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평소처럼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던 엠프리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어째선지 항상 데리고 다니는 그녀의 펭귄을 주물럭거리던 내가 그녀를 바라보자

엠프리스는 잠깐 헛기침을 하더니 내게 말했다.


"언덕 위에 보면 되게 수상한 저택이 있잖아. 맨날 메이드 언니들이 장보고 올라가는 곳."

"아, 거기? 근데 거기가 왜?"


어차피 평소처럼 쓸데없는 잡설이겠지.

하지만 나는 그런 잡설을 좋아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다.

내가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는 걸 안 엠프리스는 씨익하고 웃으며 말했다.


"일단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조공을 바쳐야지, 엣헴!"

"살찐다."

"살찐게 아니라 이게 정상이야! 됐어, 얘기 안해줄거야."


아, 삐쳤다.

삐친 엠프리스는 달래는데 돈이 많이 드는데.

뾰루퉁하게 뺨을 부풀리고 삐친 엠프리스는 몹시 귀엽긴하지만,

생각보다 그게 오래가기도 하고 뭣보다 저택 이야기가 궁금하다.


"참나. 나니까 봐주는 거야. 알겠어?"

"네네, 우리 엠프리스 착하다."

"히히... 어쨌든 그 언덕 위의 저택 말인데...."


기분이 풀린 엠프리스는 즐겁다는 듯이 내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 달도 지갑이 위험할 거 같으니까 제발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


저녁이 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

나는 엠프리스가 말한 저택 앞에 서있었다.


'실은 그 저택에는 엄청난게 숨겨져 있다나봐.'


생각해보면 정말로 별거 아닌 이야기.

하지만 엠프리스의 뒷말이 나를 자극했다.


'그리고 메이드 아가씨들은 장을 보러 갈때 반드시 모두가 함께 나간다고 했어.'


불법 침입이긴 하지만 이걸 어떻게 참겠어.

메이드 아가씨들이 떠나는 모습도 확인했다.

주변에 애완동물이나 경비가 없는 것도 확인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담장을 넘어 집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담장 너머를 확인하는 순간,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엠프리스의 말대로 이곳에는 엄청난 것이 숨겨져 있었다.




옅은 잿빛을 한 머리카락, 석양 때문에 조금은 주황빛이 도는 하얀 피부.

그리고 차가운 빙하 같이 푸른 눈동자를 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멍하니 서있는 나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래 입을 열었다.


"당신은.... 적합한 대응을 검색 중....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므네모시네. 당신의 이름을 들려주십시오."


그것이, 나와 그녀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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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시라유리도 그렇도 므네모시네도 그렇고

라노벨에서나 나올 거 같은 그런 스킨 같음

그래서 좋아


다음편은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스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