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앵무새 오우너로서의 경험담을 말해보자면



하루 15시간 내내 소리지르고 날개 퍼덕거리고 뛰어다니는, 근데 왠지 날개는 반쯤 장식이라 나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켈베로스가 울고 갈 미친 체력

호기심이 어찌나 왕성한지 일단 뭔가 새로운 게 눈에 뛰면 반드시 씹고 뜯고 맛봐야 하는데 저놈의 부리가 견과류를 통째로 부셔먹기 위한 거라 웬만한 철사나 나무토막도 찢어버림

주인이 관심 안 주면 소리지르고 날개 퍼덕이면서 관심 끔. 그리고 관심 주면 신나서 더 날뜀. 아예 관심 안 주면 갑자기 우울증 환자로 돌변해서 세상 불쌍한 척은 다 함

그런 주제에 지능이 워낙에 뛰어나다보니 지 혼자 새장문(그것도 경첩을 들어올린 다음 밀기까지 해야 되는 구조를)을 열고 나와서 난리를 치기 때문에 자물쇠 필수

지능의 연장선으로 주인이 칭찬해주면 칭찬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신나서 에너지가 150%로 충전됨

입맛도 까다로워서 곡물에 신선한 야채에 달달한 과일까지 먹여줘야지 안 그러면 편식하거나 밥통을 던져버림

나는 꼴을 못 봄. 무조건 걸어가고 높은 곳도 강력한 부리와 다리힘으로 어떻게든 기어 올라가고 날개는 그저 등반을 위한 추진력 발생기. 간혹 날개를 쓰긴 쓰는데 그러면 도대체 저긴 어떻게 올라갔나 싶은 곳에서 꽥꽥거림

기본적으로 온순하지만 다른 종의 새에게도 장난을 엄청 치고 떡대도 보통이 아니다보니 결국 스트레스 받은 새가 확 물어버리면 놀라가지고 꽥꽥거리며 도망와서는 품에 얼굴 묻고 징징거림

이름 부르면 호다닥 달려와서 손에 머리 쓱 얹고 쓰다듬어달라고 재촉하면서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날 바라보는데 천사가 따로 없음

안 귀여웠으면 넌 죽었어


참고로 날개 퍼덕일 때마다 분진 날리는데 이게 얼마나 미쳤냐면 일주일마다 공기청정기 외부 필터 씻어줘야 함. 호흡기 질환 있으면 절대 못 키우고



그야말로 켈베로스와 오렌지에이드를 합친 최종체



근데 둘과 친해지면 인싸들의 시너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