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 겁니다.

--------------------------------------------------------------------------------------------------


사령관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복도를 걷고있었다.

최근 탐사대에서 발견한 물자들 중에 진귀한 물건이 있었다. 그 물건을 한시라도 빨리 그녀에게 보여주고싶었다.


"LRL? 방에 있어?"


"어, 들어와도 돼."


LRL의 허락을 맡은 사령관은 문을 열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물건을 LRL에게 보여주었다.


"LRL? 이게 뭔지알아? 드레곤 슬레이어의 최신판을 찾아냈어. 같이 읽자."


"진짜?! 아...흠흠..고맙지만.. 짐은..아아니..고맙지만 난 이제 그런거 안 봐."


조금은 다른 그녀의 행동에 사령관은 들고있던 책을 떨어뜨릴 뻔 했다.

평소 드레곤 슬레이어에 환장하는 모습과 달리 차갑고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뭐..?"


"난 이제 드레곤 슬레이어가 아니야.. 난 이제 은하를 구하는 대영웅 셰퍼드라고!"


그녀는 가슴에 붙여놓은 삐뚤빼뚤하게 적혀져있는 'N7'이라고 적혀있는 뱃지를 사령관에게 보여주었다.


"셰...뭐...?"


의기양양한 LRL과 달리 사령관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뱃지를 바라보았다.


-------------------------------------------------------------------------------------------------------------------------------


사령관은 해답을 찾고자 그녀의 보호자들 중 한명인 그리폰을 찾아갔다.


"흠.. 요즘 그 소설을 읽어서 그런건가.."


"소설...?"


그리폰은 사령관에게 어떤 책을 내밀었다.

꽤나 두꺼워보이는 하드커버로 되어있는 책이었다. 


"대량 효과..? 무슨 책 제목이 이래?"


"나도 몰라. 쨌든 그걸 읽은 뒤로는 드레곤 슬레이어고 진조의 프린세스니 뭐니하는 것도 졸업한 거 같아."


사령관은 책을 펼쳐 대략적인 줄거리를 읽어보았다.

책의 내용은 '셰퍼드'라고 불리우는 한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은하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게 재밌나..?"


사령관의 말에 그리폰은 머그컵에 남아있는 커피를 홀짝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왜? 우주에서 외계인이랑 싸우고 은하의 명운을 이끄는 영웅의 이야기. 그 녀석이 좋아할만 하잖아?"


"시팔..나도 우주를 몇번이나 구했...아니다.. 말을 말지.."


그리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령관은 그녀가 그러거나말거나 멍하니 책의 삽화를 쳐다보았다.


삽화에는 셰퍼드가 비장한 표정으로 서있는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사령관은 그의 옷차림을 한동안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거..어디서 많이 봤는데.."


"응? 뭐가 말이야?"


"그리폰. 이것 좀 빌려줄 수 있어?"


"어..? 가능은 한데..? 왜?"


"나중에 알려줄께. 난 이만 가봐야겠어! 고마워!"


사령관은 책을 들고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갔다.

그리폰은 그가 떠난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며 남아있던 커피를 전부 마셨다.


-----------------------------------------------------------------------------------------------------------


"역시..이거였구만.."


작업대 위에 올려져있는 슈트와 삽화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오른쪽 어깨와 팔에는 흰색과 빨간색의 선이 그어져있으며, 가슴에 새겨진 'N7'이라 적힌 로고까지 소설 속 주인공의 슈트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사령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번복대 안으로 들어갔다.

번복대의 문이 닫히고 틈 사이로 빛이 뿜어져나왔다.


-------------------------------------------------------------------------------------------------------------


LRL은 참치를 들고 복도를 걸어가고있었다.

방으로 돌아가 소설을 읽으며 참치를 떠먹을 생각에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LRL."


누군가의 부름에 LRL은 고개를 돌렸다.

손에 들고있던 참치캔이 떨어졌다. 땅에 떨어진 참치캔은 구르고 굴러 누군가의 발과 부딫혔다.


사령관은 그것을 줍고 LRL의 손에 들려주었다.


"참치를 떨어뜨리면 안되지. 안그래?"


사령관이 웃으면서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LRL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사사사...사령관... 그 모습은...!"


떨리는 목소리로 사령관을 불렀다.


"아. 이거? LRL이 좋아할거 같아서 한번 입어봤어."


사령관은 자신의 가슴팍에 새져져있는 로고와 LRL의 뱃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와 나. 모두 N7 과정을 수료한 엘리트 중에 엘리트 아닌가? 셰퍼드 장군처럼 말야."


사령관은 LRL에게 주먹인사를 건넸다.

 LRL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그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사령관...장군이 아니라..소령이야.."


"이상하다..내가 본 번역본에는 장군이라고 되어있던데.."


"그건 다른사람입니다. 각하. 셰퍼드 장군은 배신자라고요."


어디선가 나타난 발키리가 사령관을 쳐다보며 말을 해주었다.


"뭐?"


"아..아닙니다..제가 또 괜한 소리를..."


발키리는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급하게 뛰어갔다.

LRL과 사령관은 발키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지만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지휘관 LRL. 은하를 구하러 가야지?"


"당연하지. 가봐야지."


LRL은 사령관의 손을 붙잡았다.


---------------------------------------------------------------------------------------------------------------


다음날. 사령관은 오늘도 그 슈트를 입고 LRL을 찾아갔다.

오늘도 그녀와 놀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LRL? 방에 있어?"


"후후후..권속이여..이제 왔는가?"


문이 열리고 LRL이 한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며 사령관을 반겼다.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LRL의 모습에 사령관은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웠다.


"뭐야? 이제 다시 드래곤 슬레이어로 돌아온거야?"


"그..그게 말이다..."


 LRL은 그의 눈을 피하며 바닥을 쳐다보았다.

의아해하는 사령관의 뒤로 지나가던 하르페이아가 다가왔다.


"사령관...잠깐 귀 좀..."


사령관은 그녀에게 자신의 귀를 가져다주었다.


"사실말이야.. 3편 이후 나온 이야기가 너무 개판이라..실망한거 같아.."


"얼마나 개판이길래.."


하르페이아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런가.."


"권속! 권속! 카페테리아 가자! 나 배고파!"


사령관의 무릎에 기대어 해맑게 웃는 LRL을 본 사령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카페테리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훗날, 사령관이 다시 그 슈트를 입는 날은 오지않았다고 한다.







-N7슈트는 21세기 지구에서 인기있던 소설의 영웅 '셰퍼드'의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은하코스플레이 산업체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




누구는 4편이 나오는데..누구는..

보고싶은 부대원이나 일상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세요. 시간이 날 때 적어드리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때까지 쓴 글 모음집