매와 주머니 속에서 수많은 단검들이 튀어나왔다.


"......"


"쟤 병신이냐...?"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할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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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윽....훌쩍..추워.."


사령관과 부사령관 그리고 콘스탄챠는 온몸에 핫팩을 두르고 코코아를 마시는 천아를 바라보며 단말기에 있는 그녀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엠프레시스 하운드 소속의 천아... 뱀 유전자가 들어있는데 도중에 뭔가 잘못돼서 체온조절이 안된다.."


"으응...그래서 핫팩 여러개를 들고 다니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다 써버렸어...에에...푸햇취!"


그녀가 재채기를 하자 그녀의 목에 휘감겨있던 뱀이 그녀의 뺨을 핥아주었다.


"그래서 아이작한테 안긴거구만.. 근데..이 슈트.. 안쪽은 따뜻하지만 바깥쪽은 완전 차갑거든..이것도 철이라서..."


부사령관은 사령관의 어깨를 톡톡쳤다. 


"에...에엣취!! 으윽..."


천아는 흐르는 콧물을 삼키며 남아있던 코코아를 전부 마셨다.


"한잔 더 줄래...?"


"네네..알았어요.."


콘스탄챠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떠났다.


"쟤랑 이야기하고있어봐. 난 다른 애들 확인할테니깐."


부사령관도 자리를 떠났다.


"알았어. 수고해."


사령관은 다시 천아를 바라보았다.

천아도 콧물을 훌쩍이며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당신 그래도..보기보다 따뜻한 사람이네.."


조금 의외의 대답에 사령관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뜻이지?"


"델타 그 년이랑 여제랑...내가 본 사람들은  나한테 친절하게 대한 적이 없었어...나한테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대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야..."


그녀는 콧물을 훌쩍이며 사령관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의 미소에 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런가.."


"당신...겉은 차갑기 그지없는데..마음만큼은 따땃한 핫초코 같아..."


"입발린 소리는 그 쯤 해두지?"


"비융신..입발린 소리가 아닌데..."


"이 시발.. 너 말 다 했냐?"


"메에롱~"


"이 년이?"


"하하하하하! 화냈대요!"


천아는 사령관이 그다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그만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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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아와의 첫만남을 생각하던 사령관은 천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사령관..."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천아가 사령관을 불렀다.


"왜..?"


"사령관은 좋은 사람이야..겉은 차갑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해.."


"그런가...?"


"응..."


"사령관..."


"왜...?"


"다음에도 사령관 방에서 자도 돼...?"


"안돼."


"에에...."











마음만큼은 따땃한 핫초코같은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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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신캐를 쓰게된다면 델타소속이나 다른 레모네이드 소속이었다가 전향한 쪽으로 쓸 것 같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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