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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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L은 손에 참치와 빵을 한가득 들고 주위를 살펴보고있었다.

혹시나 따라오는 이가 없는지 여러번 확인하고는 곡물창고 뒷편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휘파람을 불렀다. 그리고 손에 들고있던 빵을 땅에다가 떨어뜨렸다.


"빨리 나오거라..짐이 오늘도 먹을 걸 들고왔노라.."


조용히 아이를 달래듯이 말을 하자 풀숲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기어나왔다.


"쮸히..쮸와..."


마치 해파리처럼 물컹물컹하고 입과 눈이 여러개 달려있는 무언가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매쓰꺼웠겠지만, LRL은 그저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고있었다. 마치 버림받은 강아지를 보살피는 어린아이처럼 그것을 쳐다보고있었다.


"쮸와...쮸...쮸..."


그것은 촉수를 뻗어 빵을 자신의 입에 욱여넣고있었다. 그리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LRL은 그것이 빵을 먹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가져온 참치캔의 뚜껑을 열었다. 왼팔이 의수인 그녀는 그것을 손쉽게 따냈다.


"아....."


티스푼으로 참치를 떠 입에 가져갈려는 순간,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그것이 불쌍한 눈빛으로 LRL을 쳐다보고있었다. 빵을 5개나 자신의 입에 넣었는데도 그녀의 참치를 탐내고있었다.


"아...안돼..! 이건 내꺼란 말이야..."


몸을 돌려 참치를 숨기자 그것은 더 불쌍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쮸힝...쮸....리리쮸...그거..원해..."


"안됀다고...!"


LRL이 완강히 거부를 하자 그것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같은 그것의 표정을 본 LRL은 하는 수 없이 참치를 뜬 티스푼을 그것에게 뻗었다.


"알았어...대신 한입만이야.."


"쮸와! 쮸우!"


"히익..?!"


그것은 입을 뻗어 참치와 LRL의 손을 삼켰다. 이에 놀란 LRL이 비명을 질러버렸다.

그것의 입에서 간신히 벗어난 LRL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어있는 손을 보자 그 색에 홀릴듯한 기분이었다.


"으으...이게 무슨 색이야..."


"쮸히..우쮸..."


그것은 실실 웃으며 LRL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의 옷에 그것의 점액이 묻어났다.

기분 나쁠 것처럼 보이겠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쮸와..쮸..쮸쮸와..."


"아잇...간지러워..."


그것은 입술을 내밀어 LRL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LRL은 그것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LRL...?"


"시발...저게 뭐야...?"


그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LRL의 품에 안겨있는 그것을 본 사령관과 콘스탄챠는 들고있던 물건을 떨어뜨렸다.


"권속...?"


"쮸히..?"


그것은 사령관을 보자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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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미안하지만 저게 뭔지는 나도 알 수 없어.."


닥터의 말에 연구실에 있는 사령관과 부사령관, 그리고 지휘관들은 통 안에 갇혀있는 그것을 쳐다보았다.


"쮸히..리리쮸..푸러줘..."


그것은 눈물을 흘리며 통을 긁어대고있었다.

점액 사이로 보이는 여러개의 입과 눈을 본 사령관의 표정은 점점 썩어만 갔다.


"아이작.. 저거 네크로모프는 아니겠지..?"


"나도 모르겠어...저런건 나도 처음이야.."


"새로운 형태의 철충이거나... 더 나아가 별의 아이의 새로운 자식이라면..."


"마리대장..아무리 추측이라지만...그건 좀..."


"그야말로 칸은 저런거 본 적있어..? 난 아직도 생각나.. 별의 아이의 그 끔찍한 자태를...그 때랑 똑같은 기분이야..."


"레오나 소장..일단 진정하고.."


"진정..?! 지금 진정이 되게 생겼어..?! 저게 만약 별의 아이의 새끼라면..!"


"모두들 그만해. 아직 별의 아이인지 철충인지 확실한 물증은 없잖아."


사령관이 중재에 나서자 레오나는 칸을 째려보고는 연구실을 나왔다. 지휘관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보는 미확인 생물체에 다들 공포에 질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공포에 질려있었던 사람은 사령관과 부사령관이었다.


"카버.. 혹시나해서 말인데..달이 살아있는건..."


"씨발..불길한 소리 하지마...달은 죽었잖아...우리 모두가 죽였다고.."


"그렇다면 이건..."


사령관은 통을 들어올렸다. 투명한 케이지 안에 갇혀있는 그것은 사령관을 보자 더 큰 소리로 울었다.


"쮸힝...잘못했쮸...그러니..푸러줘..."


사람의 말까지 하는 그것을 본 사령관은 연구실 의자에 앉아있는 LRL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처음 이 생물체와 접촉을 했기 때문에 사령관은 그녀에게 물어볼 것이 아주 많았다.


"LRL?"


"응...?"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사령관의 말에 대답했다.


"이거말이야. 어디서 발견한거야?"

 

사령관은 케이지를 LRL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불쌍한 울음소리를 내며 LRL을 향해 애원하며 팔을 뻗었다.


"쮸힝..살려줘..."


LRL은 두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었다.


"이틀 전에 곡물창고 뒷편에서 발견했어.. 울고있길래 빵조각을 던져줬더니..그 때부터 날 따라와서..."


"결국엔 출처 불분명이라는건가..."


부사령관은 팔짱을 낀채로 사령관의 손에 들려있는 그것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케이지 바닥에 고개를 쳐박고 울고있었다.


"살려줘...리리쮸가 잘못했쮸..."


사령관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권속...?"


"응?"


"설마 죽일건가...?"


"......."


LRL의 질문에도 사령관은 아무런 말을 하지않았다.

저것을 살려두기에는 모두가 저것을 두려워했고, 그렇다고 죽이기에는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근데 말이야..아이작.."


"응..?"


"저 녀석..어디서 많이 본거 같지않아..?"


부사령관의 말에 사령관은 다시 한번 케이지에 담겨있는 그것을 쳐다보았다.

백발의 머리와 호박색의 눈, 그리고 세모모양의 느낌표 표지판까지. 어디서 많이 본 물건이었다.


"어...?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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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리리스에게 무슨 볼 일이..."


사령관의 모습을 본 리리스는 몸을 움츠렸다.

괜시리 자신의 목에 채워져있는 목줄을 만지작거렸다.


"그래... 너였어..!"


"네...?"


사령관은 케이지에 담겨있는 그것과 리리스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쮸히..리리쮸...쮸인님..쮸쮸와..."


"주인님..? 그건..뭔가요..? 방금 말을..."


"아..이거 말이야? LRL이 저기 창고 뒷편에서 발견한건데.. 누구랑 닮았다고 생각했는데말야.."


"아..그게 설마 저라는 말씀이신가요...?"


"어. 그래."


블랙 리리스도 케이지에 담겨있는 자신과 닮은 생물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것은 리리스의 얼굴을 보자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댔다.


"리리쮸랑..닮았쮸...쮸쮸와.."


"뭔가 귀엽네요.."


"이게 말이야..?"


"뭐.. 주인님께서 보셨던거에 비하면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 아닌가요..?"


리리스의 말에 사령관은 정곡을 찔렸는지 아무런 말을 하지 못 했다.

처음보는 이 신기하고도 알 수 없는 생물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가 의문이었다.


"죽이실건가요?"


"그래야겠지..."


"정말로요?"


"..."


사령관이 망설이는 사이, 리리스는 사령관의 손에서 케이지를 뺐었다.

그리고 케이지의 뚜껑을 열었다.


"리리스! 너..!"


"주인님. 쉿.."


그녀의 돌발행동에 사령관은 재빨리 공구를 손에 올렸다.

케이지에서 나온 그것은 리리스의 팔을 천천히 타고 올라왔다.


"쮸히..쮸..."


케이지에서 나온 그것은 천천히 리리스의 팔을 타고 올라왔다.


리리스의 볼을 촉수로 만지며 그녀를 천천히 관찰하며 그녀의 존재를 느꼈다.

사령관은 언제 그것이 돌변할지 몰랐기에 공구를 손에 놓지않았다.


"쮸와..!"


"후후.. 귀엽네요..뭔가..눈하고 입이 여러개 달린 것만 빼면.."


그것은 리리스의 볼에 입을 맞추며 그녀의 목에 안겼다.

이를 본 사령관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주인님? 이 아이. 제가 맡아도 될까요?"


"뭐...?"


"뭐랄까..보살펴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이 아이랑 있으니..뭔가 편안해지는 것 같기도하고..그 때의 일이 생각이 안 나서 좋아요.."


"쮸와..! 쮸쮸와..!"


리리스의 목에 안겨있는 그것은 리리스의 볼에 연신 입을 맞추고있었다.

만일 리리스가 저것을 보살핀다면 저것의 정체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 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드릴께요.."


리리스는 웃으면서 치맛자락을 들어올려 사령관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사령관은 한동안 그녀의 방문을 쳐다보고있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의문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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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후방기지에 합류하고 몇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사고는 없었다.

지휘관들과 부사령관도 그것이 안전한 존재임을 확인하자 이젠 애완동물로 취급하고있었다.


리리스는 그것이 오고 난 뒤로 이상반응을 보이지않았다.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것을 새식구로 맞이하였다.


'어디보자...이번에 봐야할 안건들이...'


"쮸...쮸히.."


콘스탄챠가 전달한 서류들을 읽으며 복도를 걷는 사령관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하얀 점액질이 슈트의 헬멧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본 사령관은 한숨을 내쉬었다.


"히히..리리쮸..쮸인님..쮸쮸와..."


"그냥 버릴걸 그랬나..."


"쮸인님..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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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그림은 본인 작품입니다.


이번편은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은지라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읍니다.

보고싶은 일상이나 부대원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세요. 시간이 날 때 적어드리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