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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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파도가 출렁이는 한 바닷가에 어른과 아이들이 놀고있었다.


"권속. 이거 봐봐 게야!"


LRL의 손에는 모래사장 위를 걷던 작은 게 한마리가 들려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둥댔지만 벗어나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신기하게 생겼군."


사령관도 LRL의 옆에 쭈그리고앉아 그녀의 손에서 버둥대고있는 게를 바라보고있었다.

게는 거품을 물며 더욱 더 거세게 버둥댔다. 


"LRL? 그만 풀어주렴."


콘스탄챠가 안경을 올리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어깨에 매고있던 소총을 뒤로매고 사령관의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왜?"


"게가 싫어하잖니. LRL도 누가 이렇게 붙잡고있으면 어떨거 같아?"


콘스탄챠의 말에 LRL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으으..싫을거 같아.."


"그치?"


LRL은 손에 들려있던 게를 다시 모래사장 위로 내려주었다.

게는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갔다.


"잘가~"


손을 흔들며 게에게 인사하는 모습에 콘스탄챠와 사령관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그녀가 풀어준 게는 얼마가지 못하고 지나가던 타크 엘븐 포레스트레인저의 독수리에게 붙잡혔다.


"어...?"


"야! 내가 그런거 먹지말라고했잖아!"


포레스트레인저가 독수리의 목덜미를 붙잡고 어떻게든 말려보았지만 그는 그러거나말거나 거대한 부리로 게를 이리저리 굴렸다.

이리저리 굴리다가 한입에 게를 삼키는 모습을 본 LRL은 충격에서 헤어나올지를 못 했다.


"LRL.. 콘스탄챠.. 다른데로 가자.."


"그..그래..! LRL..방금 본건 잊어버리렴..자연의 섭리잖니..?"


사령관과 콘스탄챠는 그녀의 눈을 가리며 모래사장을 벗어났다.

이 곳 요안나의 후방기지는 모래사장말고도 놀 수 있는 곳이 많았다.


"근데 말이야.."


"응?"


사령관과 콘스탄챠에게 양손이 잡혀있는 LRL은 둘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우리, 이렇게보니깐 뭔가 가족같애."


LRL의 말에 콘스탄챠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양쪽 귀에서 증기가 뿜어질것만 같았다.


"L...LLLLLL..LRL?! 그..그게 무슨...!"


"그치만.. 저번에 그리폰이 읽어준 동화책에서말야..."


그녀는 턱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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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해서..가족이 된 왕자와 공주는 그들과 닮은 아이들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이야기 끝.. 이제 됐지..?"


"그리폰..."


"왜..? 나도 자고싶다고.."


"가족이 뭐야..?"


"뭐..?"


그리폰은 귀찮아하면서도 LRL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골똘히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가족이 뭐냐는 질문은 그녀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었다.


"그리폰..?"


"아잇! 생각하는데 말 걸지마!"


"그리폰도 모르는거야..?"


"내가 모를리가 없잖아..! 그....그래! 가족이란건 말이야 여기 동화책에 나온 아빠랑 엄마랑 애들이 화목하게 지내는거야..!"


"아빠는 뭐야..?"


LRL의 말에 그리폰은 다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빠는 그..뭐시냐..듬직하지..? 위험한 일은 언제나 먼저 나서서 하고.."


"엄마는..?"


"자상하고..상냥하지..?"


"애들은..?"


"딱 너같지.."


"그런거야...?"


"야잇! 내가 그런거면 그런 줄 알아! 이제 됐지?! 난 자러간다!"


"응...잘자..."


LRL은 눈을 감고 그리폰이 말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그녀는 사령관과 콘스탄챠의 모습이 보이긴했지만 점점 몰려오는 졸음에 그들의 모습은 흐려져가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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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그런거 같아!"


LRL은 해맑게 웃으면서 사령관과 콘스탄챠를 쳐다보았다.

콘스탄챠는 빨개진 얼굴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기 위해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댔지만 쉽사리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사령관은 그저 아무런 말없이 서있었다. 슈트의 헬멧 때문에 그의 표정은 좀처럼 예상이 되지않았다.


"가족이라..."


그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어딘가모르게 힘이 빠져있는 듯 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콘스탄챠를 쳐다보았다. 


"권속.. 우리 가족이야?"


LRL의 말에도 사령관은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권속...?"


"어..? 그.. 미안.. 다음에 다시 놀자.. LRL.."


사령관은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LRL과 콘스탄챠는 그런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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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일이 있었는데요.. 라비아타 언니.."


콘스탄챠는 건초더미 위에 앉아 라비아타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라비아타는 그저 그런 콘스탄챠의 모습을 보며 웃고있을 뿐이었다.


"콘스탄챠, 넌 주인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주..주인님이요..? 그..."


그녀는 빨개져가는 얼굴을 붙잡으며 진정시켜보려했다.

사령관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얼굴은 점점 더 빨개져만 갔다.


"부끄러워하지말고."


"처..처음에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괴팍하고 욕쟁이이긴 했지만...우릴 걱정해주고 무엇보다 언제나 앞장서서 일을 해결하시는 모습이..그..."


"좋아하지? 그런 의미의 좋아함이 아니라."


"네..?! 그..그게 무슨...! 저같은 하찮은 가정용 바이오로이드가 주인님께 그런 감정을..."


"주인님께서 언제나 콘스탄챠를 제일 아끼시는거 알아?"


"그...그거야...저도 아는거긴 하지만..."


"너보다 이쁘고 성능이 월등한 바이오로이드들이 넘쳐나는데도 주인님은 널 부관으로 두고있지?"


"그..그쵸..."


라비아타는 웃으면서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만큼 주인님은 널 신뢰하고 있다는거야."


"그..그건 알고있어요..."


"주인님은 그저 너에게 다가가는 게 무서우신 것 뿐이야. 너도 알잖니? 주인님께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네... 대충은 알고있죠... 우리 모두 그것에게 휘둘렸을 때 엄청나게 힘들었는데.."


콘스탄챠는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다시는 겪고싶지않은 기억이었다.


"주인님도 많이 힘드실거야.."


콘스탄챠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자기자신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다치고 죽는것 때문에 우리에게 아무런 손도 안대고 계신 것..."


라비아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콘스탄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언 고마워요. 라비아타 언니. 저 급히 할일이 생겨서 이만.."


콘스탄챠는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라비아타에게 인사했다.

라비아타는 당황했지만 이내 그녀의 의도를 눈치채고 웃으면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녀오렴.."






*혐주의*































그가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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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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